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악몽 끊는다' 전북, 킷치전 마지막 담금질...'날씨는 완벽·잔디는 글쎄'[오!쎈 홍콩]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28 19: 02

전북 현대 선수단이 홍콩 킷치 SC 원정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나섰다. 
전북 현대는 29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 홍콩의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킷치 SC와 맞붙는다.
현재 전북은 2승 2패, 승점 6점으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와 승점 동률. 반면 킷치는 1무 3패, 승점 1점으로 조 최하위다. 

[사진] 홍콩 스타디움에서 훈련 중인 전북 현대 선수단과 단 페트레스쿠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으로선 원정의 부담을 딛고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조 3위로 밀려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일단 킷치를 꺾고 홈에서 열리는 방콕 유나이티드(태국)와 6차전을 준비해야 하는 전북이다.
[사진] 단 페트레스쿠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 2위를 차지해도 탈락 가능성이 있기에 승점 3점이 더욱 절실하다. 조별리그 종료 후 각 조 1위 팀(동아시아 5팀, 서아시아 5팀)은 16강에 자동 진출하지만, 각 조 2위 팀은 권역별 5팀 중 상위 3개 팀만 16강에 오를 수 있다. 
물론 킷치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전북에 크게 밀린다. 올 시즌 ACL에서도 방콕전 무승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패했다. 하지만 전북은 방콕 원정과 라이언 시티 원정에서 연달아 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경기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동남아 악몽을 끊어내야 한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도 킷치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광주전 2-0 승리 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는 다음 경기다. 지금은 킷치전이다. 16강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다. 우선은 킷치전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K리그 최종전인 울산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리그 3위 가능성이 생기지만, 일단은 킷치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당연히 울산은 챔피언이고, 현대가 더비다. 팬들도 누구보다 승리를 원하고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다음 경기에 더 초점을 맞추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킷치전을 하루 앞둔 28일 전북 선수단은 홍콩 스타디움에서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부터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에 공식 등록할 수 있는 23인에 한 명 추가한 선수단 24인이 잔디를 밟았다. 외국인 선수는 나나 보아텡과 하파 실바, 아마노 준 셋만 함께했다. 
미디어에는 초반 15분이 공개됐다. 선수들은 5시가 되자 김정훈, 정민기, 공시현 골키퍼 3인방과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 두 그룹으로 나뉘어 몸을 풀기 시작했다. 키퍼진은 경기장 구석 한쪽에 골대를 세워두고 따로 훈련했고, 다른 선수들은 경기장 중앙에 모여 스트레칭에 집중했다.
페트레스쿠 감독도 선수들과 똑같이 몸을 풀고, 공을 만지며 열정적으로 훈련을 지휘했다. 그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무언가 크게 외치기도 했다. 10분 정도가 지나자 필드 플레이어들은 서너 명씩 짝지어 공 돌리기 훈련을 소화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화창한 날씨의 홍콩 스타디움.
조금씩 패여 있는 홍콩 스타디움 잔디.
날씨는 선선했다. 기온은 20도를 훌쩍 넘겼지만, 습하지 않은 데다가 바람도 쉴 새 없이 불었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동남아의 무더위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경기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다만 잔디 상태는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일명 '떡잔디' 수준은 아니었지만, 군데군데 조금씩 패인 곳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골대 앞이 많이 패여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전북 선수단이 26일 훈련을 진행했던 시우사이완 운동장보다는 훨씬 나은 상태였다. 28일 만난 안현범은 "시우사이완 운동장 잔디는 최악이었다. 한강 잔디가 더 좋을 정도였다. 네잎클로버가 보이는, 잎 두꺼운 잔디였다. 그런 데서는 경기 못 한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홍콩 스타디움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전북 선수들이 익숙한 잔디는 아닌 만큼, 빠른 적응이 필요해 보인다. 안현범도 "경기는 자신 있다. 그런데 잔디가 정말 변수가 많다. 경기장 컨디션을 봐야 한다"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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