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발질,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에도 경찰의 결론은 유보였다. 또한 추가 수사를 예고하며 작은 가능성이라는 끈을 붙잡고 있다.
지난달 19일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내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마약 파문’에 대해 지금까지 사실로 밝혀진 건 없다. 이선균도, 지드래곤도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모발, 손톱·발톱, 다리털 정밀 검사 결과는 음성 또는 판단 불가였다. 특히 이선균은 드랑이털 등 체모를 추가로 채취해 검사까지 했으나 이 또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진술과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통한 정황만 가지고 수사를 진행해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한 까닭에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해 역대급 마녀 사냥을 남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 측은 “수사 대상자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진술을 하는데 확인 안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단계”라며 “명백한 증거 확보에 앞서 내사 단계에서 해당 사실이 알려져 수사가 쉽지 않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유흥업소 실장을 통해 이선균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의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 법원 측은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나 다툼의 여지, 수사 진행 상황, 피의자가 주거·직업·가족관계 등을 볼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의 연이은 음성 판정에 ‘마약 공급책’으로 지목 받은 의사의 구속 영장 기각으로 벽에 부딪혔지만 경찰은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드래곤의 불기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정밀감정 결과 음성으로 통보가 온 것을 맞지만 추가적인 수사를 일부 더 해야 할 내용도 있다. 여러 정황상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분명하다면 완전히 음성이라고 해서 불기소로 송치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결론은 유보”라고 덧붙였다. 일부 판례에서도 정밀 감정 결과와 관계 없이 마약 투약 정황이 확실한 경우 유죄가 선고된 경우가 있다는 게 경찰이 ‘유보’로 둔 배경이다.
또한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에 대해서는 “일부 투약 사실을 인정한 취지가 언론에 보도됐지만 법정 진술도 아니어서 의미는 없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얼마만큼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 또는 내사 중인 사람으로는 이선균과 지드래곤을 포함해 모두 10명이다. 입건된 인원은 5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방송인 출신 작곡가 정다은은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 뒤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