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배우 이이담이 시즌2에서 민들레와 황여환의 미래를 그렸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우 이이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이담은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간호사 민들레 역을 맡았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이담은 작품 전후로 생각이 바뀐 게 있냐는 말에 “저는 이런 정신질환의 어떤 병명을 가까이 접해보지 못해서 낯선 느낌이 있었는데, 작품을 하면서 저의 시선이 어땠는지 자가체크를 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런 분들을 달리 보지 않았을까?체크를 해보는 시간이었다”면서 “지금까지는 어떤 상담을 받는 일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언제 아플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일이 있었을때 참여한 배우로서 용기를 갖고 가볼 수 있을 것 같다. 거리감이 줄어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이이담에게 ‘정신병동’에서 가장 임팩트있는 신은 황여환 선생이 ‘어머니 버려요’라고 하는 장면이 아닐까. 이이담은 “들레로서 텍스트를 읽었을때 망치로 맞은 기분이었다. 들레에겐 엄마의 가스라이팅 속에서 살다가 그말을 들었을때 새로운 언어를 듣는 기분이었을 것 같다”며 “몇배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가 제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저도 그걸 들었을때 큰 충격이었는데, 들레는 몇배의 더 충격으로 오지 않았을까? 그런 말을 해주는 여환쌤에 고마울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속사정이 들어난 들레가 더욱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이담 역시 “제가 원래 부모님과 관계가 좋다보니까 들레가 가족에게 받는 상처가 얼마나 곪아있을지 상상이 안됐다”면서 “서사를 곱씹으면서 느낀 게 들레는 이제 힘듦을 벗어나서 꾸역꾸역 가시밭을 걸어가는 느낌이었을 것 같다. 벗어난다는 생각도 못하는 인물이라 생각하니 저절로 텐션이 떨어지더라. 원래 들레가 웃는 모습이 안나오지만 마음이 무거워졌던 기억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시즌2를 원한다는 이이담에게 상상한 에피소드가 있냐고 묻자 “일단 더 멋진 간호사로 성장해있을 다은 쌤 모습이 궁금하고, 저같은 경우에는 큰 고비가 있던 인물이지만, 크루즈를 타는 1년동안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는 “크루즈를 타고 돌아온다면 다시 간호사 일을 하고 싶을 것 같다. 그 전에는 일을 잘하지만 다은쌤보다 건조했을 들레라면, 이후에는 진심으로 환자를 돌아볼 수 있는 들레를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환쌤과 더 담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이담은 “들레에게 여환은 다시 만날 수 없는 귀인이다. 여환쌤 덕분에 제 자신을 보살필수 잇는 용기를 얻었으니까. 여환 쌤이 되게 매력적이지 않나. 애교를 보여주는 모습이나, 의사로서의 모습이나 이제는 들레가 여환 쌤을 사랑하게 될 이유가 될 것 같고 결혼도 하지 않을까요?”라고 추측했다.
이이담은 전작 ‘택배기사’에서 4-1 역을 맡으며 고난도의 액션연기를 소화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액션보다는 감정 연기를 더 많이 표현했는데, 어떤 작품이 더 어려웠을까. 이이담은 “아무래도 들레가 힘들었다. 액션은 재밌게 했다. 택배기사에서 4-1에는 감정연기가 없었던 것 같다. 우빈 선배의 오른팔로 초점을 뒀다면, 들레는 아무래도 병동 안팎의 들레가 분위기가 다르기때문에 그걸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포인트가 있었고, 감정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벌써 넷플릭스에서만 두 작품을 찍었다는 말에 “제가 연기를 막 시작했을 때 OTT 플랫폼이 막 나왔을 때다. 그때 넷플릭스 나오는 작품에 지나가는 역할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오리지널 작품을 찍다보니까 스스로 감격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 ‘정신병동’에서는 책임감이 생겼던 것 같다.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보니까 이 안에서 제가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많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에 대해 “해본 것보다 안해본 장르가 훨씬 많지만, 해본다면 엄청난 빌런 역을 하고 싶다. 마음이 가는 빌런을 해보고 싶다. 이럴 수밖에 없는 빌런”이라먀 “’택배기사’ 액션도 좋았지만, 제대로된 액션을 배워서 액션을 해보고싶다. 제가 키가 커서 스스로 기대하는 게 있어서 알맞는 액션 연기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이담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은 와요’에 대해 “지금 안본 분은 있어도, 언젠가 입소문이 나서 한번은 볼 작품, 멈출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 나이대도 그렇지만, 저희 어머니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셨다. 나이불문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라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cykim@osen.co.kr
[사진] 고스트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