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황소' 황희찬, 리그 8호 골→MOM 선정→PL 득점 4위...울브스, 번리 1-0 꺾고 연패 탈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06 11: 11

 '황소' 황희찬(27,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폭주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그가 리그 8호 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점 3점을 안겼다.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팀 선배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을 단 1골 차로 맹추격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에서 번리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연패를 끊어낸 울버햄튼은 5승 3무 7패, 승점 18점으로 12위가 됐다. 번리는 2승 1무 12패, 승점 7점으로 19위에 머물렀다.

[사진] 울버햄튼 소셜 미디어.

슈퍼 조커에서 붙박이 주전으로...'11경기 연속 선발' 황희찬, 울버햄튼의 연패를 끊어라
[사진] 울버햄튼 소셜 미디어.
울버햄튼은 3-4-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파블로 사라비아-마테우스 쿠냐-황희찬, 우고 부에노-주앙 고메스-마리오 르미나-넬송 세메두, 토티 고메스-크레이그 도슨-막시밀리언 킬먼, 다니엘 벤틀리가 선발로 나섰다.
번리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제이 로드리게스-제키 암도우니, 루카 콜레오쇼-조시 브라운힐-산데르 베르게-야콥 브룬 라르센-찰리 테일러-얄마르 에크달-다라 오셰이-비티뉴, 제임스 트래포드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사진] 울버햄튼 소셜 미디어.
[사진] 울버햄튼 소셜 미디어.
황희찬의 어깨가 무거웠다. 울버햄튼은 토트넘전 2-1 역전승 이후 풀럼(2-3)과 아스날(1-2)을 상대로 연달아 패했기에 승점 3점이 꼭 필요했다. 게다가 상대는 강등권 번리. PL 도움 1위를 기록 중인 페드로 네투(7개)도 부상 중인 만큼,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의 활약이 필요했다. 
황희찬은 올 시즌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시즌 초반엔 '슈퍼 조커'로 활약했지만, 눈부신 활약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새로 부임한 게리 오닐 감독도 그에게 믿음을 보내고 있다.
번리전까지 포함하면 어느덧 리그 11경기 연속 선발. 황희찬은 이번 시즌 리그 7골 2도움, 리그컵 1골로 펄펄 날며 '커리어 하이'를 작성 중이다. 울버햄튼 선수가 PL 7골을 기록한 건 지난 2019-2020시즌 라울 히메네스 이후 황희찬이 처음이다.
이날 황희찬은 리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에도 도전했다. 그는 이날 번리전 이전까지 올 시즌 리그에서만 7골 2도움, 리그컵에서 1골을 기록했다. 골이나 도움 하나만 추가하면 리그 15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 10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잠잠하던 경기, 황희찬의 '원샷원킬'...골키퍼 속인 뒤 정확한 마무리→리그 8호 골 폭발!
울버햄튼은 경기 초반 번리의 압박에 고전했다. 후방에서부터 천천히 빌드업을 시작하려 했지만, 뱅상 콤파니 감독 특유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번리도 세밀함이 부족하면서 결정적 기회를 만들진 못했다.
울버햄튼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전반 14분 킬먼이 침투하는 사라비아를 향해 긴 패스를 찔러 넣었으나 골키퍼가 뛰쳐나와 먼저 잡아냈다. 번리는 전반 18분 브라운힐의 슈팅으로 반격했지만, 공은 수비에 맞고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전반 25분 황희찬이 중앙 지역을 돌파한 뒤 왼쪽으로 뛰어드는 사라비아에게 패스했다. 사라비아의 왼발 슈팅은 수비에 굴절되며 높이 떠올랐고, 골문 방향으로 향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는 2분 뒤에도 세메두가 올린 크로스를 발에 맞췄지만, 이 역시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번리에 부상 악재가 닥쳤다. 전반 28분 콜레오쇼가 갑자기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앞선 장면에서 압박을 위해 질주한 게 문제가 된 듯 보였다. 번리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콜레오쇼를 빼고 요한 베르그 그뷔드뮌손을 넣었다.
번리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38분 전방 압박으로 공을 뺏어낸 뒤 로드리게스가 박스 안에서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슈팅은 골키퍼 벤틀리에게 막혔고, 이어진 브라운힐의 슈팅마저 벤틀리의 멋진 선방에 가로막혔다.
조용하던 황희찬의 발끝이 폭발했다. 전반 42분 사라비아가 번리 수비의 패스 실수를 끊어낸 뒤 중앙으로 패스했고, 쿠냐가 다시 오른쪽으로 공을 내줬다. 황희찬은 침착하게 한 번 페이크를 준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의 리그 8호 골이자 시즌 9호 골이었다. 그는 또 한 번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홈에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황희찬은 이번 득점으로 PL 득점 순위표 4위에 이름을 올리며 3위 손흥민(9골)을 단 한 골 차로 바짝 추격했다. 
