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에 이끌려”..김무준, ‘연인’ 통해 맞은 터닝포인트 “2024년 기대돼”[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11.30 08: 46

 배우 김무준이 ‘연인’을 통해 일군 성장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최근 OSEN 사옥에서는 MBC 금토드라마 ‘연인’에서 소현세자 역을 맡은 배우 김무준의 종영인터뷰가 진행됐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 멜로 드라마. 김무준은 “촬영이 끝난지 2주도 안 됐다. 겨울에 시작해서 겨울에 끝날 정도로 긴 시간 촬영을 했는데, 그동안 못 했던 것들을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던 김무준은 “쉬운 게 아니었다.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이참에 공부도 하게 됐다. 값진 경험이었다. 앞으로 또 사극을 찍을 수도 있고 시대극을 찍을 수도 있을 텐데, 값진 거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연인’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실존 인물과 가상의 인물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소현세자를 연기했던 김무준은 “실존 인물이고, 병자호란은 실제 우리나라 역사다 보니 그걸 건드는 게 조심스러웠다. 자칫 잘못 공부하거나 공부가 부족해서 실수 할까 봐 걱정이 많이 돼서 소현세자가 등장하거나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많이 찾아봤다. 서적이나 미디어를 찾아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그는 “실존 인물이다 보니 마구잡이로 제가 원하는 대로 연기를 해 버리면 안 되지 않나. 기록이 남아있으니 소현세자라는 인물에 대해 공부했고, 그 한정적인 테두리 안에서 마음껏 해보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봤다”고 설명했다.
김무준이 소현세자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것은 남궁민의 조언이었다. 작중 이장현(남궁민 분)이 소현세자의 성장을 도왔듯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김무준은 “초반에는 나름대로 공부해서 준비해 갔는데 많이 부족한 모습이 보였나 보다. 어느 날 남궁민 선배님이 오셔서 ‘소현아. 네가 세자라는 지위를 잊으면 안 된다. 세자라는 지위에서 나오는 힘이 있다’는 말을 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까 맞더라. 세자의 걸음걸이, 손짓, 발짓, 말하는 어투가 있지 않나.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손짓 하나로 사람들이 알아서 움직일 텐데, 저는 그걸 조금 잊고 있었나 보다. 그래서 선배님이 그 말을 하시는 순간 깨닫고 좀 더 철저하게 공부 해보고 고민도 더 하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궁민에 대해 “다들 잘 아시겠지만 연기를 너무 잘하신다. 선배님이 이끌어준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이끌어준다기보다 이끌린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제가 10중에 8을 해도 선배님과 연기를 맞추면서 하다 보면 9~10을 하게 된다. 좀 더 나아질 수 있고 올라갈 수 있게끔 해주신다. 많이 배웠고, 배려도 많이 해주셨다. 신 끝나면 먼저 오셔서 조언해 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18회에 등장한 인조(김종태 분)와의 독대 장면 비하인드도 전했다. 김무준은 “18부 대본이 나왔을 때 남궁민 선배님이 촬영 끝나고 ‘너 대본 봤지? 거기 중요한 거 있더라. 인조랑 하는 거. 기대할게’라고 장난을 치면서 퇴근하셨다. 그때 ‘이거 보여드려야 된다’ 싶어서 대본을 진짜 많이 봤다. 현장에서도 선배님, 감독님과 얘기하고 촬영했는데 뒷부분으로 가면서 감정이 중간에 깨졌다. 감독님이 바로 알아채시고 기회주셔서 다시 했는데, 그 신을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제가 계산하고 한 게 아니라 그 날은 진짜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오히려 기분 좋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렇게 끝내고 종방연 때 남궁민 선배님이 ‘봤어 그거. 잘 했더라’라고 하시더라. 제가 ‘대본 진짜 많이 봤습니다’라고 하니 ‘많이 봤어? 티가 나’라고 하셨다. 괜히 좋더라. 시청자분들도 좋게 봐주셨는지 18회가 방송된 후 반응이 터졌다. 저도 기분이 좋았고, 주변 사람들도 좋아해 주셔서 한편으론 ‘다행이다. 잘 넘어갔구나’ 싶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특히 ‘연인’은 시대적 배경 탓에 등장인물들이 만주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작중 짧게나마 만주어를 사용했던 김무준은 “제가 만주어를 사용하는 장면은 두 번인데, 한 번은 그냥 한 마디고 두 번째가 한 줄짜리였다. 한 줄짜리인데도 쉽지 않더라. 한국어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발음이 어렵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다른 선배님들은 저 긴 만주어 대사를 하시는지 신기하더라.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며 “청나라 캐릭터를 연기하신 선배님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대사가 한 줄밖에 없으니까 기초부터 배우진 않고 그 대사를 어떻게 하는지, 단어가 어떤 뜻인지만 배웠다. 교수님이 가르쳐 주시는 대로 했다”고 밝혔다.
‘연인’ 속 소현세자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김무준은 “전 제가 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다 절 끌어 주신 거다. 저와 맞상대 하시는 모든 배우분들,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소현세자가 나올 수 있게 배려해주시고 끌어주셨다. 저를 보여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무준은 ‘연인’에 대해 “값진 거름이 될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연인’을 통해 ‘첫’이 붙는 게 많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 앞으로도 ‘연인’을 거름 삼아서 좀 더 보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웠던 부분은 잘 생각해놨다가 다음번에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어떤 작품이든 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웹드라마 ‘뉴런’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해 JTBC ‘알고있지만,’을 통해 정극에 데뷔한 김무준은 “1년에 한 작품 씩 하고 있는데, 3년이 저한테는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는 것 같다”고 지난 3년을 돌이켜 봤다. 그는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안 좋은 일들도 많았고. 올해 ‘연인’을 시작하면서 제 삶도 그렇고 연기에서도 그렇고 터닝포인트가 됐다. 제가 많이 바뀌었고, 많은 걸 알아가고 뉘우치고 깨달았던 년도였던 것 같아서 앞으로 2024년부터의 제 삶이 스스로 기대가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신의 목표에 대해 묻자 김무준은 “처음 연예계에 들어오기 전, 아무것도 몰랐을 때의 김무준은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다’, ‘시청률 잘 나오는 작품 찍고 싶다’, ‘상 받고 싶다’와 같은 생각이 많았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만 욕심을 냈다. 그런데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많은 걸 보고, 듣고, 겪다 보니 눈앞에 보이는 것들만 쫓으면 닿지 못할 것 같더라. 기본적인 것들부터 하나씩 해나가야지 그것만 맹목적으로 바라보고 가면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겠다는 걸 깨달았다. 그 후부터는 욕심을 내지 않고 해야 할 것들을 하면서 살면 언젠가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면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상 저는 흐르는 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얘기를 한다. 저뿐 아니라 모두가 다 각자의 삶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건 버티면서 살아가지 않나. 그게 꼭 흘러가는 물 같더라. 바위에도 부딪히고 풀에도 부딪히면서 졸졸 흘러가는 게 꼭 우리가 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힘듦이나 고난이 올지라도 끝까지 버티면서 한번 해 보자’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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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아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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