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황희찬을 막아라' PL 사무국 "토트넘 수비, 황희찬 감당할 수 있겠어?"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11 16: 04

'황희찬을 막아라' 토트넘 홋스퍼 수비진에 특명이 내려졌다.
토트넘 홋스퍼와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11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현재 토트넘은 8승 2무 1패(승점 26)로 리그 2위, 울버햄튼은 3승 3무 5패(승점 12)로 14위에 올라 있다.
양 팀 모두 직전 라운드에서 패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토트넘은 홈에서 첼시에 1-4로 대패하며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울버햄튼 역시 리그 꼴찌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첫 승 제물이 되면서 공식전 6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사진]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과 황희찬 /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사진] 옵타 소셜 미디어.

[사진]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 상황 / ESPN FC 소셜 미디어.

특히 토트넘은 제대로 비상에 빠졌다. 지난 첼시전에서 잃은 게 너무나도 많다. 퇴장당했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가 징계로 출전할 수 없고, 미키 반 더 벤과 제임스 매디슨이 각각 햄스트링과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다. 기존 부상자까지 합하면 최소 7명이 울버햄튼전에 뛸 수 없는 토트넘이다.
울버햄튼 역시 부상 공백이 없진 않다. 페드로 네투와 우고 부에노, 조 호지가 출전할 수 없다. 리그 최다 도움(7개)을 기록하며 황희찬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던 네투의 부재가 가장 뼈아프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이번 경기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동료 손흥민과 황희찬의 최전방 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은다. 둘은 이번 경기 직후 클린스만호에 합류해 오는 16일 싱가포르(서울), 21일 중국(선전)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 팬들뿐만 아니라 PL에서도 주목하는 맞대결이다. PL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황희찬 또는 손흥민이 이번 경기에서 정상을 차지할까?"라며 태극기와 악수하는 이모지를 덧붙였다.
특히 황희찬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그는 리그 6골 2도움으로 득점 랭킹 6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0.55골(11경기 6골)을 기록 중이며 유효 슛 대비 득점률은 무려 100%에 달한다. 11경기에서 유효 슈팅 6개를 기록해 모두 골로 연결하며 엄청난 결정력을 자랑 중이다.
[사진] 황희찬과 에릭 다이어 /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PL 홈페이지는 "붕괴된 토트넘 수비가 황희찬의 위협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며 "토트넘에서 가장 빠른 세 명인 로메로와 우도지, 반 더 벤이 없다. 토트넘은 그동안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면서 뒷공간을 여러 차례 노출했지만, 반 더 벤의 빠른 속도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제 새로 꾸릴 수비진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거는 건 도박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은 반 더 벤-로메로 대신 벤 데이비스-에릭 다이어 조합을 꺼내 들 전망이다. 데이비스는 전문 센터백이 아니라 왼쪽 풀백이고 다이어도 오랫동안 벤치만 지켰던 선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이제 다이어가 기회를 잡았다. 첼시전에서 잘했다"라며 "그는 정말 잘 대처했다. 그의 경험은 우리에게 중요할 것"이라며 다이어의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사진]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긴 미키 반 더 벤.
[사진] 황희찬을 막아야 하는 에릭 다이어.
토트넘이 막아야 할 황희찬의 세부 기록도 전했다. PL 홈페이지는 "토트넘은 가장 빠른 공격수 페드로 네투가 없는 것에 감사하겠지만, 이 부문에서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인 황희찬과 맞붙게 될 것이다. 그는 이번 시즌 페널티킥 없이 6골 이상 터트린 4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황희찬은 단 17번의 슈팅으로 6번이나 골망을 흔들며 최고의 득점 전환율(35.29%)을 자랑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희찬은 중앙 공격수로도 뛸 수 있지만, 최근 몇 주간엔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됐다. 그는 세컨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고자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17개의 슈팅 중 16번을 박스 안에서 시도했다. 타고난 박스 포식자다. 