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보였던 '불사대마왕', 6년 만의 복수... 역대 최고 '클러치' 골든 로드 저지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3.11.13 09: 23

'불사대마왕'이 6년 만에 자신의 심장을 관통시켰던 궁수를 쓰러트리고 염원의 트로피를 향해 나아갔다.
LCK 2시드 T1은 12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 징동(중국)과 경기에서 라인전 우위와 특유의 '서커스'를 통해 3-1 승리를 거두면서 2년 연속 롤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도 4강서 징동을 3-1로 격파했던 T1은 '룰러' 박재혁과 줘딩을 영입해 무패 가도를 달리면서 시즌 그랜드 슬램인 '골든 로드'를 노리고 있던 상대를 무너트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T1은 LPL 상대로 롤드컵서 불패를 이어가면서 자신들이 왜 LCK의 자존심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사진] 부산=이석우 기자 /foto0307@osen.co.kr

[사진] 부산=이석우 기자 /foto0307@osen.co.kr

[사진] LOL e스포츠 공식 SNS 캡쳐.

[사진] LOL e스포츠 공식 SNS 캡쳐.
T1은 1세트 블루 사이드로 시작해서 아트록스-렐-오리아나-진-바드로 상대를 압도했다. '제우스' 최우제와 '오너' 문현준이 퍼스트블러드를 합작한데 이어 최우제가 솔로킬을 따내면서 상대 탑 '369' 바이자하오의 '점화' 럼블을 완전히 망가트렸다. 
2세트는 반면 징동이 '카나비' 서진혁의 바이를 앞세워 게임을 손쉽게 따냈다. 1-1로 시작된 3세트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초반에는 징동이 유리하게 시작했으나 이상혁의 아지르와 문현준의 렐이 수차례 멋진 장면을 만들면서 한타를 지배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4세트는 오히려 싱거웠다. 양 팀 모두 작은 실수가 나오는 가운데 T1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 좋았다. 서진혁의 벨베스를 수차례 잡아냈던 티원은 이상혁의 아지르와 '구마유시' 이민혁의 바루스를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면서 2년 연송 결승행을 확정했다.
[사진] LOL e스포츠 공식 SNS 캡쳐.
[사진] 부산=이석우 기자 /foto0307@osen.co.kr
4강 POTS(Player of the series)는 이상혁이 선정됐다. 이 시리즈는 이상혁 본인에게는 의미가 큰 경기였다. 바로 자신에게 처음으로 크나큰 좌절을 남긴 '숙적'을 넘을 수 있었기 때문. 2017년 롤드컵 결승 무대에서 이상혁을 울린 '룰러' 박재혁과 롤드컵서 첫 재회였다.
[사진] 부산=이석우 기자 /foto0307@osen.co.kr
LCK에서는 자주 만났던 두 사람이었지만 의외로 롤드컵에서는 결승 이후 첫 대결이었다. 2017년 롤드컵 결승에서 T1이 탑독이었으나 '향로 원딜'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뽐냈던 박재혁의 삼성 갤럭시에 무너지며 울 수 밖에 없었다.
2017년 결승전 마지막 3세트 막판 박재혁의 바루스가 이상혁의 카르마를 잡아내는 모습은 한 시대의 종말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 이후 이상혁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모든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사진] LOL e스포츠 공식 SNS 캡쳐.
단 과거와는 양 선수의 상황이 달랐다. 이번 시즌 박재혁의 징동은 LPL 스프링, 써머, MSI를 모두 우승하면 사상 초유의 '골든 로드'를 노리고 있었다. 반면 티원은 서머 시즌 이상혁의 부상과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서 최악의 부진을 겪으며 힘겹게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징동은 롤드컵 시작 전 전체 파워 랭킹 1위를 독식했다. 이번 롤드컵 4강은 2017 롤드컵 결승전과 달리 이상혁과 T1이 징동과 박재혁을 넘어야 하는 경기였다 그리고 재회한 박재혁을 상대로 이상혁은 '레전드 네버 다이'라는 노래에 어울리게 자신이 건재함을 증명했다.
[사진] 부산=이석우 기자 /foto0307@osen.co.kr
POTS를 수상할 정도로 시리즈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하이라이트라면 역시나 3세트 29분 42초에 나온 결정적인 토스 장면. 아지르를 잡은 이상혁은 순간의 방심을 놓치지 않고 박재혁을 정확하게 토스해서 길고 길었던 게임의 종지부를 찍었다. 롤드컵 역대 최고의 클러치 장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사진] LOL e스포츠 공식 SNS 캡쳐.
그 장면 자체로도 대단하지만 오랜 기간 이상혁과 T1을 응원한 팬이라면 더욱 감동적인 이유도 있었다. 바로 토스 장면서 박재혁이 바루스를 플레이하고 있었기 때문. 2017년 T1 왕조의 심장을 관통했던 바루스를 이상혁 자신의 손으로 해결했다.'골든 로드'를 막은 이상혁과 페이커의 결승 상대는 '더 샤이' 강승록의 웨이보다. 앞서 LPL 3시드 비리비리(스위스 스테이지 2-0 승), 2시드 LNG(8강 3-0 승), 1시드 징동(4강 3-1 승)을 모두 격파한 티원은 만약 결승서 LPL 4시드 웨이보를 꺾고 우승하게 되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운다.
'불사대마왕'의 신화가 완전무결로 매조지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