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드라마를 통해 인연을 맺고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는 이야기는 클리셰와 같다. 실제 많은 배우들이 작품을 계기로 연인이 되고, 나아가 결혼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드라마의 환상에서 벗어나 금세 결별 또는 이혼 수순을 밟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배우 류준열과 혜리(이혜리)가 결별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각가 정환, 덕선 역을 맡았다. 작중 정환은 덕선의 ‘남편 후보’ 중 한 명으로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끝내 덕선의 남편이 최택(박보검 분)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듬해 류준열과 혜리가 열애 사실을 인정하면서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를 지지하던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두 사람은 드라마에서 이루지 못했던 사랑을 현실에서 이뤘다는 반응과 함께 많은 축하를 받았고,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데이트 목격담, 인터뷰를 통한 서로의 언급과 함께 순조롭게 공개연애를 이어오는 듯 했다.
그런 가운데 류준열과 혜리는 공개 열애 7년 만에 다시 연예계 동료로 돌아갔다. 양측 소속사는 결별을 인정하면서도 이유나 시기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배우 조병규와 김보라는 2018년 방송돼 큰 흥행을 거둔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각각 차기준, 김혜나 역으로 함께 출연했다. 당시 ‘SKY 캐슬’ 메이킹 영상에서 묘한 분위기를 풍겨 많은 팬들의 지지 속에서 여러차례 열애설이 불거졌지만, 배우가 직접 “친한 사이일 뿐”고 일축해 아쉬움을 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드라마 종영 직후 열애를 인정하며 공개연애를 시작했다. 2019년 2월 초부터 교제를 시작했다는 조병규와 김보라는 팬카페를 통해 “드라마를 통해서 친한 사이가 됐고, 이후 연락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서로에게 호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당당히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그 만남은 오래가지 않았다. 열애를 인정한지 1년 반만에 결별을 발표한 것. 2020년 8월 양측 소속사는 “김보라와 조병규가 결별한 것은 사실”이라며 “두 사람 모두 좋은 동료 사이로 남아 서로를 응원하기로 했다”고 결별설을 인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11월에는 KBS2 일일드라마 ‘끝까지 사랑’에서 로맨스 연기를 펼쳤던 배우 강은탁과 이영아가 열애를 밝혔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결별 수순을 밟았다. 작중 달달하고 애틋한 케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던 두 사람은 “‘끝까지 사랑’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다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며 열애를 알렸다.
두 사람의 열애 소식이 전해지자 ‘일과 사랑을 다 잡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데뷔 15년만에 처음으로 공개 연애를 시작한 이영아를 향한 팬들의 축하가 쏟아지기도. 하지만 “연애 시작 한달째” 풋풋한 커플이었던 강은탁과 이영아는 5개월만인 2019년 4월 결별을 밝혔다.
당시 소속사 측은 “강은탁과 이영아가 헤어진 게 맞다. 올해 초쯤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헤어진지 2~3개월쯤 된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동료로 돌아간 것.
그런가 하면 드라마를 통해 결혼까지 이어졌지만 끝내 이혼한 커플도 있다.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는 2016년 방송된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강모연 역으로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케미는 드라마 종영 후에도 이들의 현실 연애를 지지하는 팬들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여러 차례 열애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강력히 부인하며 열애설을 잠재웠다.
하지만 두 사람은 드라마가 종영한지 불과 1년만에 돌연 결혼을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결혼 발표 2주 전에도 열애설을 부인했던 만큼 이들의 결혼 소식은 갑작스러웠다. 그렇기 때문일까, 열애 공개 과정마저 건너뛰며 2017년 10월 초스피드 결혼식을 올린 송중기와 송혜교는 결혼 1년 8개월만에 이혼조정절차를 밟았다.
2019년 6월 송중기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한 사실을 밝혔다. 이혼 사유에 대해 송혜교 측은 “성격차이”라며 “양측이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해 7월 이혼 조정이 성립되면서 송중기와 송혜교는 세기의 커플에서 동료 배우로 돌아갔다.
배우 안재현, 구혜선은 2015년 방영된 KBS2 드라마 ‘블러드’에서 만나 이듬해 3월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소속사는 “드라마 종영 후 좋은 관계로 발전한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2개월만인 같은해 5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후 안재현과 구혜선은 tvN 예능 ‘신혼일기’에 함께 출연하며 애정을 드러냈지만, 2019년 8월 불화를 폭로, 진실공방을 이어가며 구설에 올랐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 소송을 제기, 2020년 7월 합의이혼을 하면서 결혼 4년만에 남이 됐다.
2017년 종영한 KBS2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만나 실제 연인으로 발전, 같은해 9월 결혼식을 올리며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사랑을 이룬 배우 이동건과 조윤희는 2020년 갑작스러운 이혼 소식을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두 사람은 결혼 후 3개월만에 득녀 소식을 전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3년만에 돌연 이혼을 알린 것.
당시 소속사 측은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을 결정했고 서울 가정법원에서의 이혼 조정 절차를 통해 이혼했다”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갑작스러운 소식을 알려드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양육권은 조윤희가 가졌으며, 재산분할 등 소송 없이 완만히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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