'첫 우승 기동매직' "핵심은 준비와 믿음입니다"... 포항 시스템 구축 성과 [오!쎈포항]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3.11.05 06: 56

"준비를 하고 선수들 믿었어요".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202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한찬희, 제카, 김종우, 홍윤상의 득점포에 힘입어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전북, 수원과 함께 통산 우승 5회로 최다 우승 타이가 됐다.
무려 10년 만에 우승이다. 포항은 마지막 우승이었던 지난 2013년에 이어 또 한 번 결승에서 전북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포항은 리그 우승은 라이벌 울산현대에 내줬지만 컵 대회 트로피를 획득하며 자존심을 챙겼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FA컵에서 통산 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북과 수원 삼성과 함께 공동 최다 우승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포항이 FA컵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K리그1 최초의 더블(2관왕)을 달성한 2013년이다. 당시에도 포항은 전북과 결승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4-3으로 승리했던 터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또 포항은 이번 우승으로 차기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지도자라면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최순호 감독의 뒤를 이어 포항 사령탑에 오른 김기동 감독은 포항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을 자신이 원하는 색깔을 입히며 4위로 끌어 올렸다.
2020년에는 포항을 K리그 1 3위, FA컵 4강으로 이끌었다. 특히 김기동 감독은 역대 최초로 3위 감독으로 감독상을 받는 기록을 달성했다.
2021년에는 ACL 준우승을 일궈냈다. 결승에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 패했으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에도 포항은 3위를 기록했다.
김기동 감독의 장점은 분명하다. 포항에 자신의 시스템을 이식하고 팀을 이끌었다. 선수들이 이적을 하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을 키워냈다. 또 노장들에게 명확한 시간을 제시하고 동기부여를 이끌어 냈다. 
김 감독은 우승을 차지한 뒤 "감독이 되고 우승은 처음이다. 꿈꿔왔던 그런 순간이 오늘인 것 같다. 상당히 기쁘다. 우리가 선수들이 3개 대회 치르면서 맨날 피곤했었다. 경기력 측면에선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선수들이 응집력을 갖고 결과를 낸 것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은 내가 아닌 선수들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팬들과 우승의 기분을 만끽하고 있을 때, 난 아버지 같은 느낌으로 자식들이 좋아하는 걸 보는 흐뭇함이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공식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기동 감독은 "준비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 상황에 대한 준비가 이뤄졌다면 경기 상황과 상대에 따라 작은 변화를 만들면 된다. 우리 선수들은 이미 준비를 마치고 시즌에 임했다. 그것이 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정말 선수들이 고맙다"라고 설명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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