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단장 VS 엔감독의 갈등 원인..."너 수비 안 할거면 9번으로 뛰어"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3.12.19 17: 43

프랑스 '레퀴프'는 19일(한국시간)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과 킬리안 음바페의 갈등이 여전하다"라면서 "특히 핵심 갈등은 플레이 방식의 문제다.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가 중앙에서 뛰어야 한다고 보지만 선수 본인이 꺼린다"고 보도했다.
PSG는 지난 18일 프랑스 릴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2023-2024 리그 1 16라운드에서 LOSC 릴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선두 PSG는 리그 8연승을 마감하며 승점 37점(11승 5무 1패)이 됐다. 2위 OGC 니스(승점 32)와 격차는 5점이 됐다. 극적으로 무승부를 일궈낸 릴은 승점 28점(7승 7무 2패)으로 4위에 올랐다.

이강인이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그는 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를 등지고 공을 잘 지켜냈다. 뱅자맹 앙드레가 이를 뺏으려다가 백태클로 이강인의 발목을 가격했지만, 주심은 경고를 꺼내 들지 않았다. 릴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6분 에돈 제그로바가 개인 드리블로 우측면을 돌파한 뒤 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왔다. 하지만 그의 왼발 감아차기는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PSG도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전반 21분 역습 기회에서 이강인이 30m 가까이 질주한 뒤 오른쪽에서 침투하는 뎀벨레 앞으로 패스했다. 그러나 뎀벨레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강인이 계속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바르콜라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간으로 좋은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전반 41분엔 중앙 지역에서 뎀벨레를 향해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보내기도 했다.
PSG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18분 이강인이 넘어지면서 왼쪽으로 공을 열어줬고, 뎀벨레의 패스를 받은 에르난데스가 박스 왼쪽을 돌파하다가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음바페가 키커로 나서서 골망을 가르며 리그 16호 골을 뽑아냈다.
PSG가 변화를 택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22분 바르콜라와 우가르테를 빼고 랑달 콜로 무아니와 아슈라프 하키미를 투입했다. 이강인이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지만, 추가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는 후반 32분 전방으로 뛰어드는 음바페를 향해 위협적인 패스를 보냈고, 후반 35분엔 감각적인 힐패스로 역습을 이끌었다. 하지만 모두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되진 못했다.
양 팀이 총력전을 펼쳤다. PSG는 후반 36분 뎀벨레를 불러 들이고, 마르코 아센시오를 투입했다. 릴은 유수프 야즈즈 대신 조너선 데이비드를 넣었고, 후반 45분엔 미드필더 앙드레를 빼고 공격수 아담 우나스를 투입했다.
릴이 마지막 순간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아센시오가 수비 지역에서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이후 우나스의 박스 안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됐다. 첫 슈팅은 테나스가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공을 데이비드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극장골을 터트렸다. 결국 양 팀은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고 패스성공률 88%, 키패스 2회를 기록하며 팀 동료들에게 좋은 찬스를 제공했다. 드리블 돌파도 2회나 성공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평점 6.91을 부여했다. 활약이 괜찮았다는 뜻이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의 평점도 7.0으로 좋았다.
최근 PSG는 니스와 리그 경기, 도르트문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 릴전도 아쉬운 경기력과 결과에 그쳤다. 특히 이 세 경기에서 팀의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가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도르트문트전에서 킬리안 음바페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향해 보인 제스쳐도 화제였다. 같은 시간 같은 조 AC 밀란이 뉴캐슬을 상대로 2-1로 경기를 뒤집자 엔리케 감독은 공격 대신 선수들에게 수비를 종용했다. 자칫 잘못해서 한 골을 내주면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결정. 
단 이런 엔리케 감독의 지시에 음바페는 분노했다. 프랑스 'RMC'는 "엔리케 감독은 밀란이 앞서가면서 자신들의 진출이 유력해지자 선수들에게 진정하라고 지시하면서 무승부를 노렸다"라면서 "하지만 음바페는 이러한 지시에 불만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음바페는 자신에게 패스를 주는 대신 선수들이 뒤에서 볼을 돌리자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RMC는 "음바페는 1위를 위해서 무조건 승리를 노렸다. 그래서 무승부를 노리는 엔리케 감독의 전술에 큰 불만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음바페의 반응에 대해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직접 반응에 나섰다. 그는 "선수가 그런 상황서 불만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 "단 어느 선수 개인이 좌절하더라도 감독으로 나는 리스크를 관리했어야 한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단 이 기간 음바페의 경기력은 썩 좋지 못하다. 페널티킥으로 골을 기록하고 있으나 결정력 문제가 심각하다. 릴전에서도 이강인의 정확한 패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탄식을 자아냈다. 여러모로 팀내의 핵심이라 많은 배려를 받는 음바페이기에 이런 부진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서 음바페가 부진하자 엔리케 감독도 참지 않았다. 그는 릴전 이후 인터뷰서 음바페의 부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 우리 팀에서 음바페는 자기가 원하는 자리에서 프리롤로 뛰고 있다. 그러면 더 잘해야 한다"라고 우회적으로 그를 비판했다.
여러모로 팀 성적 부진과 함께 어수선한 분위기의 PSG. 프랑스 '소풋'은 엔리케 감독의 인터뷰를 전하면서 "도르트문트전이 끝나고 화난 모습의 음바페는 릴전에서는 그러지 않았다"라면서 "그가 자기 부진을 넘어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기점으로 음바페의 부진과 동시에 다시 한 번 그가 위치를 변경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레퀴프는 "최근 음바페가 9번 중앙 공격수로 나오고 있는 선수 본인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그는 자신이 선호하는 4-4-2의 세컨톱이나 4-3-3의 왼쪽 윙어로 나오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단 엔리케 감독은 다르다. 그는 음바페가 9번에서도 뒬 수 있는 선수이기에 중앙에서 자리 잡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레퀴프는 "엔리케는 음바페 중앙에 왼쪽 메짤라를 통해 그를 살리고 싶어한다"라면서 "그는 PSG에서 수비를 안 해도 되는 선수는 오직 음바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러면 중앙 공격수로 나와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엔리케와 음바페의 갈등에 초조해지는 것은 PSG 구단. 음바페는 오는 2024년 6월 계약이 만료된다. 그는 오는 1월부터 자유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레퀴프는 "음바페는 이전에도 감독과 자주 갈등을 일으켰으나 그래도 엔리케와 개인 관계는 나쁘지 않다"라면서 "재계약은 음바페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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