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00안타, 첫 3할' 10년차 외야수 이우성, 1루수 깜짝 도전...성공하면 팀도 선수도 웃는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11.14 13: 30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29)이 1루수에 도전한다. 
이우성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1루수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본인이 "1루수로도 훈련하고 싶다"고 자청했다. 입단 11년차에 1루수 변신에 나선 것이다. 팀의 포지션 상황과 무관치 않다. 외야수는 넘치는데 주전 1루수가 없다. 향후 외야 교통정리와 함께 1루수 리스크를 해결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우성은 이적 5년째를 맞아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올해 126경기에 출전해 400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3할1리 107안타 8홈런 58타점 39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780, 득점권 타율 3할2푼를 기록했다. 첫 400타석과 첫 100안타에 첫 3할 타율이다.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우성이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1루수 훈련을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이우성이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타격훈련을 펼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개막부터 주전 우익수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지자 KIA 외야진은 초비상이었다. 최원준도 6월에 전역하기 때문에 새로운 힘이 필요했다. 개막 초반은 벤치 멤버였으나 5월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3할 타율에 만루홈런도 때리며 해결사 노릇도 했다. 좌익수와 우익수를 번갈아 보며 수비력도 크게 좋아졌다.
KIA 이우성./OSEN DB
KIA 이우성./OSEN DB
1루를 더 가려는 악착같은 주루플레이도 박수를 받았다. 매일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경기를 준비하는 루틴도 인상적이었다. 팀을 먼저생각하고 매일 열심히 하는 이우성을 지켜본 김종국 감독은 아낌없는 기회를 주었다. 이우성이 있었기에 나성범의 공백은 크지 않았다. 최원준이 전역후 외야수로 바로 복귀 못하고 1루수로 나설 정도였다. 규정타석에는 실패했으나 주전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4시즌은 확실한 주전으로 올라서야 하는 과제도 있다. 그러나 외야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이 유력하고 나성범도 건재하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최원준, 이창진, 김호령, 박정우 등과 겨루어야 한다. 특히 올해 전역후 부진과 부상으로 제몫을 못한 최원준이 내년에는 외야 주전 복귀에 나선다. 
KIA는 외야수 교통정리가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외야 엔트리는 한정적인데 너무 많다. 1군용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 못하고 퓨처스 팀에 내려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2023시즌 김호령이 장기간 2군에 있어야 했다.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면 전력의 균형에 맞지 않는다. 외야수 가운데 누군가가 1루수로 변신하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KIA 이우성./OSEN DB
올해 KIA 1루수는 약했다. 주전없이 7명이나 1루수를 맡았다. 작년 91타점을 올린 황대인이 부상과 부진으로 낙제성적을 냈다. 이적생 변우혁도 처음으로 200타석을 경험했으나 주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최원준도 1루수비에 부담을 느껴 다시 외야수로 돌아갔다. 시즌 막판 가세해 홈런을 터트리며 눈도장을 찍었지만 경험이 적다. 그래서 외국인 1루수를 뽑을 생각도 했다. FA 1루수 영입 가능성도 나왔다. 이런 판국에 오키나와에서 이우성이 1루수 도전을 자청했다.
관건은 적응이다. 이우성은 프로에서 내야수 경험이 없다. 포수로 입단해 외야수로만 뛰었다. 고교시절 포수와 1루수를 병행한 적은 있다. 1루수 수비도 중요하다. 강타구와 빗맞은 타구도 많고 야수들의 땅볼 송구도 잘 잡아야 하고 번트플레이도 능숙해야 한다. 투수와 호흡도 맞아야 하고 2루수와도 타구 분담도 잘되어야 한다.
KIA 이우성./OSEN DB
KIA 이우성./OSEN DB
일단 1루 훈련 상황은 합격점을 받고 있다. 워낙 열의를 갖고 훈련하는데다 포수 출신이기 때문에 센스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우성이가 1루수 훈련을 하고 싶다고 했다. 시간이 충분한 마무리 훈련이고 팀에게도 필요한 터라 1루수 훈련을 하고 있다. 마무리 훈련기간에는 1루수 훈련만 한다. 습득력이 뛰어난 것 같다"고 박수를 보냈다.
물론 완전한 1루수 전향이 아닌 외야수와 병행이다. 붙박이가 아니라 상대투수 등 상황에 따라 1루수로 나서는 것이다. 물론 경기중에도 이동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완전한 1루수 전향은 아니다. 외야 병행하는 것이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는 외야 훈련도 함께 할 것이다. 여러가지 옵션 가운데 하나이다. (시즌 중에는) 상황에 맞게 1루수와 외야수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우성의 1루수 자청은 여러가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단 넘치는 외야진 기용에 여유를 줄 수 있다. 1루수로 확실하게 안착한다면 커다란 불안요소를 해결할 수 있다. 기용 옵션이 다양해지고 이우성 본인도 출전기회를 크게 넓힐 수 있다. 성공한다면 팀도 살고 이우성도 살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입단 11년차에 이우성의 1루수 변신이 흥미롭다. /sunny@osen.co.kr
KIA 이우성./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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