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연인'의 김성용 감독이 작품 연장에 대한 비하인드를 고백했다.
김성용 감독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의 메인연출이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로, 지난 18일 21회로 종영하기까지 뜨거운 인기와 호평을 받았다. 이에 김성용 감독은 지난 2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초 '연인'은 20부작으로 기획됐다. 황진영 작가가 처음에는 30부작으로 집필했으나 점점 짧아지는 최근 드라마 시장을 고려해 다양한 논의를 거쳐 20부작이 확정됐다. 그러나 뜨거운 인기 속에 연장이 논의 됐고, 1회 추가된 21회로 막을 내렸다.
김성용 감독은 "끝나기 한 두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너무 힘드니까 '진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그렇지만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해서 만전을 다 기울이고 끝나고 났더니 힘든 건 온 데 간 데 없고 마법처럼 너무 추억이 다 됐다.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냥 행복했다. 작품 끝내고 열흘 넘게 내일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기쁘다.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고 기뻐해주니까. 이 작업의 결과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기쁘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길어진 촬영 속에 후반부 연장을 두고도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던 상황. 실제로 '연인'의 연장은 종영 막바지에 확정되며 시청자들을 애태웠다.
이와 관련 김성용 감독은 "워낙 조심스럽고 말이 많이 돌기도 했다. 황진영 작가님이 워낙 긴 서사를 잘 쓰시는 분이고 애초 기획부터 30부작 생각하고 쓰셨다고 들었다. 그런데 워낙 시청 패턴이 짧고, 몰입감 있고, 밀도 있는 걸 원하다 보니 회사나 제작진 입장에서 줄일 필요를 느꼈고 24부작 내지 20부작으로 줄이자고 했다. 16부작 얘기도 나왔는데 그건 무리가 따랐다. 제가 처음 뵀을 때 24부작 정도로 줄여져 있었다. 그 와중에도 압축이 필요하다고 판단이 돼서 20부작으로 줄이자고 최종적으로 작가님과 회사와 합의하고 대본을 냈다"라고 작업 배경을 먼저 밝혔다.
이어 그는 "멜로 이야기만 가지고 가자면 충분히 풀 수 있는데, 시대를 담고 포로 속환 이야기, 환향녀 이야기를 다 그리려다 보니 사실은 21부작으로도 부족했다. 욕심 같아서는 더 밀도 있게, 나중을 생각했을 때 캐릭터 면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하고 싶었다. 21부작 정도로 줄일 수밖에 없었고 그 지루함이 늘어지고 반복된다는 느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작가님 가장 큰 장점이 터졌을 때의 임팩트인 것 같더라. 서사가 쌓이다가 터졌을 때의 임팩트가 워낙 강하다 보니까 그게 조금 덜 살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회차나 제작의 여유가 있었다면 로맨스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폭발력을 크게 가져갔을 텐데 그게 조금 아쉽기도 했다"라며 "시청자 분들이 견뎌주신 건 감사하지만 더 길어졌다면 조금 더 폭발력 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욕심 같아서는 조금 더 했으면 더 밀도가 생기지 않았을까 싶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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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