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잊지 않겠습니다" 줄줄이 떠난 감독, 코치, 김강민까지…옛동료는 "씁쓸하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11.26 13: 40

“모든 걸 잊지 않겠습니다.” SSG 랜더스 내야수 박성한(25)이 짧게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끈 김원형 전 감독은 경질됐고, 그와 함께하던 코칭스태프도 대거 바뀌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 스타들까지 떠났다. 18년 동안 한 팀에서 뛴 포수 이재원은 직접 방출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23년을 뛴 외야수 김강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재원, 김강민 모두 SSG 전신인 SK 시절부터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우승까지 이끌었던 노련한 선수들이다. 30대 중반, 40대 초반이 되면서 예년만큼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하지만, 동료들에게는 기댈 수 있는 형들이었다.

한화로 간 김강민. / OSEN DB

많은 선수가 이재원, 김강민에게 의지했다. 성적 부진으로 뿔난 팬들도 있지만, 이렇게 한 팀에서 오래 헌신한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한 순간에 떠나길 바라는 팬은 많지 않다.
그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같은 목표를 향해 뛴 동료들의 마음은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원형 전 감독부터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등 오랜시간 함께 한 선배들이 팀을 떠났다. 곽현희 트레이닝 코치도 팀에서 나왔다.
박성한은 개인 SNS를 통해 김강민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 “주신 모든 것을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 외야수 하재훈은 박창민 수석 코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 너무 감사했다. 우리 선수들 한명 한명 약손으로 치료해주고, 또 강한 멘탈과 몸을 만들어줘서 감사했다. 다른 팀에 가서도 선수들을 위해 많이 힘써주길”이라고 전했다.
김원형 전 감독. / OSEN DB
한유섬은 이재원과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며 “이제 같이 할 수는 없지만 어디에서든 모두 항상 응원할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주환과 찍힌 사진, 최항이 그라운드를 달리는 사진, 임준섭 사진을 차례로 올렸다.
최주환과, 최항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떠났다. 최주환은 키움 히어로즈로, 최항은 롯데 자이언츠로 간다.
김강민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지명을 받자 김광현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도 있지만, 오늘은 해야겠다"며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가요 형. 오늘 진짜 춥네”라며 김강민와 이별을 아쉬워했다.
김광현의 게시물에는 은퇴한 옛동료 정영일이 “씁쓸하다”고 댓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정영일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원 형 덕분에 1군에서 야구할 수 있었다. 공 받아줘서 영광이었다. 항상 고맙다”고 글을 남겼다.
허무하게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충격 여파는 컸다. 결국 김성용 단장이 1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SSG는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SSG 선수단.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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