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줄어든 입지로 이적설 돌던 황희찬, 이젠 '구단 최고 대우' 에이스 등극..."오닐 감독 프로젝트 큰 부분 차지할 것"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12.16 09: 00

구단 내 입지가 수직 상승한 황희찬(27, 울버햄튼)이 구단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공식 발표는 아직이지만, 게리 오닐 울버햄튼 원더러스 감독이 이를 직접 언급했다. 황희찬은 이제 팀 내 최고 선수 대우를 받는다.
영국 'BBC'는 15일(이하 한국시간) "황희찬은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2028년까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소속팀과 미래를 약속한 그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9골을 기록한 울버햄튼의 최고 득점자이며 그 중 8골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터뜨렸다"라며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현재 리그 13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버햄튼의 '에이스'는 황희찬이다. 황희찬은 지난 6일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울버햄튼과 번리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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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의 리그 8호 골이었다. 팀에 완전히 녹아든 이번 시즌, 황희찬은 리그에서만 8골 2도움, 리그컵에서 1골을 기록하고 있다. 벌써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며 팀의 '주포'로 떠오른 황희찬이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마지막 홈 경기 에버튼과 맞대결을 시작으로 홈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뉴캐슬 유나이티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 뉴캐슬전까지 쭉 골망을 흔들면서 울버햄튼 소속으로 홈 6경기 연속 득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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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주포로 활약하는 황희찬에게 울버햄튼이 재계약을 제안했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 13일 자신의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에 맺은 새로운 계약으로 황희찬은 구단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같은 수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는 사실이었다. 오는 17일 열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나선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우선 황희찬이 열심히 노력했기에 난 기쁘다. 내가 이 팀에 부임한 뒤 나와 스태프들, 황희찬과 동료들은 최선을 다했다. 황희찬은 정말 중요했던 몇 골을 기록했고 난 구단이 그의 활약에 더 오래 힘입을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황희찬을 칭찬하며 재계약 사실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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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 감독은 "차니(Channy, 황희찬의 애칭)는 새 계약 성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가 한 노력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어제 나와 우리 직원들을 찾아왔다. 이러한 모습은 차니가 우리 팀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를 알려준다. 누군가가 골과 어시스트, 그리고 재계약으로 보상받는 것을 볼 때면 난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닐 감독이 황희찬을 칭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우리 팀의 핵심 선수다. 프리미어리그 8골은 정말 인상적인 기록이다. 그가 매일 노력하는 것이 주된 이유"라며 "그는 영리하고 상황에 대한 이해도도 뛰어나다. 어느 지역에서 어느 타이밍에 골을 넣어야 하는지도 잘 이해하고 있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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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오닐 감독은 재계약 전부터 "클럽은 분명 '차니'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나는 '차니'의 열렬한 팬이므로 잘 진행되길 바란다"라며 황희찬의 재계약을 열렬히 원했다.
영국 버밍엄의 지역지 '버밍엄 메일'은 15일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을 전하며 "황희찬의 계약 연장은 오닐 감독의 프로젝트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구단의 최다 득점자 황희찬은 2028년까지 구단에 헌실할 것"이라며 이 계약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 2021-2022시즌 도중 임대로 RB 라이프치히를 떠나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황희찬은 2022년 1월 울버햄튼으로 완전 이적했다.
임대 이적 직후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팀에 잘 녹아드는 것처럼 보였던 황희찬은 시간이 지날수록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입지가 줄었고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리즈 유나이티드 등 다수 클럽과 이적설이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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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황희찬은 기다렸고, 마침내 터졌다. 지난 8월 14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9월 3일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도 골망을 흔들었다. 바로 다음 라운드인 리버풀과 경기에서도 골 맛을 봤지만, 세 골 모두 팀의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황희찬은 루턴전 숨을 고른 뒤 9월 30일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도 득점을 기록한 황희찬은 자신의 이름을 프리미어리그 전체에 알렸다. 경기 종료 직후 영국 다수 매체는 앞다퉈 황희찬의 이름과 함께 '더 코리안 가이(the Korean guy)'라는 말을 보도했다. 이유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발언이었다.
경기 전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맨시티는 울버햄튼을 상대로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언급한 뒤, "울버햄튼은 뛰어난 선수들을 갖췄다"라며 3명의 선수를 지목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드로 네투와 마테우스 쿠냐는 정확하게 이름을 언급했지만, 황희찬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그 한국인(the Korean guy)"이라고 호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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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득점 행진을 이어간 황희찬에게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달 "자랑스러운 황희찬은 울버햄튼을 위해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라며 그의 활약을 극찬했다.
[사진] 울버햄튼 원더러스 공식 소셜 미디어
당시 매체는 "황희찬은 마치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처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라며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장을 맡은 대표팀 동료 손흥민과 황희찬을 비교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1라운드 울버햄튼과 토트넘의 맞대결에 앞서 울버햄튼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에 황희찬만 3명이 등장한 이미지를 경기 메인 포스터로 올렸다. 황희찬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게시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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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울버햄튼은 팬들 사이에서 '포르투갈 국가대표 2군'이라는 우스겟소리가 있을 정도로 포르투갈 색이 강했다. 포르투갈 국적이었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뒤를 이어 또 다른 포르투갈인 브루누 라즈가 팀을 이끌었고 두 감독이 팀을 이끌 동안 포르투갈 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뤘다. 그러나 이번 시즌 황희찬은 팀에 새로운 문화를 이식하고 있다. 이러한 황희찬의 역할은 2028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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