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남궁민과 안은진이 서로를 향한 사랑을 고백했다.
4일 방영한 MBC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천수진/극본 황진영) 17화에서는 조선에 돌아와 구원무(지승현 분)와 이혼한 유길채가 홀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장현(남궁민 분)은 각화(이청아 분)의 권유에 청나라에 남겠다고 결심을 한다.
유길채의 이혼은 절대적으로 자의적이었다. 오랑캐에게 모욕을 당하고 돌아온 수치에 대해 그는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혼의 이유는 단 하나, 이장현을 향한 자신의 진심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유길채는 이장현을 찾아갈 생각은 없었다. 일단 이장현은 청나라에 매인 몸이었고, 자신은 이장현의 당부대로 잘 살아야만 했다.
이장현은 “조선에 가거든 심양에서 겪은 고초 따위 다 잊고, 잘 살아줘. 요란하고 화려하게”라며 유길채에게 당부했었다. 유길채는 그 말에 따라서, 잘 살 거라는 다짐을 거듭했다. 그러나 환향녀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함께 끌려 갔다 돌아온 한 처녀는 우물에 빠져 목숨을 잃고자 했었다.
유길채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다른 데 가서 죽어라. 마을 사람들 다 쓰는 우물에서 뭐 하는 짓이람? 밥이라도 먹고 죽어라”라며 그 여인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왔다. 전쟁통에 고아가 된 아이들도 모였다. 유길채는 허름한 베옷을 입고도 그들을 살폈다.
청나라에서는 소현세자를 돌려 보내고자 했다. 소현세자도 기쁜 마음으로 포로들과 함께 돌아가고자 했다. 그러나 인조는 소현세자가 자신의 자리를 앗아갈 거라는 환상과 착각에 빠졌다. 소현세자만 돌아올 수 있을 뿐, 포로는 돌아올 수 없었다.
이를 알게 된 이장현은 각화를 찾아갔다. 아직 유길채가 이혼한 걸 모르는 상황. 이장현은 자신의 것이 되라며 끝없이 회유한 각화에게 "전하의 곁에 남겠다. 대신 청이 있다"라는 말로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유길채는 갖고 있는 은장도를 팔고자 조 귀인(소유진 분)을 찾았다. 조 귀인은 “나랑 비슷하다. 궁에서 안 좋은 일만 있으면 죄다 내 탓이라고 하니”라며 유길채와 자신의 처지가 비슷하다고 웃던 중 소현세자가 돌아올 거라고 말했다. 유길채는 어떻게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조 귀인의 말을 듣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조선에 돌아온 이장현은 유길채를 찾았다. 그는 텅 빈 유길채의 방을 향해 "잘 자시오"라며 멀리 속삭였다. 유길채가 이혼 후 다른 곳으로 떠난지 모른 상태였다. 량음(김윤우 분)은 먼저 유길채를 찾아냈다. 량음은 “나리께서 마님을 만나고 싶어하시니, 마님께서 먼저 만나러 가십시오”, “나리께서 마님을 찾으러 오는 건 쉽습니다.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길채는 비단옷에, 치마 안에는 보자기를 둘러 임산부로 꾸며냈다. 그렇게 이장현을 만난 유길채는 “매양 방에 갇혀서 수발만 받자니, 죽을 맛입니다. 종사관 나리께서 늘 조바심을 칩니다. 오늘은 아버지를 뵙겠다는 이유로 나왔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이장현은 잠시 아득한 표정이 되었으나, 유길채가 콩시루떡을 먹고 싶다는 말에 헐레벌떡 달려가는 등 여전히 애정이 남아있는 진심만을 보였다.
이장현은 유길채가 이혼한 걸 알게 됐다. 유길채는 “심양에서의 저는 나리 뜻대로 떠나드렸다. 이젠 제 차례다. 못 본 척 떠나 달라”라고 애원했으나, 이장현은 유길채를 놓지 못했다.
밤바람과 달빛만 이슥한 뜰에서, 이장현은 “내 마음을 그리도 모릅니까? 나는 그저 부인으로 족합니다”라며 마음을 고백했다. 이장현은 “가난한 길채, 돈 많은 길채, 발칙한 길채, 유순한 길채, 날 사랑하지 않은 길채, 날 사랑하는 길채, 그 무엇이든 난 길채면 돼”라며 자신의 진심을 못박았다.
유길채는 눈물이 어린 얼굴이 되어 이장현을 보았다. 이윽고 유길채의 입에서는 “그럼 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길채는요?”라는 말이 들렸다. 이장현은 잠시 숨을 골랐고, 그저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살피는 연민과, 그러면서도 제게로 마음을 고해준 연인에 대한 고마움이 뒤섞인 표정이 되었다. 이장현은 “안아줘야지. 많이 아팠을 텐데”라고 말하며 그대로 유길채에게 다가섰다.
유길채는 눈물을 흘렸다. 이장현은 “많이 아팠지? 많이 힘들었을 텐데. 다 끝났소.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난 이제 당신 곁에 있을 거야. 당신이 날 밀어내도 여기, 당신이 날 싫증내도 난 여기 있겠소”라고 말하며 유길채를 꼭꼭 보듬어 안았다.
마침내 이뤄진 두 사람의 마음, 그러나 헤쳐나갈 난관은 여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인은 분꽃이 피어나는 소리와 향기로운 달빛에 감싸여 서로를 향해 입을 맞추는 기쁨에 푹 빠져 있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MBC 금토드라마 ‘연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