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못했지만…” 가을 지배한 20세 홀드왕+22세 MVP, 10년 필승 듀오를 얻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15 09: 35

KT 위즈가 2023년 기적의 여정을 통해 향후 10년은 거뜬히 책임질 수 있는 필승 듀오 발굴에 성공했다. 준우승에도 이강철 감독은 “얻은 게 많은 한해였다”라며 박영현(20), 손동현(22)의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LG와의 5차전에서 2-6으로 패하며 시리즈 1승 4패로 우승에 실패한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손동현, 박영현 등 어린 투수들의 성장이 돋보였다는 질문에 “우승을 못했지만 얻은 게 많은 한해라고 생각한다. 팀이 앞으로도 야구를 해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했다. 마지막에 졌지만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준우승으로 얻은 소득을 언급했다.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NC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KT 투수 박영현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배정대와 인사 나누고 있다. 2023.11.05 / dreamer@osen.co.kr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2사 2루 상황 NC 오영수를 내야 땅볼로 이끌며 실점없이 이닝을 막아낸 KT 투수 손동현이 환호하고 있다. 2023.11.05 / dreamer@osen.co.kr

KT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마무리 앞에서 7, 8회를 책임질 확실한 필승 카드 2장을 획득했다. 그것도 병역 의무를 해결한 20대 초반의 어린 투수들로 말이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라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치까지 얻으며 2024시즌 전망을 밝혔다.
첫 번째 카드는 ‘제2의 오승환’으로 불리는 박영현이다. 작년 KT 1차 지명을 받아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를 해낸 그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구위를 앞세워 68경기(75⅓이닝) 3승 3패 4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2.75의 호투를 선보였다. 베테랑 노경은(SSG)을 2개 차이로 따돌리고 KBO 최연소 홀드왕을 차지했고, 노경은, 임기영(KIA), 김명신(두산)에 이어 불펜 최다 이닝 4위에 올랐다.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말 KT 박영현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11.07 /ksl0919@osen.co.kr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영현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한국 마운드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포스트 오승환의 탄생을 알렸다. 금메달의 주역으로 우뚝 선 그는 20세의 어린 나이에 병역 특례 혜택을 받으며 스스로 커리어의 꽃길을 열었다. 
박영현은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0(5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역대 3번째 플레이오프 리버스스윕을 이끌었다. 그리고 기세를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이어 1이닝 무실점 세이브까지 신고했다. 비록 2차전에서 박동원에게 뼈아픈 역전 투런포를 헌납하며 첫 좌절을 겪었지만 3차전과 5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마쳤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7회말 무사에서 KT 손동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3 /sunday@osen.co.kr
박영현과 함께 손동현 또한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손동현은 성남고를 나와 2019년 신인드래프트서 KT 2차 3라운드 21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 데뷔 시즌 34경기 2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4.75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듬해에도 23경기에 출전했지만 올해 정도의 임팩트는 없었다. 손동현은 2020년 플레이오프 엔트리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2021년 3월 국군체육부대(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작년 9월 전역한 손동현은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박영현, 김재윤과 함께 KT 뒷문 트리오를 구축했다. 손동현의 시즌 기록은 64경기 8승 5패 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데뷔 4년 만에 필승조, 추격조, 롱릴리프 등 어떤 상황에서도 출격 가능한 ‘애니콜’로 우뚝 섰다. 각종 지표가 모두 커리어 하이이며, 이닝의 경우 불펜투수 기준 전체 5위(73⅔이닝)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MVP 손동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05 /jpnews@osen.co.kr
손동현은 생애 첫 가을야구에 출격에 ‘빅게임피처’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백미는 NC와의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수원과 창원을 오가며 전 경기(5경기)에 등판했고,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이닝 무실점)의 호투 속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구원승까지 챙겼다. 
그러나 손동현은 철인이 아니었다. 데뷔 첫 풀타임이자 포스트시즌을 맞아 한국시리즈 2차전부터 체력적 한계를 느꼈고, 2차전 ⅔이닝 1실점에 이어 3차전에서 박동원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손동현은 5차전 1이닝 무실점으로 다사다난했던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마무리 지었다. 
8회말 1사 1, 2루 상황 마운드에 오른 KT 투수 이상동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11.03 / dreamer@osen.co.kr
이들과 더불어 1995년생 이상동의 발견도 준우승 속 수확이었다. 현역 입대 후 지난 4월 전역해 시즌 막바지 팀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끌더니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내년 첫 풀타임 시즌을 기대케 했다. 
기적의 여정을 통해 박영현, 손동현, 이상동 등 젊고 탄탄한 불펜진을 구축한 KT. 이 감독이 시리즈 종료 후 “졌지만 지지 않았다”라고 말한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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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KT 이강철 감독이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3.1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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