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장률 "어렵고도 아쉬웠던 연기...시즌2는 '꼭'"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3.11.16 18: 55

 배우 장률이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 촬영 비하인드 등을 전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이하 ‘정신병동’) 배우 장률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극 중 준수한 외모에 능력까지 겸비한 정신의학과 의사 황여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장률은 "정신의학과의 의사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관객분들께 의사로서의 신뢰감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팀에서 강남성모병원에 자문할 수 있도록 연결을 시켜주시고, 짧게나마 의사 선생님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계시는지, 환자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짧게나마 참관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라며 작품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선생님과 조금 친해져서 연락처도 주고받아서 작품을 하면서도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궁금한 점이 생기면 그때그때 연락을 해서 필요한 애드리브 등을, 자문하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준비하면서) 의사분들이 정말 힘드시구나, 정말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사실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어떻게 의사가 되어가는지, 어떤 과정을 밟아가는지였다. 정신과 3년 차 펠로로 꽤 경력이 있는 의사로 나오는데, 레지던트 생활은 어떻게 지냈는지가 궁금했다. 그랬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병원에서 걸음걸이 속도만 봐도, 저 의사 선생님이 경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보인다'고 해주시더라. 그래서 걸음걸이 같은 디테일한 점도 고려를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처음 '정신병동'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도 회상했다. 장률은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처음 대본을 읽을 때 많이 웃기도, 울기도 했다. 감정적으로 요동쳤던 순간이 많았다. 특히 최준기 환자의 에피소드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내가 이 장면을 의사로서 연기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조언을 받았던 의사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제가 눈물이 너무 많이 나는데, 환자분을 상대하면서 눈물을 흘려도 되나요?’하고 질문을 했는데, 선생님이 ‘많이 마음이 아프면 우셔도 됩니다’라고 해주셨다. 그게 저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되었다. 그 순간에 더 환자에 대해 마음을 쓰고, 의사로서 더 존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장률은 "작품 오픈 하기 전에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 '이제 곧 오픈이 되는 것 같더라. 너무 착하셔서 때로는 마음에 힘든 일이 있겠지만, 좋은 배우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너무 따뜻하고 감사했다. 꼭 작품을 봐달라고 했지만, 아직 피드백은 못 받았다. 인터뷰 끝나고 전화를 드려야겠다"라고 웃었다.
고민됐던 지점도 털어놨다. "의사도 사람이니까. 그런 면모들을 촬영에 남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환이도 의사이지만 성장해 나가면서 자신을 돌아보지 않나. 그런 적절한 순간들을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제가 이 작품을 촬영할 당시에 나이가 33세였다. 물론 작품이 오픈하고 제 모습을 보고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특히 최준기 에피소드에서 보여주는 여환의 시선과 눈빛이 그랬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어려운 이야기에 대한 연기가 가장 어렵게 다가왔다. 감정적으로도, 배우로서도 그랬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때 촬영했을 때 제 나이가 33살이었는데, 다시 보면서는 33살의 장률이 생각한 인물을 담아냈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있다"라면서 "원래 저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아쉬움이 많은 편이긴 하다. 조금 더 다른 표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편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배우 생활을 하면서는 (과거의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칭찬도 하고, 스스로 '잘했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 순간이 부쩍 늘어났다"라고 전했다.
장률이 맡은 여환은 고윤(연우진 분)의 친구이자 다은(박보영 분)과도 과거의 인연이 있는 그는 유능하고 부족함 없는 매력적인 인물로, 다은에게 퉁명스럽지만, 힘이 되어주는 '츤데레' 선배로도, 간호사 들레(이이담 분)를 향한 순정을 보여주며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러브라인 연기에 대한 소감을 묻자, 장률은 “너무 좋았다.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하는 감정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지 않나. 여환이가 들레를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보여서, 거기에 빠져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정말 사람들에게, 시청자들에게 애틋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며 작품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담 배우가 실제로는 굉장히 밝고, 굉장히 재미있다. 스태프분들과도 잘 어울리고, 웃음이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들레가 처한 힘든 상황을 연기하다 보니, 실제 배우의 성격과 대비가 되더라. 그래서 촬영장에서 이담 배우를 보면서 ‘저 사람을 웃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렇게 연기에 임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함께 촬영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마 여환이는 들레를 처음 본 순간부터 반하지 않았을까 싶다. 의사분들이 굉장히 바쁘시지 않나. 개인적인 감정을 느낄 시간 없이 지내왔을 텐데, 컵라면을 먹는 그 장면에서 상대에게 느낀 사려 깊음과 따뜻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라면서 "물론, 저라면 여환이처럼 들레에게 직진하지는 못했을 거 같다. 저는 더 조심스러운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연기하면서도 조심스러움을 담아내려고 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툴고 부족하지만, 용기 내고 있는 순간을 그려내서, 관객분들이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두 사람의 엔딩에 대해 "저는 엔딩이 너무 좋았다. 