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프리킥 골' 정상빈, 얼마나 잘 찼으면... '적장' 앙리, 패배 분통에도 "골 아름다웠다" 인정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11.21 15: 30

정상빈(21, 미네소타)의 프리킥 골에 적장도 놀랐다. "아름다웠다"며 인정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2세 이하(U-22)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프랑스 르아브르 스타드 오세안에서 열린 프랑스 21세 이하(U-21)팀 과의 평가전에서 공격수 정상빈(미네소타)의 멀티골을 앞세워 3-0 승리를 거뒀다. 반면 프랑스는 홈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10월 막을 내린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목표를 달성해 대회 최초 ‘3연패’ 새역사를 세운 황선홍 감독은 프랑스까지 잡았다.

[사진] 정상빈 / OSEN DB

상대는 1살 어린 선수들이었지만 프랑스 원정이었기에 경기 전 한국의 대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3골이나 뽑아내는 화력을 자랑하며 황선홍호는 프랑스를 상대로 무실점 3골 차 승리를 거뒀다.
정상빈의 활약이 대단했다. 그는 킥 능력,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능력 등을 모두 발휘했다. 상대팀 감독이자 ‘아스날 전설’ 티에리 앙리가 인정할 정도였다.
[사진] 정상빈 / 대한축구협회.
그의 발끝에서 한국의 첫 번째 골이 나왔다. 정상빈은 후반 25분 아크 부근, 골대와 다소 먼 거리의 프리킥 키커로 나서 ‘대포알 슈팅’으로 프랑스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공은 골문 안 구석에 꽂힌 뒤였다. 공이 너무 빠르기도 했고, 또 강해서 수비벽은 무용지물이었다.
추가골도 정상빈 발끝에서 터졌다. 후반 33분 그는 왼쪽에서 올라오는 낮고 빠른 크로스에 발을 갖다 대 멀티골을 완성했다.
후반 45분 한국의 쐐기골이 터졌다.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볼처리 하지 못한 상황에서 홍윤상(포항 스틸러스)이 회심의 슈팅으로 프랑스의 추격 동력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득점을 올렸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프랑스 매체 ‘프렌치 풋볼 위클리’에 따르면 경기 후 앙리 감독은 “두 번째와 세 번째 골을 우스꽝스럽게 내줬다. 그렇게 (한국선수들이) 크로스하게 놔두다니..”라면서 “우리가 많은 기회를 만들었는데, 그것을 놓치면 상대팀이 우리를 처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만든다”라고 경기를 주도하고도 무득점 패배 한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 티에리 앙리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면서도 앙리 감독은 정상빈의 ‘환상 프리킥 득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상빈은 어릴 적부터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다. 초등학교 졸업 해에 ‘차범근 축구상 우수상’을 받았고, 수원 삼성 산하 유스 시스템인 매탄중학교와 매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3이던 2020년 여름 수원과 준프로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프로 세계에 입문, 2021년 28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 맹활약했다. 고등학생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른 경험도 있다.
‘겁 없는 신예’로 불린 정상빈은 지난해 1월 일찌감치 유럽으로 무대를 옮겼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과 계약 후 스위스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로 곧바로 임대를 떠났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로 지난 3월 이적했다.
한국은 내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AFC 2024 23세 이하 아시안컵 겸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다. 3위 안에 들어야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4위는 아프리카 예선 4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이날 정상빈은 항저우아시안게임 합류 불발의 아쉬움을 골로 날렸다. 그리고 ‘멀티골’로 황선홍 감독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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