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뉴의 왕' 황희찬, 토트넘 빼고 다 뚫었다..."홀란과 동률→위에는 오직 살라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07 11: 13

황소의 폭주가 멈출 줄 모른다. 황희찬(27,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몰리뉴 스타디움의 왕으로 등극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에서 번리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연패를 끊어낸 울버햄튼은 5승 3무 7패, 승점 18점으로 12위가 됐다. 번리는 2승 1무 12패, 승점 7점으로 강등권 19위에 머물렀다.

[사진] 더 선 홈페이지.

[사진] 울버햄튼 원더러스 소셜 미디어.

황희찬이 승부를 갈랐다. 그는 전반 42분 박스 우측에서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는 침착하게 한 번 페이크를 주며 골키퍼 타이밍을 뺏은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황희찬의 리그 8호 골이자 시즌 9호 골이었다.
벌써 PL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 달성이다. 황희찬은 이번 득점으로 리그 8골 2도움이 됐다. 득점 순위표에서도 올리 왓킨스(빌라), 재로드 보웬(웨스트햄)과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 손흥민(토트넘, 9골)과 격차는 단 1골이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공식 MOM(Man of the match)은 당연히 황희찬의 몫이었다. 경기 후 PL 홈페이지는 그가 팬 투표에서 무려 83.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에 오른 울버햄튼 수문장 대니얼 벤틀리(6.4%)를 약 80%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
특히 황희찬은 또 한 번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홈에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시즌 기록한 9골 중 무려 6골을 홈 경기에서 넣었다.
지난 10월에 홈 6경기 연속 득점 기록도 세웠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던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홈에서 열린 브라이튼, 뉴캐슬, 리버풀, 맨시티, 아스톤 빌라, 뉴캐슬전까지 쭉 골망을 흔들었다. 이는 1972-1973시즌 존 리차즈 이후 울버햄튼 구단 최초 기록이다.
영국 '더 선'도 황희찬의 '안방 깡패' 면모에 주목했다. 매체는 "황희찬은 몰리뉴를 너무 좋아해서 거기서 득점하는 걸 멈출 수가 없다! 그는 이번 시즌 홈에서 열린 PL 7경기 만에 6골을 넣었다. 그는 몰리뉴에서 불타고 있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홈에서 황희찬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단 1명뿐이다. 더 선은 "살라(8골)를 제외하면 황희찬보다 리그 홈 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황희찬은 홈에서 6골을 넣으며 엘링 홀란(맨시티)과 동률을 이루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희찬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득점하지 못한 경기는 지난달 토트넘전이 유일하다. 만약 토트넘을 상대로도 골 맛을 봤다면 홈 8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울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더 선은 "토트넘은 올 시즌 황희찬의 몰리뉴 스타디움 득점을 막아낸 유일한 팀"이라며 "그는 번리전 득점으로 놀라운 홈경기 기록을 이어갔다"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울버햄튼 에이스로 자리 잡은 황희찬이다. 그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슈퍼 조커'로 활약했지만,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등극하며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젠 새로 부임한 게리 오닐 감독도 그에게 믿음을 보내고 있다. 번리전까지 포함하면 리그 11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다.
아직 1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이미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황희찬은 리그 8골 2도움, 리그컵 1골을 터트리며 개인 신기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울버햄튼 선수가 PL 7골을 기록한 건 지난 2019-2020시즌 라울 히메네스 이후 황희찬이 처음이다.
번리전을 마친 황희찬은 "일단 득점해서 너무 기뻤다. 타이밍이 정말 완벽했다. 우리는 오늘 경기를 주도했으며 득점 후에 더 차분하게 플레이했다. 후반전도 매우 중요했는데 정말 잘 뛰었다. 이길 자격이 있는 경기"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을 묻는 말에 "그리 많이 변한 거 같진 않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고, 정말 엄청난 팀이다. 뛰어난 선수들도 정말 많고, 오닐 감독도 대단한 분"이라며 "그는 매우 똑똑하고, 우리에게 간단히 설명한다.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따르고 있고, 더 많은 골을 넣는 것 같다. 내 모든 득점은 팀으로서 골"이라고 답했다.
[사진] 게리 오닐 감독.
[사진] 마이클 오언.
오닐 감독도 황희찬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는 "황희찬이 기록한 수치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모든 게 인상적이다. 그가 남은 시즌 동안 지금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렇길 바란다. 만약 팀이 계속해서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닐 감독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황희찬에게 공이 가면, 난 그가 적절한 위치에 있을 것이란 좋은 느낌을 받는다. 그가 이렇게 많이 득점한 건 결코 행운이 아니다. 그는 우리가 하려는 것을 완전히 받아들였다. 몇 번이고 좋은 위치로 달려가고 또 달려간다. 8골은 정말 놀라운 결과"라고 칭찬했다.
'발롱도르 수상자 출신' 마이클 오언도 마찬가지였다. '아마존 프라임 스포츠'에 출연한 그는 황희찬 득점 장면을 보며 "(일찍 차면) 막힌다. 바로 그 잠깐 늦추는 시간이 골문 구석을 여는 것"이라며 감탄했다.
오언은 "나는 골 앞에 있는 이 소년(황희찬)을 사랑한다. 그는 언제나 올바른 위치에 있고, 기회를 거의 놓치지 않는다. 이번 장면은 큰 기회였고, 황희찬은 그 기회를 정말 잘 받아들였다"라고 극찬했다.
실제로 황희찬은 올 시즌 엄청난 정확성을 뽐내고 있다. 그는 PL에서 유효슈팅 9개를 기록해 그중 8개를 골로 연결했다. 유효슈팅 득점 전환율 89%. 사실상 골대 안으로 차기만 하면 상대 골키퍼가 막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단순 득점 전환율도 25슈팅 8골, 32%로 미친 수준이다.
기대 득점(xG) 대비 득점 수치도 PL 정상급이다. 황희찬의 xG값은 5.14골에 불과하지만, 그는 무려 8골이나 터트렸다. 그의 뛰어난 결정력이 2.86골을 더 만들어낸 셈이다. 이는 득점 10위권에서는 손흥민(+3.77골)에 이은 2위, 대상을 PL 전체로 넓혀도 손흥민과 에반 퍼거슨(브라이튼, +3.28골)에 이은 전체 3위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울버햄튼도 황희찬 지키기에 나섰다. 현재 계약도 2026년 여름까지로 여유 있는 편이지만, 재계약으로 다른 팀의 관심을 차단하겠다는 것.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계약 연장을 논의 중이다. 이번 시즌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인 그에게 더 좋은 계약 조건으로 보상하려 한다.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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