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히트하고 있는 예능을 뽑으라고 하면, 단연코 ‘콩콩팥팥’이지 않을까. 김기방, 김우빈, 이광수, 도경수로 내려오는 멤버들의 케미와 열심히 밭농사를 하고 맛있는 밥을 먹는 것 뿐인데도 보는 재미가 넘친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본방송 이외에도 유튜브 클립 조회수도 좋다. 하루에 5~6번 넘는 재방송 횟수도 주목할 만 하다. 그런데 ‘콩콩팥팥’을 보다보면, 괜시리 과거 인기를 끌었던 ‘1박2일’의 향수가 느껴지곤 한다. 특히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았던 ‘1박 2일’ 전성기 때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그 동네 주민들과 친해지는 과정, 몰입도를 높이는 스태프와 내기는 물론, 멤버들이 방문했던 두부집, 막국수집, 숙소 등이 화제가 되는 모습에서는 과거 ‘1박 2일’이 끝난 뒤 해당 코스로 여행을 다녀온 블로거들이 후기가 올라오던 시절을 연상시킨다. ‘콩콩팥팥’으로 인해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으로 여행을 떠났다는 ‘콩콩팥팥 투어’ 단어가 등장하기도.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멤버들의 케미. 4명의 멤버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다보면, 예전 ‘1박 2일’에서 강호동과 이승기가 맏형과 막내의 케미를 보였던 것, 은지원과 이수근이 쓸데없는 논쟁(본인들에게는 아주 중요했던)으로 말싸움을 이어가던 것이 생각이 나곤 한다.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면 ‘콩콩팥팥’은 81년생 맏형 김기방을 필두로 85년생 이광수, 89년생 김우빈, 93년생 도경수로 이어지지만, 이들 관계에서 나이와 서열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서열이 없는 이들의 관계에서 ‘형’이라는 호칭만 있지, 도대체 누가 형인지 아우인지 모를 상황이 이어지는 게 하나의 웃음 포인트가 된다.
반면 ‘1박 2일’은 분명한 서열이 있었다. 씨름선수 출신 강호동을 중심으로 비서같기도, 앞잡이 같기도 한 이수근, 도대체 아이돌 출신이 맞는 건가 싶던 ‘은초딩’ 은지원, 전교회장 출신 국민남동생 이승기로 이어지는 조합이었다. 확실한 서열이 있지만, 맏형 강호동의 머리 위에 올라가있는 막내들의 모습이 시청자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특히 '나만 아니면 돼', '복불복이여 영원하라' 같이 순간적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유행어도 '1박2일'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였다.
이런 나영석 PD의 ‘아는 맛’이 결국 또 통했다. 연초 이광수가 나영석 PD에 “친한 친구들끼리 같이 뭐 하나 할 거 없을까요?”라고 물었던 것이 ‘콩콩팥팥’이라는 결과를 내게될 지 누가 알았을까. 절친이기에 이들이 평소하던 일상 속 재미가 그대로 나온다는 점도 신박했다.
‘콩콩팥팥’에서는 식사, 간식, 숙소 등 돈을 내야하는 상황이면 맏형 김기방부터 막내 도경수까지 일단 스톱워치를 꺼내든다. 스톱워치를 두번 돌려 소수점 둘째 자리의 숫자를 곱한다. 나올 수 있는 수는 0부터 81로, 가장 낮은 수가 나온 멤버가 돈을 내는 것. 그래도 농사일에 필요한 도구를 사거나, 큰 돈이 들어가는 경우에는 제작진이 나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맛’이 결국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이유가 됐다. 오죽하면 제작진조차 “보통 저희가 장소를 정하면 출연진들이 근처 숙소를 정하는데, ‘콩콩팥팥’은 출연자들이 숙소를 정하면 제작진들이 그 옆방을 잡는 식이다”라고 기존 촬영과 다른 점을 언급했다.
아는 맛에 신선함까지 더해지니 ‘콩콩팥팥’은 잘 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시청률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콩콩팥팥’ 1회는 나영석 PD가 목표했던 3%를 단순에 넘는 3.2%, 2회는 4.1%, 3회는 4.4%로 나날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4회 4.1%, 5회 4.1%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했고, 가장 최근에 방송된 6회는 3.8%로 다소 하락했으나 안정적으로 시청자를 확보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앞으로 공개될 ‘콩콩팥팥’에서는 ‘몰래 온 손님’ 차태현과의 이야기는 물론, 조인성 역시 김장을 위한 추가 촬영에 게스트로 출격한다(11월 16일 OSEN 단독 보도)는 소식이 전해져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넘치는 ‘해외 로케이션 예능’ 사이에서 ‘밭캉스 예능’이 얼마나 더 사랑받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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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제공,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