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10주년의 키워드는 연예대상이었다. 기안84가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팜유즈 역시 막판 승부를 남겨두고 있는 것. 전현무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만루홈런을 예고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10주년 기자간담회가 4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허항 PD를 비롯해 전현무, 박나래, 기안84, 이장우, 키, 코드 쿤스트, 김대호 아나운서가 참석했다.
지난 2013년 3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수 스타들의 다채로운 무지개 라이프를 보여주는 싱글 라이프 트렌드 리더 프로그램으로,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으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10년 동안 이어진 장수 예능이라는 점에서 ‘나 혼자 산다’가 갖는 의미도 남달랐다.
이날 먼저 전현무는 “10주년이 됐다는 얘기는 10년째 내가 혼자라는 이야기”라며, “거의 10년 가까이 있다 보니까 초창기에는 혼자 사는 것 자체가 많이 우울하고 짠한 느낌일 때 신입으로 들어왔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짠하게 보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혼자 사는 분들도 많으시고 너무나 다양하게 1인 가구 라이프를 즐기다 보니까 10년 하면서 대중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나래도 “처음 무지개 모임에 나왔을 때는 어색했었다. 회원들도 잘 만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 끈끈하고 가족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성장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나도 성장했고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기안84는 “원래 만화가였는데, ‘나 혼자 산다’ 나오면서부터 먹고 자고 그런 게 노출됐는데 이렇게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았다. 감사한 일이다. 굉장히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프로그램에 사랑을 주는 시청자들에게 고마워했다.
이장우도 “4년 정도 됐는데, 처음에는 한 두번 촬영하고 말겠지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약간 가족 같이 되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결혼하면 배신감이 들 것 같기도 한다. 파트너십으로 결혼을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라고 밝혀 웃음을 줬다.
키 역시 “물론 저는 10년의 기간을 다 같이 한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제 일상을 사랑해주신 다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다. 제 일상 보여주기 전과 후로 바뀐 제 모습을 생각하면 전현무, 기안84처럼 사는 것 처음 본다. 다름도 인정하면서 내가 배울 점이 너무 많이 생겼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따라서 살아보려고 한다는 점이 내 안에서는 가장 크게 바뀐 지점인 것 같다. 좋은 점만 있는 것 같다”라며 ‘나 혼자 산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코쿤은 “저는 학창시절부터 그런 학생이었다. 남들 관찰하는 것 좋아하고 수업을 안 듣고 수업 듣는 친구의 모습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이 그것의 확장판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떻게 보면 덕업일치라는 느낌을 받는다.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면서 살았더니, 굉장히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내가 볼 수 없던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빼먹고 싶은 거 빼먹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되며, 10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달려왔다. 시즌제 예능이 대세가 된 가운데 ‘나 혼자 산다’는 마라톤을 하듯이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며 금요일 밤 가장 사랑받는 예능이 됐다.
허항 PD는 ‘나 혼자 산다’의 10주년 원동력으로 “가장 우리가 목숨처럼 지키고 있는 부분이 진실성이다. 어떠한 설정이나 일상이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하는 것은 모든 시청자들이 느끼더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회원님들은 본인의 일상을 거짓 없이 보여주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있다. 제작진은 최대한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데 많이 매진한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유지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런 부분이 프로그램의 영혼이 아닌가 싶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전현무 역시 ‘나 혼자 산다’의 진정성을 10주년을 이끈 원동력으로 꼽았다. 전현무는 “관찰 예능을 많이 하는데 여기는 정말 너무 ‘찐’이다. 관찰 예능이 어느 정도 카메라 스태프도 있고 제작진도 있어서 완전히 CCTV처럼 연예인들의 일상을 다 보여줄 수는 없다. 촬영하고 나서 물어보는 게 ‘이거 재미있니?’라고 묻는다. 정말 리얼이다. 재미를 위해서 무리한 설정을 하지 않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보이는 것 같다. 때에 따라서 지루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내보내는 거다. 이게 ‘찐’이니까. 그리고 오래 하다 보니까 ‘찐’들이 뭉쳐서 케미가 형성됐다. 진짜가 어우러진 시트콤을 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나 혼자 산다’는 한때 한국갤럽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에서 14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물론, 전현무와 박나래 등 MBC 연예대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나 혼자 산다’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리즈에서 활약한 기안84가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허항 PD는 “기안84 작가님의 대상 유력론이 나온 것은 ‘태계일주’에서도 그렇고 올해 활약하신 부분이 크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확답을 누가 받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PD로서 두 분을 응원하는 입장이다.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 혼자 산다’ 멤버들 역시 기안84와 팜유즈 전현무의 대상 경쟁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다만 ‘누가 대상을 받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다소 곤란해 했다.
박나래는 “저희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전현무 회장님이 세 번째 대상일지, 기안84의 첫 대상일지. 저는 아무래도 팜유즈로 활동하면서 전 회장님과 같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전 회장님이 받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기안84님이 받았으면 하는 것도 있는 게 대상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가가 촉촉해진다. 기안84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 대상은 오빠 것이 아니예요’라는 말이 못한다.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연예대상 유력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에 기안84는 다소 긴장하기도 했다. 기안84는 “너무 조심스럽다”라며, “현무 형이 처음으로 방송을 같이 한 연예인이고, 오랫동안 옆에서 봤다. 형 덕분에 엄청 많이 사회화도 됐고 많이 배운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 만약에 대상을 주신다면, 받는다는 게 무섭기도 한다. 어째든 나는 똑같이 살지 않을까요? 그걸 받는다고 해서 초심 잃지 않고”라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코쿤이 나서기도 했다. 전현무와 기안84가 대상 경쟁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 “이 둘 중에 한 사람이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오만하고 아쉬운 생각인 것 같다. 항상 두 분 모두 긴장하고 대상 날까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현무는 기안84를 응원하면서도 대만 팜유즈 방송으로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었다. 전현무는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기울어져 있다. 내가 올 한 해를 분석해 봤을 때, 야구로 비유한다면 5회 정도까지는 내가 단연코 앞서 있었다. 그런데 저 녀석이 인도 강물을 마실 때 동점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리고 갑자기 마라톤에 성공하면서 7대 4로 앞서 있다. 그리고 나는 9회말 2아웃까지 왔다. 그리고 대만 팜유즈가 있다. 이게 만루홈런을 치면 이긴다. 대만 팜유즈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기안84의 확률이 높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10주년을 맞은 나 혼자 산다’는 매주 함께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전현무를 비롯해 무지개 회원들 모두 끈끈하고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었다. 기안84와 전현무의 대상 경쟁이 이들의 10주년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더욱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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