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3수→스승과의 재회도 반등 없었다…최초 200안타 대기록 보유자 방출, 명예회복 기회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1.25 17: 20

스승과의 재회에도 결국 반등은 없었다. 이제는 ‘자유의 몸’이 된 서건창(34)에게 반등의 기회가 있을까.
LG는 보류선수 제출 마감일인 25일, 12명의 보류선수 명단 제외 선수를 발표했다. 투수 송은범 이찬혁 김태형 성재현 임정우, 내야수 서건창 정주현 김성협  최현준, 외야수 이천웅 최민창 이철민 등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천웅은 지난 4월, 인터넷 불법 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사실상 재기 불능의 상황에 놓였다. 아울러 1990년생 ‘에드먼튼 키즈’ 중 한 명이었던 정주현은 15년의 프로생활을 정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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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방출 선수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선수는 단연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방출됐지만 넥센(현 키움)에서 다시 재기의 기회를 받았다. 결국 2012년부터 겨우 커리어를 이어가게 된 서건창은 2014년 KBO 최초의 200안타 대기록을 세우며 MVP까지 수상하며 커리어를 만개시켰다. 흙속의 진주가 빛나기 시작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반짝임의 시간은 짧았다. 서건창은 이후 무릎 십자인대 부상, 정강이 부상 등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커리어는 서서히 내리막을 걸었다. 2021년에는 FA를 앞두고 연봉을 셀프 삭감하는 등 FA를 위해 각오를 단단히 했다. 
여기에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7월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정찬헌과 1대1 트레이드 됐다. LG는 2루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서건창을 데려왔다. 서건창은 프로에 입문하게 해주고 또 방출의 쓴맛까지 안겨준 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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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건창은 키움과 LG에서 활약하며 144경기 타율 2할5푼3리(513타수 130안타) 6홈런 67타점 18도루 OPS .693의 성적에 그쳤다. 셀프 삭감 등으로 FA 등급을 낮추기 위한 노력까지 했지만 서건창은 그에 걸맞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FA 재수를 선택했다. 하지만 재수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 2022시즌 77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2할2푼4리(219타수 49안타) 2홈런 18타점의 성적에 그쳤다. 서건창은 선택의 여지 없이 FA 삼수를 선택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는 자신을 발굴하고 200안타 대기록까지 이끌었던 염경엽 감독과 재회했다. 염 감독이 새롭게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서건창도 다시금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 했다. 염경엽 감독도 서건창의 부활을 적극 지원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서건창은 타율 4할6푼2리(47타수 17안타) 4타점 4도루 5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범경기 타격왕에 오르면서 정규시즌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서건창에게 더 이상의 반등은 없었다. 시범경기가 올해 최고점이었다. 공수에서 모두 흔들렸다. 그리고 그 사이 신민재가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서건창의 존재감이 그립지 않을 정도로 활약했고 이후 끝까지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서건창은 결국 팀의 정규시즌 우승 순간에도,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순간에도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5월 19일 1군에서 말소된 이후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기 전까지 콜업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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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44경기 타율 2할(110타수 22안타) 12타저 OPS .542의 성적이었다. FA 3수를 했음에도 서건창은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이미 서건창은 LG의 전력이 아니었다. 결국 서건창과 LG는 지난 2008년 이후 또 다시 방출로 인연을 마무리 하게 됐다. 
관건은 서건창에게 명예회복의 기회가 다시 주어질 수 있느냐다. 이날 방출은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에서도 외면 당했다는 의미와도 같다. 그 누구도 서건창에게 반등의 가능성을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다만 2차 드래프트 지명을 할 경우 양도금을 원 소속구단에 줘야하고 또 1군 의무 등록 기간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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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아무런 제약 없이 방출생을 영입한다면 비교적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과연 서건창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까. 첫 방출 만큼 아픈 두 번째 방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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