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재밌어요"…김민호표 눈높이 교육, 롯데 수비 새로고침하고 효율을 찾는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1.17 17: 00

“수비가 재밌어요.”
롯데 자이언츠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다. 새롭게 부임한 김민호 수비 코치는 수비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정립시키고 있다. 야구를 처음 배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기본기를 다시금 갖추게끔 만들고 있다. 
김민호 코치는 “허술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라고 롯데에 대한 인상을 전하면서 “기본을 잘했을 때, 기본이 장착된다면 우리 팀도 수비를 잘하는 팀으로 인정 받을 것이다. 아웃 시킬 수 있는 것을 아웃 시키면 나이스 플레이다. 하지만 아웃 시킬 수 있는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면 허술한 팀이 되고 약한 팀이 된다. 롯데는 그동안 이것을 못했다”라고 그동안의 롯데를 냉철하게 진단했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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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롯데의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팀이 단단하지 않은 이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로 수비를 진단했다. 올해 롯데는 10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최소 실책 공동 3위다. 하지만 실제로 롯데는 수비 범위가 좁았고 보이지 않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도 많았다. 디테일과 세밀함이 떨어졌다. 수비 효율(DER, Defensive Efficiency Ratio)은 .666으로 리그 꼴찌였다. 놓칠 수밖에 없는 타구는 놓치고 또 잡을 수 있는 타구까지 놓치면서 드러난 민낯이다. 단기전은 고사하고 정규시즌에서도 수비로 내주는 경기가 많을수록 팀은 힘을 잃게 된다.
지난해의 롯데는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량을 늘리면서 수비 디테일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이 훈련의 과정이 무색하게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이 김민호 코치에게 도움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민호 코치는 여러 구단을 거치면서 수비 조련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수비라는 지루하고 반복 숙달이 필요한 훈련을 재밌고 또 흥미롭게, 그리고 에너지 넘치게 선수들에게 설명하는 지도자다. 상동구장에는 김민호 코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다. 선수들도 김 코치의 데시벨을 따라서 높아졌다. 매일 단체 수비 훈련에서 펑고를 치고 단체 훈련이 끝나면 매일 인원을 달리해서 엑스트라 수비 훈련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민호 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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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3일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많이 따라와주고 있다. 파이팅이 넘치고 선수들 분위기도 살아나는 것 같다. 내가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많이 주고 싶다. 에너지가 많이 생긴 것 같다”라면서 “사실 선수들을 뭉치게 하고 조직력 있게끔 만들어주려고 했다.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이 작업이 빨리 된 것 같다”라고 흐뭇해 했다.
쉽지 않고 고된 과정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자세가 갖춰진 프로 선수들에게 이 과정이 더 힘들 수 있다. 그래도 김민호 코치는 에너지 레벨을 떨어뜨리지 않고 선수들에게 설명한다.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눈높이에 맞춰서 자신의 에너지를 전달하면서 선수들이 수비에 흥미를 느끼게끔 만들고 있다. 
내야 훈련을 다시 받고 있는 고승민은 “파이팅 넘치게 다시 기본기 훈련을 받고 있다. 정말 아예 기본 스텝부터 글러브 잡는 위치 등을 아예 처음부터 다시 갖추고 있다”라면서 “기본을 다시 갖추는 게 가장 아렵지 않나. 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시 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인 내야수 정대선은 김민호 코치의 지도에 대해 “세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저도 배우는 재미가 있고 거기에 잘 따라가서 더 잘해보려고 하고 있다”라며 “풋워크 이외에 기본적인 스텝을 같이 알려주신다”라면서 “김민호 코치님께서 재밌게 알려주셔서 최근 수비가 많이 재밌어졌다. 보통은 타격보다는 수비 훈련 자체가 재미 없는데 수비에 흥미가 생겨서 수비적인 부분을 더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웃었다. 
김민호 코치의 눈높이 교육은 결국 수비의 기본과 효율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롯데가 올해 보이지 않는 실책들로 자멸했던 것을 생각하면 결국 완전히 ‘새로고침’ 버튼을 눌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을 보다 재밌게 풀어나가고 있는 롯데의 마무리캠프 과정이다. 
롯데 정대선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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