들레와 여환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어 했다는 반응도 알고 있다. 하지만 여환이라는 인물이 들레를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보인 것 같다. 여환이는 이 사람을 내 옆에 두고 싶다, 쟁취하고 싶다가 아니라, 이 사람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고 ‘언제나 나는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마음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엔딩을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병원 식구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장률은 "동고윤(연우진 분)과 다은 커플의 서사가 너무 좋았다"라고 운을 떼며 "무엇보다 제가 우진이 형을 너무 좋아한다. 어쩜 그렇게 연기를 하실까 싶다. 실제로도 너무 자상한 사람이다. 그 둘이 나왔을 때 너무 예뻐 보이고 좋았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사실 우진이 형과 극 중 친한 사이로 나오다 보니 촬영 초반에는 고민이 많았다. 원래 현장에서 선배님을 대할 때 어려워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찐친’ 바이브가 나와야 하니 형에게 다가가려고 노력을 굉장히 많이 했었다. 그러다 촬영장에서 만나 ‘형, 어떻게 하면 진짜 친구처럼 보일까요’ 했는데, 형이 그냥 바로 어깨동무를 해주시더라. 그렇게 걸으면서 ‘이런 거 아닐까?’ 했는데, ‘아, 이 형이라면 내 친구 역으로 뭐든 하겠다’ 싶었다. 진짜 친한 친구는 내가 뭐든 말할 수 있는 사이 아닌가. 그런 느낌을 그때 즉각적으로 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연우진은 사랑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박보영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박보영 배우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게 영광이었다"라면서 "제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다 보니, 작품에 처음 임할 때 적응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보영 배우와 초반에 연기를 할 기회가 되어서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줬고, 작품에 기둥 같은 존재로 있어 주어서 의지하면서 적응을 해나갔다"라면서 "(또한) 현장에서 보영 씨를 만나면 너무 밝고, 주변을 알뜰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아름다운 배우구나’, ‘멋진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배우 이정은에 대해서는 "작품 후반부에 가면 지치는 순간들이 온다. 그때 우연히 이정은 선배님과 티타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었다. 선배님과는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 것 자체가 마음이 따뜻해지고 좋다. 스스로 지치는 순간에 몰아붙이는 유형의 사람인데, 사실 그러다 보면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더라. 지치면 지친다고 말할 기회를 선배님께서 주신 것 같다"라면서 "현장에서 배우로서의 태도 같은 것을 배울 기회를 가졌는데, 선배는 절대 ‘이렇게 하라’고 말을 절대 안 하신다. 나는 이런 것 같아, 라고 해주시는데, 그 말씀 속에서 정말 나에게 뿌리가 되어줄 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 또 선배님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라는 책을 추천받았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함께 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를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이정은 선배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 밖 장률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장률은 극중 인상 깊은 에피소드로 '최준기'(김대건 분) 환자를 꼽으며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잃고, 너무나 아픈 환자의 이야기였다. 제가 개인적으로 ‘레인 오버 미’라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것 또한 PTSD를 다루는 영화다. 정말 많은 감정을 느낀 영화였는데, (이 에피소드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아픔의 감정이 많이 와닿았다"라면서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어렸을 때 할머니 손에 살고, 자랐었다. 20대 후반쯤 되었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때의 마음들이 튀어나왔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카스테라 빵도 생각났고, '내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해당 에피소드를 보며 '나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전작 '몸값', '마이네임' 등 주로 강렬한 캐릭터로 찾아왔던 장률은 이번 '정신병동'을 통해 또 다른 이미지로 변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남겼다. 다만 장률은 "사실 고민이다. 저를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셔야 할텐데"라며 "작품마다 새롭게 봐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앞으로의 숙제들이 남은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어 "사실 이번 촬영 때는 '몸값' 이후 바로 이어서 한 촬영이라 살이 많이 빠져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중간중간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살이 오르진 않더라. 후반부로 갈수록 주변 동료들도 계속 저에게 밥을 먹여야 한다고 챙겨줬을 정도"라며 "작품 오픈 후에도 걱정을 많이 했다. 살이 많이 빠져 보여서 보기 안 좋을까 봐 한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주변 반응을 보니 여환이라는 캐릭터에 잘 맞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끝으로 2013년 영화 '방관자'로 데뷔해 올해 '10년 차' 배우가 된 장률. 그는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 "저는 제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배우로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그런 순간들을 좋은 감독님, 좋은 제작진, 좋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을 만나 시청자분들께 저라는 배우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다"라며 "'정신병동'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지금도 계속  찾아보고 있다. 사랑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하다. 시즌2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기대 중이다. 많은 시청자분께서 사랑과 관심을 주시는 만큼, 시즌2가 저도 꼭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yusuou@osen.co.kr
[사진] 매니지먼트mmm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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