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0분' 벤치 앉기도 힘들지만...다이어, 1월 이적 NO "FA까지 버틴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06 12: 23

아직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끄떡없다. 에릭 다이어(29, 토트넘 홋스퍼)가 내년 여름까지 버틸 생각이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4일(한국시간) "다이어는 재계약 협상이 결렬된 후 토트넘을 떠나려 한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오는 1월 이적시장이 아니라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선수로 나가고 싶어 한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토트넘에서만 361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수비수다. 그는 스포르팅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뒤 2014년 토트넘에 합류했다. 그는 초반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점차 중앙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사진] 내년 1월 토트넘을 떠날 생각이 없는 에릭 다이어.

다이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지난 시즌까지도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다. 그는 스리백에서 스위퍼 역할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갈수록 부족한 모습을 노출했다. 느린 발과 잦은 실수, 부족한 판단력, 불안한 빌드업으로 실점의 원흉이 됐고, 팬들도 등을 돌렸다.
결국 다이어는 벤치로 밀려났다. 아니 벤치에도 앉으면 다행인 신세가 됐다. 그는 올 시즌 단 1분도 뛰지 못했고, 절반은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진] 크리스티안 로메로과 미키 반 더 벤 / 블리처 리포트 풋볼 소셜 미디어.
대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신입생 미키 반 더 벤이 토트넘 수비를 지키고 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내치고 옵션 포함 최대 5000만 유로(약 699억 원)에 반 더 벤을 데려왔다. 적지 않은 이적료였지만, 다이어로는 안 된다는 판단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포백으로 변화한 토트넘은 10경기 무패(8승 2무)를 달리며 10라운드 기준 선두를 달렸다. 10경기에서 내준 실점도 단 9골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이제 토트넘에 다이어가 설 자리는 없다. 그는 "토트넘에 있을 것이다. 난 29살이다. 앞으로 최고의 시절이 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믿는 수준이 아니라 알고 있다. 내 좋은 친구인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는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냈다"라며 경쟁을 선언했지만, 출전 기회조차 오지 않고 있다.
토트넘도 다이어 정리를 원하고 있다. 2023-2024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 풋볼 인사이더는 "다이어와 새로운 계약 논의는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선수단을 정리하기 위해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그에 대한 이적 제안을 듣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심을 보인 팀도 나타났다. 바로 친정팀 스포르팅. 영국 '타임스'에 따르면 스포르팅은 내년 여름 다이어를 FA로 영입하거나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낮은 이적료로 영입 제안을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이어는 스포르팅 시절 1군 팀 닥터였던 프레데리코 바란다스 회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악성재고'가 된 다이어를 내보내면서 조금이라도 이적료를 챙기고, 주급 지출을 아낄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다이어와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라도 자기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면 환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이어의 생각은 다르다. 풋볼 인사이더는 "하지만 다이어는 FA 신분으로 더 많은 선택권과 제안을 기대하고 있기에 내년 여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2020년 7월에 계약한 대로 주급 85000파운드(약 1억 3687억 원)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이어는 이적료 없이 팀을 옮기며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는 것. 사실상 오는 6월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출전까지 포기한 모양새다. 
다이어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하며 잉글랜드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다. 하지만 최근엔 토트넘에서도 뛰지 못하며 제외되고 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꾸준히 뛰면서 경기 감각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다이어가 토트넘에 남아서 벤치만 지킨다면 유로 출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선수단 개편을 원하는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한숨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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