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 등, 연예인 마약 투약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두 달째 '제자리걸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권 씨와 함께 강남 유흥업소에 방문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여직원 등 6명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서울 강남에 있는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드래곤이 지난해 12월 해당 유흥주점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하고 지난 10월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지드래곤은 입건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진행한 마약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정밀 감정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지드래곤에 대한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마무리하기로 한 것. 최종 결론은 12월 말께 나올 예정이다.
한편 함께 마약 투약 의혹을 받았던 이선균의 조사는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다. 이선균은 올해 A씨의 자택에서 대마초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현재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 A씨 와 함께 이 씨를 협박해 금품을 받아 챙긴 B씨를 쫓고 있지만, B씨는 2개월째 신원조차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로부터) 현금으로 3억 원을 받았다"라면서도 자신도 B 씨한테서 협박받았다고 주장했고, 이선균은 지난 10월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이번 사건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 5,000만 원을 뜯겼다"라며 변호인을 통해 A씨와 B씨를 고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B씨의 신원을 확인해 공갈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3차 소환 조사를 통해 이 씨의 마약 투약 혐의를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그러나 A씨가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말부터 연예계를 덮친 마약 파문이지만,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어쩐지 경찰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피하지 못하며 난항에 빠진 모양새다. '무리하게 연예인 마약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있는 경찰의 '결정적 한 방'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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