수비진 공백이 있는 토트넘은 그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황희찬은 어느덧 공식전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그는 지난 9월 말 입스위치전(EFL컵 32강)을 시작으로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직전 라운드 셰필드 원정에서도 장리크네르 벨레가르드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무엇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역사상 1972-1973시즌 존 리차즈 이후 처음으로 홈 6경기 연속골을 뽑아내고 있다. 드리블 성공률도 69.9%(16/23)로 PL에서 18회 이상 드리블을 시도한 선수 중 1위다. 게다가 이번 경기도 울버햄튼 홈에서 열리는 만큼, 토트넘으로선 황희찬이 경계 대상 1호일 수밖에 없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 역시 "황희찬은 올 시즌 PL 6골 2도움을 터트리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PL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앙리 카마라만이 2004년 3월부터 5월까지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황희찬보다 긴 기록을 보유 중"이라고 조명했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사진] 손흥민과 이브 비수마 /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선배 손흥민도 만만치 않다. 그는 올 시즌 중앙 공격수로 변신한 뒤 리그 8골을 터트리며 득점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PL 홈페이지도 "손흥민에게 공간을 허용하면 폭발적인 활약을 펼칠 것이다. 그의 센터 포워드(CF) 기용은 전술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전술"이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상, 달라진 전술로 주춤했으나 올 시즌엔 다르다. 개막 전 각오한 대로 '모두가 알고 있던 쏘니'로 돌아왔다. 주장으로서 안팎에서 팀을 이끌며 성실한 전방 압박과 예리한 마무리 능력을 앞세워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9월부터 펄펄 날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지난 4라운드 번리전부터 히샬리송을 대신해 원톱으로 출격했고, 4경기에서 6골을 쓸어 담았다. PL 이달의 선수상도 그의 차지였다. 개인 통산 4번째 수상이자 약 3년 만의 수상이었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뜨겁게 달아오른 손흥민의 발끝은 10월에도 식지 않았다. 그는 24일 열린 풀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2-0 완승을 이끌었고,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에서도 '원샷원킬'로 골망을 흔들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팰리스전 골로 두 달 연속 토트넘 이달의 골을 수상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PL 역사에도 이름을 새기고 있다. 그는 팰리스전 골로 에밀 헤스키(110골)를 제치고 사디오 마네, 디온 더블린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부문 공동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PL 역사상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23명뿐이다.
다만 11월 첫 경기였던 첼시전에선 득점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정확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긴 했지만,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이후 팀 동료가 두 명이나 퇴장당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경기 막판 쥐어짜낸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다음을 기약했다.
황희찬은 동료들이 손흥민을 막아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 인터뷰를 통해 "팀 차원에서 (손)흥민이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님이 흥민이형과 토트넘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 해 줄 것이다. 우리는 감독님을 믿고 있고, 따를 것이다. 우리는 좋은 수비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동료들이 흥민이형을 저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황희찬은 "흥민이형과 함께 오랜 시간동안 활약했고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흥민이형은 한국에서 롤모델이었다. 흥민이형의 경기를 봤고 맹활약을 펼쳤다. 흥민이형은 놀라운 선수다. 흥민이형을 상대로 경기할 수 있어 기쁘고 나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사진] 옵타 소셜 미디어.
변수가 많은 만큼, 쉽게 승부를 가늠할 수 없는 경기. 현지 예측도 엇갈리고 있다. '90min'은 토트넘의 2-1 승리를 점쳤지만, 'BBC' 크리스 서튼은 1-1 무승부를 예상했다. 아스날 전설 폴 머슨은 아예 울버햄튼의 2-1 승리를 주장했다.
옵타도 슈퍼컴퓨터를 통해 승패를 예측했다. 슈퍼컴퓨터 계산에 따르면 토트넘이 시즌 첫 패배를 딛고 반격하며 승리할 확률이 44.2%, 울버햄튼이 승리할 확률은 27.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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