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변신' 황인범, 클린스만 기대에 100% 부응..."민재와 승현이 형 덕분에"[오!쎈 인터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17 19: 38

 '팔방미인' 황인범(27,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의 주문을 100% 수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에서 싱가포르를 5-0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2차 예선 C조 1위에 오르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여정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제 한국은 중국 선전으로 이동해 21일 중국과 2차전을 치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싱가포르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전반 황인범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3.11.16 / soul1014@osen.co.kr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싱가포르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경기 전 클리스만 감독이 애국가 제창 후 박수를 치고 있다. 2023.11.16 /cej@osen.co.kr

어렵지 않은 승리였다. 한국은 오심으로 인한 골 취소와 골대 불운이 이어지면서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 막판 나온 조규성의 선제골과 후반전 나온 황희찬-손흥민-황의조-이강인의 소나기 골을 앞세워 대승을 거뒀다.
황인범도 선발 출전해 70분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다재다능한 미드필더인 그는 이날 비교적 수비적인 역할을 맡으며 중원을 지켰다. 센터백 사이로 내려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고, 전후 좌우로 패스를 뿌려주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황인범은 "정말 추웠는데 경기장을 꽉 채워주신 팬분들 덕분에 승리했다. 전반에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아서 힘든 경기를 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후반에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팬분들께 감사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싱가포르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전반 한국 황인범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2023.11.16 /cej@osen.co.kr
■ 다음은 황인범과 일문일답.
- 원볼란치로 중원을 책임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주문을 했는지?
감독님께서도 내가 수비적인 성향보다 공격적인 성향이 많은 선수란 걸 알고 계신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조건 (김)민재와 (정)승현이 형 사이에서 삼각형을 잘 만들면서 나가지 말고 지켜주는 플레이를 하라고 하셨다. 또 공을 받아서 전환을 해주는 플레이를 해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도 워낙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선수다 보니까 계속 생각하면서 뛰었다. 민재와 승현이 형이 컨트롤을 잘 해줘서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 같다.
- 오랜만에 6번(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요즘 소속팀에서도 감독님께서 그 위치에서 플레이를 많이 요구하신다. 그 자리에서 뛰고 있다 보니 크게 어색한 건 없었다.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포지셔닝에 있어서 8번이나 공격적인 역할을 맡을 때완 달랐다. 그래서 경기 전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싱가포르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이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전반 조규성이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3.11.16 / soul1014@osen.co.kr
- 첫 골이 늦게 나왔는데 조급하지는 않았나. 선수들끼리 뭐라고 얘기했는지.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도, 전반전을 하면서도 같은 말을 했다. 분명 좋은 장면들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조'급해지지 말고 침착하게 계속 측면을 이용해서 공격 기회를 만들자', '침착하게 하자'라고 했다. 조급해지는 순간 경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모든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 보니 침착하게 끝까지 찬스를 노렸던 게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
- 실점 없이 다득점 승리를 거뒀다. 팀 사기가 많이 올랐을 텐데 경험 많은 선수로서 팀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고 있는지.
내가 특별히 이끌어 나갈 필요가 없을 만큼 너무 좋은 선수들이다. 선발 11명뿐만 아니라 벤치에서 대기해준 선수들까지 모두 대한민국 최고다 보니까 특별하게 할 건 없었다. 다만 경기 상황에서 매 순간 모든 선수가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세컨볼 하나하나에 정신차리고, 그런 부분을 계속해서 가지고 오려고 노력하면 된다.
지난번 2차 예선은 나도 처음이라 서툰 면이 많았다. 이번엔 한 번 경험도 있고, 모든 선수들이 경험이 많다 보니 힘들게 가지 않으려면 어떤 경기를 펼쳐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오늘 같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남은 다섯 경기도 오늘처럼 침착하게, 득점이 나오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끝까지 두드리다 보면 워낙 좋은 선수가 많으니 마무리를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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