1위 엘링 홀란(14골)과 격차는 6골이다. 'BBC'와 인터뷰에서 홀란을 최대한 따라잡는 게 목표라고 밝혔던 황희찬은 그와 한 골 더 가까워졌다. 둘은 과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황희찬 선제골 잘 지킨 울버햄튼, 무실점으로 경기 마무리...102일 만에 클린시트 승리
동점골이 필요한 번리는 후반 들어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5분 코너킥 혼전 상황 이후 나온 비티뉴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울버햄튼이 달아나지 못했다. 후반 9분 사라비아가 날카롭게 올린 프리킥을 르미나가 머리에 맞췄다. 그러나 공은 골대 위로 살짝 뜨고 말았다.
울버햄튼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4분 사라비아가 중앙선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간 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는 직접 키커로 나서서 왼발로 골문을 조준했지만, 골키퍼의 멋진 선방에 막혔다.
번리는 교체 카드까지 공격적으로 활용하며 득점을 노렸지만, 끝내 울버햄튼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33분 비티뉴의 슈팅도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넘어갔다. 결국 울버햄튼은 1-0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지난 8월 26일 에버튼전 이후 처음으로 클린시트 승리를 완성했다.
'황소' 황희찬, 공식 MOM 선정+PL 득점 공동 4위 우뚝...오닐 감독도 "믿을 수 없을 정도" 극찬
승리의 1등 공신은 역시 황희찬이었다. 그는 수비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어내며 승부를 갈랐다. 그 덕분에 울버햄튼은 3경기 만에 승점 3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벌써 PL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도 달성했다. 황희찬은 이번 득점으로 리그 8골 2도움이 됐다. 득점 순위표에서도 올리 왓킨스(빌라), 재로드 보웬(웨스트햄)과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 손흥민(9골)과 격차는 단 한 골이다.
황희찬은 지난 풀럼전 이후 두 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또한 다시 한번 몰리뉴 스타디움의 골망을 흔들며 올 시즌 넣은 9골 중 6골을 홈에서 터트리게 됐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유독 홈에서 강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엔 1972-1973시즌 존 리차즈 이후 처음으로 울버햄튼 소속 홈 6경기 연속 득점 기록도 세웠다. 지난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던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홈에서 열린 브라이튼, 뉴캐슬, 리버풀, 맨시티, 아스톤 빌라, 뉴캐슬전까지 쭉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공식 MOM(Man of the match)도 당연히 황희찬의 몫이었다. 경기 후 PL 홈페이지는 그가 팬 투표에서 무려 83.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에 오른 울버햄튼 수문장 벤틀리(6.4%)를 약 80%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
PL은 "황희찬의 전반전 득점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차이를 만들었다. 그는 리그 8번째 골을 넣었고, 울버햄튼은 홈에서 열린 PL 5경기 무패를 달렸다"라며 "황희찬은 골문 하단 구석에 공을 넣기 전에 침착함을 자랑했다"라고 조명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도 황희찬에게 평점 7.8점을 줬다. 이날 경기에 뛴 양 팀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다. 황희찬은 90분 동안 1골,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64%(16/25), 키패스 1회, 리커버리 3회 등을 기록했다.
오닐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황희찬이 기록한 수치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모든 게 인상적이다. 그가 남은 시즌 동안 지금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렇길 바란다. 만약 팀이 계속해서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닐 감독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황희찬에게 공이 가면, 난 그가 적절한 위치에 있을 것이란 좋은 느낌을 받는다. 그가 이렇게 많이 득점한 건 결코 행운이 아니다. 그는 우리가 하려는 것을 완전히 받아들였다. 몇 번이고 좋은 위치로 달려가고 또 달려간다. 8골은 정말 놀라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닐 감독은 "오늘 몇몇 선수들은 피곤해 보였다. 차니(황희찬의 애칭)는 이전만큼 날카롭지 못했을 수도 있고, 환상적인 골에도 불구하고 약간 피곤해 보였다. 부에노도 쥐가 났다. 선수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속 뛰는 건 큰 노력이었다. 함께한 것과 클린시트에 만족하며 주말 경기가 기대된다"라며 다가오는 노팅엄전에서도 승리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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