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다' MVP의 품격, 패자 박병호를 가장 먼저 안아주고, 박경수에게 예우를 다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11.14 17: 40

13일 밤 잠실구장. LG 선수단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었다. LG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고, 감격의 순간을 즐겼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KT를 6-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LG 선수들은 마운드에서 세리머니를 즐겼다. KT 선수단은 3루측 파울선상에 도열해 3루 관중석의 KT팬들에게 한 시즌을 마감하는 인사를 했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KT와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1차전을 패한 후 4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경기를 마치고 우승한 LG 주장 오지환이 KT 박병호와 포옹하고 있다. 2023.11.13 / dreamer@osen.co.kr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KT와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1차전을 패한 후 4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경기를 마치고 우승한 LG 주장 오지환이 KT 박병호-박경수와 포옹하고 있다. 2023.11.13 / dreamer@osen.co.kr

LG 선수들이 세리머니로 기쁨을 이어갈 때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LG '캡틴' 오지환은 KT 선수단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지환은 우승 문턱에서 좌절된 KT의 박병호와 주장 박경수를 찾아가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오지환은 과거 LG에서 함께 선배 박병호를 안아줬고, 박경수와도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훈훈한 장면이었다. 
오지환, 박병호, 박경수는 과거 LG 암흑기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이자 기대주였다. 박경수는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1차지명으로 입단했고, 박병호는 2005년 LG 1차지명, 오지환은 2009년 LG 1차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다함께 LG에서 뛴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잠실구장에서 거포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박병호는 2011년 7월31일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잠재력을 꽃피우며 '국민거포'로 우뚝 섰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다시 키움으로 돌아와 뛰다가 2022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취득해 KT로 이적했다.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박경수는 2014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 KT와 4년 총액 18억2000원에 계약하며 LG를 떠났다. 박경수도 KT로 이적하며 커리어의 꽃을 피웠다. 2015시즌 이적 첫 해부터 22홈런을 터뜨렸고, 2020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2016년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을 달성했고, 2018년에는 한 시즌 최다인 25홈런을 쏘아 올렸다.
1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1사 2루에서 KT 박병호가 역전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2023.11.10 /jpnews@osen.co.kr
1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1사 2루에서 KT 박병호가 역전 투런포를 날리고 동료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3.11.10 /jpnews@osen.co.kr
박병호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 8회말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터뜨렸으나, 오지환이 9회초 2아웃 1루와 3루에 주자를 두고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박병호의 홈런이 빛이 바랐다. 
박병호는 그 홈런을 제외하곤 한국시리즈에서 20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1리 8삼진으로 부진했다. 통산 한국시리즈 성적도 15경기에 타율 1할6푼4리(55타수 9안타)로 부진하다. 2014년 넥센, 2019년 키움 때 준우승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도 준우승으로 끝났다.
KT는 2021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박경수는 생애 첫 우승 반지를 획득했고, 한국시리즈 MVP도 수상했다. 박병호는 2021시즌이 끝나고 KT로 이적해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KT의 패배에 박병호의 부진이 더욱 도드라져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다.    
치열했던 승부가 끝나자, 오지환은 과거 함께 뛰었던, 존경하는 선배를 찾아가 위로와 감사 인사를 한 것이다. 오지환과 함께 2021년 KT에서 뛰며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던 허도환도 KT 선수들을 찾아가 인사했다. 2018년 SK에서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허도환은 2021년 KT에서, 올해는 LG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가 됐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지금 가장 생각나는 LG 선배가 누구냐'는 질문에 “너무 많이 생각난다. 옆에 있는 (박)경수 형과 같이 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대답해 박경수가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정말 고맙다. 유니폼 색깔을 다르지만, 최고의 무대에서 같이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게 생각한다. 최고의 무대에서 부상 없이 잘 즐겼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KT와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1차전을 패한 후 4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10월초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LG는 정규시즌이 끝나고 한국시리즈까지 3주 가량 훈련을 하며 준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후 3연승 리버스 스윕, 마법같은 여정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KT를 투타에서 압도하며 4승 1패로 승리했다.  1994년 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에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SK 사령탑 시절 이루지 못한 '우승 감독'이 됐다.  KT 선수단이 LG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있다. 2023.11.13 / jpnews.osen.co.kr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KT와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1차전을 패한 후 4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10월초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LG는 정규시즌이 끝나고 한국시리즈까지 3주 가량 훈련을 하며 준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후 3연승 리버스 스윕, 마법같은 여정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KT를 투타에서 압도하며 4승 1패로 승리했다.  1994년 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에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SK 사령탑 시절 이루지 못한 '우승 감독'이 됐다.  경기 종료 후 KT 선수들이 LG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3.11.13 /sunday@osen.co.kr
KT는 한국시리즈 우승은 실패했으나, 올 시즌 마법같은 여정을 보냈다.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꼽혔던 KT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선수들이 줄줄이 속출했다. 필승조 김민수, 주권을 시작으로 배정대, 소형준(시즌 아웃), 엄상백, 황재균, 박병호, 강백호, 조용호 등 핵심 선수들이 번갈아 부상 이탈하는 바람에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KT는 6월초 최하위에 처졌고, 승패마진이 –1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6월부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6월 15승8패(월간 1위), 7월 13승6패(월간 3위), 8월에는 19승4패(월간 1위)의 경이로운 승률을 기록했다. 8월 중순 2위로 올라섰고,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 NC 상대로 1~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전부터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역대 3번째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을 이뤄냈다. LG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내리 4연패로 시리즈가 끝났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KT와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1차전을 패한 후 4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10월초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LG는 정규시즌이 끝나고 한국시리즈까지 3주 가량 훈련을 하며 준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후 3연승 리버스 스윕, 마법같은 여정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KT를 투타에서 압도하며 4승 1패로 승리했다.  1994년 우승 이후 무려 29년 만에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SK 사령탑 시절 이루지 못한 '우승 감독'이 됐다.  KT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1.13 /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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