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박보영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대한 강한 애착과 함께 시즌2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보영은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 가운데 박보영은 내과 3년 차에 전과한 명신대병원 정신병동 간호사 정다은을 연기한다.
쉽지 않은 캐릭터였기 때문일까. 함께 출연한 배우 연우진은 박보영이 촬영장에서 힘들어 앉아있던 순간에 대해 언급하며 안쓰러웠음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박보영은 "진짜 앉을 새가 없더라. 간호사 선생님들이 다 스테이션에 앉을 새가 없고 다 서있거나 그랬다. 다리가 너무 아팠다. 구석에 가서 발바닥이랑 종아리를 치고 있었다. 그걸 우진 선배님이 보시고 '많이 힘들구나' 했다고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왜 그렇게 힘든가 했더니 제가 모니터를 많이 가서 앉을 시간이 더 없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다리가 아파도 먼저 모니터를 찾아 볼 정도로 '정신병동'은 박보영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특히 그는 "저는 내레이션을 좋아한다. 저희 드라마 내레이션에 좋은 것들도 많고. 치료의 첫 번째 과정이 자기 병을 인정하는 거다. 다은이도 인정하지 않다가 상담을 하고 자기가 아픈 걸 파악한 뒤 '나는 아픈 환자다. 여기 있는 환자들과 다르지 않은 똑같은 아픈 환자다'라고 한 게 각성의 가장 큰 계기"라고 평했다. 이어 "제가 일기장에 좋아하는 대사와 내레이션을 많이 적어놨더라. 제가 일을 하면서도 이런 말들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극 중 다은이 소리치는 장면에 대해서도 그는 "저보다 스태프 분들이 좋아해주셨다. 다은이가 드디어 표출을 한다고. 그동안 다은이가 속으로 담고 참았던 캐릭터인데 스태프들이 다은이가 소리치는 걸 '드디어 다은이가 밖으로 내뱉기 시작했구나'라고 말해주시더라. 저도 속으로 시원하긴 했다"라며 제작진과의 끈끈함을 털어놨다.
이에 박보영은 작품 촬영 당시 스태프들을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에도 촬영하는 스태프들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던 것이다. 그는 "사실 제가 모든 촬영장에서 이벤트를 하진 않는다. 산타옷도 스태프들이 입었다. 저희 크리스마스 날에도 촬영을 했다. 스태프들이 너무 슬퍼했다. 크리스마스날도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그러면 이벤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했다"라고 설명한 뒤 "매 현장마다 그러진 않는다. 이 현장이 남달랐다. 마음이 따뜻했던 일도 너무 많았다. 스태프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현장이었다. 그래서 재미있는 걸 기획했는데 일이 커져서 중간에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다양한 선물들을 준비하는 게 쉽진 않았다. 뽑고 빨리 주는 게 수월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나중에 다들 도와주셔서 재미있어 해주셔서 좋았다"라며 보람을 드러냈다.
"공들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는 박보영은 "다은이가 힘들 때는 어떻게 힘들까, 복직했을 때는 어떻게 헤쳐나갈까, 초반에는 내과에서 와서 어떻게 적응할까, 손에 익은 간호사처럼 보였으면 좋겠는데, 이 환자가 잘 보이면 좋겠는데, 매번 공들였던 것 같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특히 그는 "정신질환을 표현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것도 있어서 매번 더 공들였다. 그래서 이번 촬영은 몸도 힘들었지만 심적으로도 벅찬 게 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시즌2도 가능할까. '정신병동'이 에피소드 위주의 작품인 데다 원작 웹툰 또한 존재하고, 넷플릭스에서도 충분히 시리즈로 제작된 국내 작품들이 있어 기대감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다만 박보영은 "시즌2는 저의 손을 떠난 문제"라며 말을 아꼈고, "시즌2가 나오게 되든, 안 나오게 되든"이라고 덧붙이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