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일까. 배우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의혹을 받았지만, 그들의 간이시약 검사, 모발 검사, 다리털 검사, 손톱·발톱 검사 결과는 현재까지 음성, 판단불가, 조사 중일 뿐이었다. 11월을 덮친 연예계 마약 파문이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억울한 사람들만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거세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지드래곤의 모발을 정밀 감정한 뒤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통보했다.
경찰은 지난 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를 받는 지드래곤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간이시약 검사를 했으나 음성 반응이 나오자 모발과 손톱·발톱을 추가로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 의뢰했다. 모발 정밀 검사 결과에서는 음성이 나온 가운데 손톱과 발톱 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드래곤은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강력하게 부인하며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그는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무리한 조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무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내가 바라는 건 될 수 있으면 하루 빨리 수사기관에서 정밀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발표해주셨으면 한다.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드래곤을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한 건 증거 없이 진술로만 착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정 혐의로 구속된 강남 유흥업소 실장이 지난해 12월 초 경찰 조사에서 “지드래곤이 업소 화장실을 다녀온 뒤 이 화장실에서 수상한 포장지가 발견됐다. 그 직후 지드래곤의 행동도 이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을 두고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것이었다. 증거 없이 진술로만 수사를 시작해 조사까지 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드래곤에 앞서서는 이선균이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간이시약검사는 5~10일 안에 마약을 했을 경우 반응이 나온다며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지만 이선균의 모발 100가닥을 정밀 검사 의뢰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이선균의 다리털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에서는 체모 중량 미달로 감정불가가 나왔다.
지드래곤에 앞서 이선균의 간이시약 검사, 모발 정밀 검사 등에 대해서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선균은 지난 4일 진행된 2차 소환 조사에서 “(유흥업소 직원)A씨가 불면증으로 처방받은 약이라며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게 마약인 줄 몰랐느냐”는 경찰의 질문에는 “몰랐다”고 답했으며, 직접적으로 “마약을 투약했다”고 말한 것은 아니라는 전언. 경찰 또한 이선균이 마약 투약을 직접 인정했다고 밝힌 바 없다.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모발 정밀 검사, 다리털 정밀 검사에서도 ‘마약 투약 혐의’를 입증할 결과물을 만들지 못한 경찰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드래곤의 검사 결과에서도 모두 음성이 나왔기에 진술만으로 조사에 착수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마약 범죄 수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 뿐만 아니라 관련자 진술,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서 혐의 여부를 판단한다. 현재까지 음성이 나왔다고 무리한 수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고 반박하며 다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혐의 입증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명확한 물증 없이 진술만 가지고 수사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맞다”며 “(관련 진술이 있는데 확인 안 할 수는 없다. 저희는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히 해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죽이 될지 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던 경찰이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밥보다는 죽에 가까운 상황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