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마법이 일어날까' 꼴찌→2위, PO 2패→3연승…'역대 2번째' 승패패패승승승 도전하다 [KS]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12 10: 40

“우리 팀은 이상하게 위기에 몰렸을 때 선수들이 잘 뭉친다.” 
KT 주장 박경수(39)가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 이후 취재진에게 전한 팀 KT 위즈의 특징이다. 
당시 시리즈 2패 뒤 첫 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한 박경수는 “우리는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안 좋았지만 치고 올라갔다. ‘더 이상 떨어질 게 뭐 있나. 편하게 하자’라는 마음을 가졌다. 지금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위기에서 선수들이 잘 뭉치는 팀이라 기대를 해보고 싶다”라고 역스윕을 꿈꿨고, KT는 2패 뒤 3연승 마법을 부리며 창단 두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 만을 남겨뒀다. LG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 KT와 경기에서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15-4로 승리했다. LG는 1차전을 패한 후 3연승을 거두며 3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무승부 포함)를 먼저 선점한 팀은 17차례 중 16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확률 94%다. 경기를 마치고 KT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11.11 / dreamer@osen.co.kr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 만을 남겨뒀다. LG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 KT와 경기에서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15-4로 승리했다. LG는 1차전을 패한 후 3연승을 거두며 3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무승부 포함)를 먼저 선점한 팀은 17차례 중 16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확률 94%다. 경기를 마치고 KT 이강철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11 / dreamer@osen.co.kr

KT는 기세를 이어 정규시즌 1위 L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따내는 이변까지 연출했다. 2-2로 팽팽히 맞선 9회초 2사 1루서 문상철이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1타점 결승 2루타를 날렸고, 선발 고영표의 6이닝 2실점(1자책) 호투에 이어 손동현-박영현 듀오가 3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가을야구 4연승을 질주하며 LG의 29년 만에 통합우승 도전에 태클을 건 패기의 KT였다. 
그러나 시리즈가 4차전이 끝난 지금 KT는 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다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1차전 승리 이후 2~4차전을 연달아 내주며 1패면 2021년 이후 2년 만에 창단 두 번째 우승 도전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제 5~7차전은 다시 LG의 홈구장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물론 5차전과 6차전을 모두 이겨야 승부를 최종 7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다.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1사 1루에서 LG 문보경이 좌월 투런 홈런을 날리자 KT 김재윤, 박병호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11.11 /jpnews@osen.co.kr
2, 3차전 결과가 너무도 뼈아팠다. 1위팀을 상대로 역대급 명승부를 펼치고도 뒷심 싸움에서 밀려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2차전에서 LG 선발 최원태 상대로 1회에만 4점을 뽑으며 1차전 흐름을 그대로 이었지만 추가점 불발과 함께 4-3으로 앞선 8회 박동원에게 역전 결승 투런포를 허용했고, 3차전은 4-5로 뒤진 8회 황재균의 동점 적시타와 박병호의 2점홈런을 앞세워 7-5 역전에 성공했으나 9회 오지환을 만나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헌납했다. 
2경기 연속 역전패의 대가는 참담했다. 두 팀 모두 3차전 야간경기 혈투 이후 4차전 낮경기에 임했으나 KT는 무기력했고, LG는 펄펄 날았다. 총력전 끝 승리를 거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차이였다. 지칠 대로 지친 타선이 LG 선발 김윤식에 6회 2사까지 1실점으로 꽁꽁 묶인 사이 선발 엄상백이 4이닝 3실점, 이어 올라온 김재윤이 1⅓이닝 2실점으로 승기를 내줬다.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무사 1루에서 KT 엄상백이 교체되고 있다. 2023.11.11 /jpnews@osen.co.kr
KT는 6회부터 그 동안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한 투수들을 차례로 투입하며 13일 5차전을 대비했다. 패전조 요원들에게 한국시리즈는 너무 큰 무대였고, 김영현(1이닝 1실점), 김민(0이닝 2실점), 주권(⅔이닝 4실점), 배제성(1이닝 3실점)이 나란히 난타를 당하며 4차전이 4-15 11점 차 대패로 마무리됐다. 
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다시 벼랑 끝에 몰린 KT의 믿을 구석은 올해에만 무려 두 차례 경험한 ‘마법’이다.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1사에서 KT 김재윤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23.11.11 /sunday@osen.co.kr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LG, SSG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된 KT는 예상치 못한 부상자 속출에 모든 플랜이 꼬여버렸다. 필승조 김민수, 주권을 시작으로 배정대, 소형준, 엄상백, 황재균, 박병호, 조용호 등 핵심 선수들이 한 차례씩 부상 이탈하며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KT는 6월 초만 해도 승패마진이 –14까지 벌어진 리그 꼴찌였다. 
KT는 6월 3일 수원 두산전부터 6연승에 성공하며 반등쇼의 서막을 열었다. 6월 15승 8패(전체 1위)에 이어 7월에도 13승 6패(3위)로 선전하며 마침내 5할 승률 그 이상을 달성했고,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8월 19일 대전 한화전 승리로 2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KT는 두 달 가까이 순위를 유지하며 감격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아울러 NC와의 플레이오프 또한 1, 2차전을 내준 뒤 3~5차전을 연달아 따내는 기적의 시리즈로 장식했다. 
15-3으로 뒤진 9회초, KT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 빈 좌석이 눈에 보인다. 2023.11.11 /jpnews@osen.co.kr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선 팀의 우승 확률은 94.1%(17회 중 16회)에 달한다. 1승 3패에서 3연승을 거둬 우승한 사례는 지난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한 삼성이 유일하다. 
무려 10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역스윕 매직에 도전하는 KT다. 쉽지 않겠지만 4차전을 마친 이강철 감독은 “어차피 벼랑 끝이고, 플레이오프에서도 2패 뒤 3연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기운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5차전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또 다시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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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KT 고영표, 엄상백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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