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억 포수도 내년이면 37살, 그런데 후계자가 없다…“백지상태 출발” 국민타자, 포수 지옥훈련 예고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10 13: 40

주전 포수가 내년이면 37살이 되는데 그의 뒤를 이을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올해 마무리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포수 파트의 강도 높은 지옥훈련을 예고했다. 
최근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내년에도 우리의 확실한 주전 포수는 양의지다. 그리고 두 번째 포수를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다시 찾아보려고 한다”라고 백업 포수 발굴을 오프시즌 핵심 과제로 꼽았다. 
2023시즌을 앞두고 4+2년 최대 152억 원에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다시 품은 두산. 양의지는 129경기 타율 3할5리 17홈런 68타점 56득점 OPS .870으로 활약하며 팀 내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장기 슬럼프에 빠진 홈런타자 김재환을 대신해 4번타자를 맡아 득점권타율 3할1푼5리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두산 양의지 / OSEN DB

두산 양의지 / OSEN DB

하지만 타격과 달리 수비 이닝은 NC 시절이었던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양의지는 지난해 부상 탓에 안방에서 736⅔이닝(리그 7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1위는 1008⅓이닝의 유강남(당시 LG), 2위는 994⅔이닝의 이지영(키움), 3위는 884이닝의 박세혁(당시 두산)이었다. 
두산 양의지 / OSEN DB
이에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작년에 양의지가 부상으로 750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양의지가 올해 주전 포수로서 85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두산이 우승을 다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양의지의 수비 이닝은 773이닝으로 지난해와 같은 리그 7위였다. 이승엽 감독의 철저한 체력 관리도 있었지만 더위가 절정이었던 8월 옆구리 부상을 당해 약 2주 동안 재활에 전념했고, 복귀 후에도 한동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작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구슬땀을 흘렸던 백업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제2의 포수로 낙점된 장승현이 안방에서 390⅓이닝을 소화하며 76경기 타율 1할5푼8리 3홈런 9타점 OPS .465의 부진에 시달렸다. 득점권 타율이 1할1푼1리에 그쳤다. 
두산 양의지 / OSEN DB
양의지가 부상이나 체력 변수로 빠질 경우 포수 포지션의 공백의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타격, 투수 리드 모두 양의지에 턱없이 부족했다. 물론 양의지가 우리나라 최고의 포수라는 걸 감안해야겠지만 장승현의 절대적인 성적이 백업이라는 역할에 미치지 못했다. 장승현에 뒤를 이어 안승한이 80이닝, 박유연이 41⅓이닝을 소화했다.
이 감독은 “장승현이 두 번째 포수였는데  타율이 1할5푼이었다. 부족했다. 포수는 수비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순간 수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아쉬워했다. 
2024년 FA 계약의 두 번째 해를 맞이하는 양의지의 나이는 37세다. 내년에도 타격, 수비 모두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그가 혼자 144경기를 담당하기엔 현실적,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다. 또 그렇게 팀을 운영해서도 안 된다. 양의지와 백업 포수들의 실력 차이를 최대한 좁히는 게 급선무다. 
두산 장승현 / OSEN DB
경기에 앞서 두산 장승현, 박유연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8.08 /jpnews@osen.co.kr
이번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된 포수는 장승현, 안승한, 윤준호, 박민준.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에 다녀온 3명에 2023 두산 8라운드 79순위로 입단한 박민준이 새롭게 가세했다. 또 다른 포수 자원인 박유연은 무릎 부상, 지난 6월 전역한 장규빈은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제외됐다.
이 감독은 “박유연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있다. 올해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부상을 당했다. 장규빈은 2군에서 보고받기를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해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한 번 보려고 한다. 그밖에 윤준호, 안승한 등이 경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 안승한 / OSEN DB
어린 선수 육성이 포수 포지션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과거 두산 왕조의 주역이었던 김재호, 정수빈, 허경민, 김재환 등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찾는 것 또한 마무리캠프의 목표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더뎠던 2023시즌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각 포지션 별 새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 
이 감독은 “올해는 기대했던 어린 선수들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못했다. 감독 책임이다”라고 자책하며 “새 얼굴이 나와야 경쟁이 되고 기존 선수들에게 긴장감도 생긴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어린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캠프를 지휘할 것이다. 내년에 재미있는 야구를 하려면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돼야 한다”라고 지옥 훈련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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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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