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서울의 봄' 광주 무대 인사에서 관객의 플래카드 문구를 보고 눈물을 쏟았다.
17일 오후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등은 광주 지역을 찾아 관객들과 만났다.
배우들은 관객들 앞에 직접 등장해 감사의 멘트를 전했고, 이때 황정민은 앞자리에 앉은 관객의 플래카드를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해당 관객은 "서울의 봄이 광주에 오길 43년 동안 기다렸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던 것.
실제 역사에서 전두환이 이끄는 반란군 세력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았고, 이후 부당한 방법으로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이듬해 광주 일원에서 신군부 집권 음모를 규탄하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벌어졌으나, 시민들을 상대로 유혈진압과 끔찍한 학살 등이 자행돼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황정민은 극 중 전두환을 모티브로한 전두광으로 열연했다.
감사 인사를 전하던 황정민은 "되게 사명감을 갖고 이 작품에 임했었어요 배우들도...감사합니다"라며 감정이 북받쳐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두 눈이 빨개진 황정민은 이성민에게 급하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어 줄곧 바닥만 바라보던 그는 끝내 눈물을 흘렸고, 관객을 등지고 돌아서 눈물을 훔쳤다.
마이크를 건네 받은 이성민은 "허허 참..그 마음이 어떤지 저희는 알 것 같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라며 "그리고 상상도 못하던 천만이라는 숫자가 다가오고 이런 상황이 그동안 영화를 준비하면서, 지금 이 순간 관객을 만나는 순간까지도 여러 가지 감정이 든다. 정민 씨가 그러니까 이야기 하는 내내 소름이 돋는다. 나도 감사하고 광주 무대인사를 처음한다"고 밝혔다.
황정민은 현재 나홍진 감독의 새 영화 '호프' 촬영 때문에 해남에 머물고 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의 봄' 무대 인사에 참여해 관객들과 소통 중이다. 이날도 어김없이 합류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한편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 1212 사태의 숨겨진 이야기에 일부 상상력을 가미했고, 분노와 울림을 전한다. 지난 16일까지 850만 명을 동원하면서 천만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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