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이진희 의상감독이 배우 안은진과 남궁민의 의상작업 비화를 밝혔다.
이진희 디자이너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서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에서 의상감독으로 활약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특히 실제 세월감을 듯한 한복과 청나라의 복식까지 고스란히 재현한 의사들일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도우며 호평을 받았다. 이에 의상감독이었던 이진희 디자이너에게 '연인'의 작업 비화를 들어봤다.
그는 먼저 '연인'의 의상 테마에 대해 남녀주인공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여자 주인공 길채(안은진 분)에 모든 여성 분들이 동화될 거라 생각했다. '연인' 자체가 길채의 성장여정을 그린 작품이었다. 길채가 장현(남궁민 분)이라는 참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서 자기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도 봤다. 그걸 보면서 누구나 자기의 성장과 여정이 담긴 동화를 떠올릴 거라고 생각했다. 장현은 동화보다는 매력적이었다. 가벼운 듯 한데 극의 중심을 끌고 가는 캐릭터이고 상황에 따라 입체적으로 변하는 캐릭터라 섹시하고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라고 평했다.
이어 "길채의 여정이 우리나라의 사계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계절의 색채로 길채의 여정을 끌고 가면 전반적인 톤앤매너랑 맞겠다는 생각으로 컬러 팔레트 만드는 데에 시간을 오래 가졌다"라고 밝혔다. 실제 진주실크 홍보대사이기도 한 이진희 디자이너는 직접 의상의 원단까지 염색했다. 그는 "원단 짜고 염색하는 것만 3~4개월 걸렸다. 촬영양이 많은 건 최대한 뒤로 미뤄달라고 한 게 원단을 짜서 염색을 해야 해서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전통의상의 형태까지 고려한 바를 강조했다. 실제 '연인' 속 한복들은 퓨전이 아닌 전통 한복 의상을 고스란히 재현해내 호평받은 바. 이진희 디자이너는 "형태적으로도 17세기 복식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서 저고리가 길고 동정도 넓고 깃도 길다. 보는 분들이 제가 디자인했다고 생각하시는데 아니다. 그냥 고증이다. 퓨전한복, 혼수한복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전통 디자인을 새롭게 디자인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기존 한복은 잘 팔리는 예쁜 옷을 만드는 데에 중점을 뒀다면 저희 작업은 이 사람들의 여정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고증의 색감이나 형태랑 선들에 정직하게 전통으로 갔다. 그런 것들을 낯설게 보신 것 같다"라고 평했다.
또한 "늘 보던 걸 보면 쓰는 머리를 쓰는데 뭔가 보지 않았던 것들을 보면 더 집중해서 들여다 보지 않나. 의상을 전통으로 가니 보는 분들도 더 집중해서 보셨고 굉장히 새롭고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애기를 많이 하셨다는 생각을 해봤다. 기존 사극에서 '너무 퓨전으로만 했었나' 하는 고민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이진희 디자이너가 꼽은 '연인'의 한복핏은 누구였을까. 그는 "남궁민 씨"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무래도 가장 앞에 나선 주인공이다 보니 잘 어울리게 해주고 싶었고, 또 실제로도 잘 어울렸다. 볼 때마다 많이 흡족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남궁민 씨 의상들에 디테일들이 많았다. 도포에 철릭 형태를 결합하고 사냥할 때 손목에 뗐다 붙였다 하는 형태도 가미해서 품위도 있으면서 필요에 의하면 떼고 말을 탈 수 있는 활동성도 가미한 옷으로 적절한 디자인적인 요소들을 많이 찾았다. 그 모든 게 배우와 캐릭터랑 너무 찰떡이었다"라고 밝혔다. / monamie@osen.co.kr
[사진] 이진희 디자이너,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