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께서 먼저 제안” 39세 최고참 마법사, 내년에도 현역이다…다시 만난 절친과 V2 재도전 [오!쎈 용인]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26 17: 00

KT 위즈의 최고참 마법사 박경수(39)가 2024시즌에도 현역으로 뛴다. 
박경수는 2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선승관에서 열린 2023 KT 위즈 팬 페스티벌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 생활을 1년 더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내년에도 주장을 하는 조건으로 현역 연장을 제안해주셨다. 단장님도 같은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1984년생인 박경수는 올해도 KT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수행했다. 최고참으로서 주장을 맡아 선수단의 중심을 잡았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며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타격은 107경기 타율 2할 1홈런 12타점에 그쳤지만 KBO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앞세워 막바지 순위싸움과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KT 내야진을 이끌었다. 

KT 박경수 / backlight@osen.co.kr

KT 박경수 / OSEN DB

처음 현역 연장 제안이 왔을 때 이를 흔쾌히 수락하진 않았다. 아직 정식 계약서에도 도장을 찍지 않은 상태. 박경수는 “제안 받았을 때 고민이 됐다. 진짜 짐이 되기 싫기 때문이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언제든지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라며 “아직 구단과 코칭스태프에서 확실한 대체자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안해주신 것 같다. 내가 보험이라고는 하지만 결과를 내야 보험이 완성된다.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현역 연장은 개인적으로 감사한 일이다. 1년 내내 사실 행사만 뛰고 있는데 연장 계약을 제안해주셨기 때문에 나 또한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KT 박경수 / OSEN DB
19살에 프로의 꿈을 이룬 박경수는 내년 시즌 40살이 된다. 20년이 넘는 현역 생활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박경수는 “내 목표는 원래 38살까지 선수생활을 하는 거였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정말 좋은 팀에 왔고, 좋은 지도자분들을 만나 야구를 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렇기에 KT는 내게 더 특별하다. 내가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팀이다”라고 답했다. 
성남고 시절 거포 내야수로 이름을 날린 박경수는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1차 지명으로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그러나 10년이 넘게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평범한 수비형 야수로 커리어를 보냈다. LG 시절 타율은 늘 2할대 중반 아래였고, 거포라는 명성과 다르게 두 자릿수 홈런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KT 박경수 / OSEN DB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박경수는 2015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8억2천만 원에 막내 구단 KT로 이적하며 비로소 잠재력을 발산했다. 첫해부터 22홈런으로 성남고 거포의 귀환을 알린 뒤 2020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2016년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을 달성했고, 2018년에는 한 시즌 최다인 25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경수는 팀 KT의 살아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실력은 기본이고 2016년부터 3년 연속 주장을 맡으며 신생팀의 1군 정착에 큰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2020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6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에 골인했고, 2021년 생애 첫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박경수는 내년 시즌이 비로소 KT 내야진이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적기로 바라봤다. 박경수는 “내년에 심우준이 돌아오고 천성호가 상무에서 굉장히 잘하고 왔다. 물론 1군 무대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나를 보험 아닌 보험으로 생각하신 것 같은데 후배들이. 자리를 잡으면 과감히 놓고 떠나는 그림을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T 박경수 / OSEN DB
마흔 살의 나이에도 주장을 맡게 된 박경수는 “가장 중요한 건 주장 및 고참 역할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그대로 하면 될 것 같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더 맞춰야한다”라고 강조했다. 
KT는 지난 22일 개최된 KBO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사이드암투수 우규민을 지명하며 불펜을 보강했다. 박경수와 우규민은 과거 L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둘도 없는 절친 사이로, 박경수는 내년 시즌 우규민과의 재회에도 큰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현역 연장 결정에 따라 2003년 프로에 입단한 두 선수가 KT의 창단 2번째 우승 도전을 함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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