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이 한국 영화의 희망으로 떠오르며 46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작품 속 주역들이 무대 인사마다 관객들에게 사과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누적 관객수 465만 명을 넘어섰고, 손익분기점마저 돌파해 500만을 향해 순항 중이다.
반란군을 이끄는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부터 진압군의 중심 이태신으로 열연한 정우성까지 주조연 배우들은 뜨거운 사랑에 보답하고자 매주 전국 무대인사를 돌고 있다. 이 가운데 분노를 유발하는 반란군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사과의 멘트도 덧붙이고 있는 것.
투자 배급사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공식 SNS에는 "유독 배우들이 등장과 동시에 사과하는 무대인사가 있다는데, '서울의 봄' 대국민 사과 중"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어 "서울의봄 무대인사 대국민 반란군 사죄 중입니다", "어제에 이은 반란군 대국민 사죄 릴레이 국방장관님 김의성 배우까지 합류하셨습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시선을 끌었다.
공개된 여러 사진과 다양한 영상 속에는 '서울의 봄' 배우들이 서울을 비롯해 부산까지 전국 극장을 누비면서 관객들을 직접 만나 무대인사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군사반란의 핵심 전두광 역의 황정민은 "일단 죄송하다. 모든 욕은 얼마든지 나에게 해주시고, 욕받이가 되겠다"며 "동시에 영화를 너무너무 사랑해주셔서 무대인사를 다닐 때마다 힘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유성주는 "참모차장 민성배 역을 맡았다. 난 진압군이지만 정말 죄송하다"며 "보시면서 많이 화도 나고 답답하실 것 같은데, 못난 별들 많이 꾸짖어 주시고, '서울의 봄'을 더욱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전두광 비서실장 문일평 역의 박훈은 "도청해서 죄송합니다"라며 "밤마다 지인들이 '널 손절하겠다'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웃음) 개인적으로 부모님들과 함께 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무대인사의 깜짝 이벤트처럼 마지막에 등장하는 김의성은 극 중 국방장관 오국상을 소화했다. 진압군에 속해 있으나, 반란군보다 더욱 분노를 치솟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는 영화를 찢고 나온 듯한 의상과 귀도리를 착용한 채 등장해 "나 많이 찾았냐?"며 오국상을 연상케 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 나한테 화가 많이 나겠지만 욕은 황정민에게 다 해주시고, 난 많이 사랑해달라"며 재치 넘치는 멘트를 더했다.
'서울의 봄'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꿔놓은 실제 이야기와 실존 인물들을 참고해 만들어졌는데, 영화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1026 사건을 시작으로 1212 군사반란까지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 군사반란의 숨겨진 역사적 사실에 일부 상상력을 가미, 분노와 울림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번 영화를 두고 관객들 사이에서는 "저혈압 치료제가 따로 없다", "첫 장면부터 분노와 스트레스가 폭발한다" 등의 평이 쏟아지고 있으며, 상영 내내 얼마나 분노가 유발되는지 '심박수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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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