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건져낸 65억 포수의 역대급 한 방, 대투수 1-0 완봉승처럼 우승 신호탄?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11.09 10: 40

대반전 우승 홈런일까?
2017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의 거센 추격을 힘겹게 따돌리고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KIA는 만반의 준비, 충분한 휴식을 거쳤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건립 이후 4년만에 한국시리즈가 벌어졌다.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꽉 들어찼다. 
KIA는 20승 투수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두산은 저스틴 니퍼트로 맞불을 놓았다. 두산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를 3승1패로 누르고 올라왔다. 17점, 14점, 14점 등 압도적인 방망이로 3승을 따냈다. 유난히 두산에 약했던 KIA는 불안감이 높아졌다. 

8회말 1사 2루에서 LG 염경엽 감독이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에 환호하고 있다. 2023.11.08 /jpnews@osen.co.kr

8일 잠실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LG 트윈스 박동원이 8회말 1사 2루 좌중월 역전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11.08 / foto0307@osen.co.kr

승리는 두산의 차지였다. 헥터가 두산 타선을 잠재우지 못했다. 김재환의 투런포, 오재일의 솔로포가 터졌다. 난적이었던 두산에 1차전에 패하자 KIA 관중석과 더그아웃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역시 두산이 세긴 세다"라는 평가속에 한국시리즈 10전10승을 자랑했던 타이거즈의 불패신화가 흔들리는 듯 했다. 
KIA 양현종./OSEN DB
반전은 양현종의 어깨에서 나왔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1-0 완봉승을 따낸 것이다. 두산 선발 장원준도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양현종은 9회까지 11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마지막타자 양의지와 11구 접전을 벌였다. 홈런성 파울까지 맞으며 혈투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두팔을 번쩍 들고 포효했다.
122구 1-0 완봉이었다. 챔피언스필드는 열광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양현종이 대투수라는 칭호를 얻게 만든 역대급 한국시리즈 경기였다. 이후 KIA는 팻딘, 임기영, 헥터를 앞세우고 타선까지 터지며 내리 4연승을 거두고 통산 11번째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양현종의 1-0 완봉이 한국시리즈 흐름을 바꾸고 우승의 불꽃이었던 것이다. 
지난 8일 2023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나온 LG 트윈스 박동원의 8회말 역전 투런홈런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주목된다. 정규리그 우승팀 LG는 1차전에서 투수전을 펼치자 9회 마무리 고우석이 무너지며 2-3으로 패했다. 팽팽한 경기였으나 전반적으로는 KT가 주도권을 쥐었다. 1차전 승자의 우승확률은 74.4%.  잠실구장을 가득메운 LG 관중들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우승의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8일 잠실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LG 트윈스 박동원이 8회말 1사 2루 좌중월 역전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11.08 / foto0307@osen.co.kr
2차전도 선발 최원태가 1회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4실점으로 무너졌다. KT는 연승기세에 올라타는 듯 했다. LG 더그아웃은 굳게 얼어붙었다. 2연패를 당하면 우승확률은 10%로 줄어든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그때 염감독은 최원태를 바로 내리고 필승불펜을 가동했다. 플랜B를 가동했다. 이정용이 적시타를 맞았지만 이후 투수들은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투수들이 힘을 내자 타선은 힘겨웠지만 한걸음씩 추격했다. 3회말 오스틴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격하고 6회말 오지환의 솔로포가 터졌다. 7회는 김현수가 난공불락의 박영현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터트려 3-4까지 추격했다. 흐름이 LG로 흐르기 시작했다. 이어 8회 오지환이 볼넷을 얻자 문보경의 보내기 번트가 나왔다. 다음타자 박동원이 박영현의 초구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8일 잠실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LG 트윈스 박동원이 8회말 1사 2루 좌중월 역전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11.08 / foto0307@osen.co.kr
LG 더그아웃은 한마디로 난리였다. 염감독을 비롯해 모든 이들의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잠실구장은 팬들의 엄청난 함성으로 뒤덮였다. 잠실벌의 지축을 뒤흔들었다. 시리즈 승패는 1승1패로 돌려놓았다. 2연패 위기를 한 방으로 반전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양현종의 1-0 완봉처럼  박동원의 한 방이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LG로 되돌릴 수 있을까? 아니면 KT의 재반격이 펼쳐질까? 2023 한국시리즈는 흥미진진 그 자체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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