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이끄는 즈베즈다, 세계 축구 기록사 새로 쓰다 [최규섭의 청축탁축(清蹴濁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3.12.15 16: 51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2023-2024시즌, 즈베즈다는 ‘당연히’ 선두를 내달린다(15일 현재·이하 현지 시각). 유명한 베오그라드 더비의 맞수 파르티잔을 골 득실 차(27:21)로 제치고 7연패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똑같이 14승 1무 2패로, 승점은 같다(43).
주로 5-3-2전형을 운용하는 즈베즈다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한 황인범의 뛰어난 플레이메이킹 역량은 경기당 평점에서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이 매긴 경기당 평점은 7.03에 이른다. 물론, 이번 시즌 그라운드를 잠시라도 밟은 즈베즈다 22명 선수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경기당 평점이다.
적어도 세르비아 무대에선, 즈베즈다는 무적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다. 세르비아 인민공화국 리그(1회)→ 유고슬라비아 1부리그(19)→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1부리그(5)을 거쳐 현 세르비아 수페르리가(9회)까지 모두 34회 우승컵을 안았을 만큼 최강으로 군림해 왔다. 내셔널컵도 27회씩이나 품에 안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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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즈베즈다는 전 세계 축구 기록사에 한 획을 긋는 발자취를 남겼다. 자국 리그 홈경기 최장 무패 기록을 새로 썼다. 홈 122경기에서 패배를 몰라, 스페인 라리가 지존 레알 마드리드가 갖고 있던 121경기에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그야말로 홈에 허물어지지 않는 철옹성을 쌓아 ‘안방 불패’의 위풍을 뽐냈다(표 참조).
자국 리그 최장 무패 경기(122) 신기록 수립… 레알 마드리드도 눈물 흘려
참으로 오랜 세월이다. 6년 7개월을 넘어섰다.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홈에 구축한 금성탕지(金城湯池)는 여전히 난공불락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스타디온 츠르베나 즈베즈다(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 들어서면 왠지 움츠러드는 몸놀림을 보이는 적수들이다.
2017년 4월 30일, 즈베즈다는 금자탑을 쌓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2016-2017시즌 챔피언십 그룹 3라운드에서, 보이보디나를 2-0으로 완파하고 대장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즈베즈다는 이후 홈에서만큼은 결코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 9일 벌어진 수페르리가 2023-2024시즌 17라운드 믈라도스트 루차니전까지 패배를 거부했다. 이 경기에서, 믈라도스트 루차니를 3-1로 물리쳤다. 황인범이 역시 팀의 주축다운 활약을 펼친 한판이었다. 후반 43분 마무리 골을 터뜨리며 완승의 마지막 한 점을 찍었다.
이 기간에,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축구계를 평정했다. 수페르리가에선, 6시즌 연속 정상을 밟았다. 세르비안컵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2020-2021시즌부터 3연패의 개가를 올렸다.
라리가를 호령하는 레알 마드리드도 즈베즈다의 놀라운 기세 앞에서 주눅 들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약 8년 1개월(1957년 2월 17일~1965년 3월 7일)에 걸쳐 쌓은 대기록(121경기)이 허물어지는 순간을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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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즈베즈다가 수립한 홈경기 최장 무패 기록의 대단함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곧, 이 기록이 앞으로 얼마나 생명력을 갖고 이어질지 아직은 미지수다. 이 맥락에서, 즈베즈다가 오는 23일 20라운드로 펼쳐질 홈 보주도바츠전을 어떻게 치러 어떤 결과를 빚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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