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 나가있어' 축구에 오렌지카드가 생긴다? "다음 시즌 PL 도입, 원칙적 합의"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29 13: 15

이제는 축구에서도 '10분간 퇴장'을 볼 수 있을까. 옐로카드와 레드카드에 이어 '오렌지카드'가 새로 등장할 가능성이 생겼다.
영국 '더 선'과 '텔레그래프' 등은 29일(한국시간) "새로운 럭비 스타일의 조치인 오렌지카드가 축구에 도입될 예정이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빠르면 다음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같은 엘리트 대회에서 오렌지카드를 시험하기로 원칙적 합의를 마쳤다"라고 보도했다.
오렌지카드는 경고와 퇴장 사이의 임시 퇴장 조치를 뜻한다.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주기엔 부족하지만, 단순한 옐로카드로는 부족한 반칙이 나왔을 때 꺼내 들 수 있는 조치로 증가하고 있는 경기 중 징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승인됐다. 

오렌지카드 제도는 이미 풀뿌리 축구와 유소년 축구에서 시행되고 있다. 영국에선 지난 2019년부터 아카데미 수준의 축구 경기에서 10분짜리 퇴장인 오렌지카드를 도입해 선수들의 과도한 항의를 막는 데 효과를 봤다. 
[사진] 경고만 받았던 조르조 키엘리니.
IFAB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전술적 반칙도 오렌지카드로 제재하려 하고 있다. 지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결승전에서 나왔던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반칙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그는 잉글랜드 공격수 부카요 사카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며 방해했지만, 경고만 받았다. 텔레그래프는 "새로운 조치가 시행되면 키엘리니가 저질렀던 반칙은 오렌지 카드를 받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렌지카드가 최상위 축구에서도 10분 퇴장 조치일지 혹은 새로운 조정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어떤 반칙 상황에서 주어져야 하는지 더 정확한 기준도 세워야 한다.
마크 불링엄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 겸 IFAB 이사는 "우리는 항의 분야에서 오렌지카드 도입을 고려했고, 이는 잉글랜드 풀뿌리 축구 경기에서 항의 부분에서 매우 잘 작동했다. 우린 다른 분야, 특히 전술적인 반칙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팬들은 유망한 역습 기회가 그런 반칙으로 무산되는 것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고, 옐로카드로 충분한지 의문을 갖는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프로토콜에 관여해야 하는지 검토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선수들은 전술적 반칙, 냉소적 반칙, 영리한 반칙, 유망한 공격을 막는 반칙이라고 불리는 반칙을 한다. 그 선수들은 경고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반칙한다. 우린 그런 반칙이 경기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만약 그들이 임시 퇴장을 당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반칙을 하지 않게 될까? 임시 퇴장은 치료라기보다는 예방이었다. 선수들은 임시 퇴장의 위험을 알게 되고, 그러므로 반칙하지 않는다. 같은 변화가 생기길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관중들은 주심이 오렌지카드를 꺼내 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순 없을 전망이다. 더 선에 따르면 오렌지카드는 단지 전광판에만 표시될 예정이다.
IFAB는 오렌지카드 이외에도 여러 규칙 변경을 논의했다. 주장만 심판 판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페널티 박스 내에서 핸드볼 반칙을 저질러도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만 퇴장으로 처벌하는 방안, 페널티킥을 찰 때 공이 페널티 마크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하는 방안도 많은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킥과 코너킥, 경고누적 퇴장 시 비디오 판독 적용 여부도 추가 논의 대상 중 하나다. 규칙 변화에 대한 투표는 이듬해 3월 2일 연례 총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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