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연인'의 황진영 작가가 배우 안은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달 18일 종영한 MBC 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 연출 김성용)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 멜로 작품이다. '연인'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12.9%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가운데, 대본을 집필한 황진영 작가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만 황진영 작가가 종방연 이후 얼굴을 다치는 사고를 당한 터. 그는 서면으로나마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황진영 작가는 작품에서 여자 주인공 유길채 역으로 열연한 안은진에 대해 "조금 과격하게 '괴력'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1년간 이어진 고된 사극 현장에서 단 한 순간도 집중력을 놓지 않고 마지막까지 희노애락이 펄펄 살아있는, 수십 가지 표정으로 울고 웃는 길채를 완성시켜 주셨다. 그렇게 현장 스태프부터, 제작진, 시청자 모두에게 길채는 그냥 길채가 아니라 '우리 길채'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배우 분들의 열연과 감독님 및 스태프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많은 장면들이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우열을 가리기가 미안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고 만족스러운 장면을 꼽자면 길채가 원손을 안고 뛰는 장면과 배에 탄 후, 오랑캐에게 짓이겨지던 포로들을 보던 길채와 은애(이다인 분), 방두네(권소현 분)와 종종이(박정연 분)의 씬을 꼽고 싶다. 그 박력있고 유려한 연출과 영상, 연기에 감탄했고, 그 씬이 없었다면 지금의 '연인'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10부 엔딩에서 떠나는 장현(남궁민 분), 바라보는 길채와 량음(김윤우 분)의 격정이 충돌하던 씬도 무척 아름다웠다"라며 "길채에게 줄 꽃신을 버리는 장현, 이를 보며 속울음을 삼키는 길채, 그리고 역시 속울음을 삼키다 길채를 보며 분노하는 량음. 다른 빛깔 사랑이 한 공간에서 숨죽여 폭발하는 장면이었다. 서정적인 연출과 아름다운 연기의 조화가 돋보인, 멜로 드라마만의 감성이 살아난 씬"이라고도 평했다.
특히 황진영 작가는 "'길채야!!!' 부르며 질주하는 장현씬을 꼽고 싶다"라며 명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멜로의 정수가 느껴지는 씬"이라며 "각화(이청아 분)가 두 사람 다 사는 길도 제안했지만, 장현에겐 자신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선택지에 없었기에 길채를 향해 뛰며 절규한다. 그리고 부인이라고 부르다 길채야로 바뀌면서 두 사람이 순간, 오래전 애틋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두 사람은 서로를 '길채야'로 부르고 답한 적은 없지만, 이미 마음 속에서 두 사람은 그렇게 가까웠다는 것이 증명되던 순간에 장현이 각화의 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애절한 순간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배우분들의 연기로 완성되어 감동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