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상식에 비해 연예대상은 다수의 예능인, 개그맨들이 모여 유쾌하게 진행된다. 축하 공연의 리액션이나 수상 소감도 웃음짓게 하는 재미가 가득하다.
2023 KBS 연예대상이 지상파 연말 시상식 중 처음으로 진행된 가운데, 지난 23일 KBS 연예대상 속 기억에 남는 소감을 살펴봤다.
# 추성훈 “저도 곧 있으면 아버지 곁으로”..장내 술렁
추성훈은 베스트 아이콘상을 수상하며 영광을 부친에게 돌렸다. 추성훈의 부친 故추계이는 지난 4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바 있다.
추성훈은 “올해 4월 달에 갑자기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왜냐면 우리 가족이 힘들게 살던 시기가 있었다”라며 “우리나라 돈으로 이십몇만원 집세 아버지가 벌고, 엄마가 우리 잘때 일하시고. 그때 우리 아버지가 저한테 ‘야 성훈아, 넌 좀 열심히 해보라. 너를 믿고 열심히하면 주위 사람들이 널 믿고 도와준다’고 했다. 그땐 잔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여기서 돌이켜보니까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추성훈은 “되도록이면 옆에 같이 서서 ‘아버지 맞습니다. 진짜 멋있습니다’ 말해드리고 싶은데, 그거 못해서 아쉽지만 저는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아버지는 먼저 갔지만 드리고 싶은 말은 조금 있으면 저도 아버지한테 간다”고 말해 주위를 당황스럽게 했다.
그러면서 추성훈은 “조금만 기다려줴요. 저도 할 게 많다. 열심히 하고, 감사합니다”라고 급하게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이에 엠씨들은 “우리가 퉤퉤퉤 해야겠다. 퉤퉤퉤하겠다. 장내가 술렁였다”면서도 “근데 어떤 마음으로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모든 분들이 알아들으셨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 김지혜 “♥︎박준형과 아침마다 부부싸움” 베커상 소감
역시 개그맨 부부다웠다. 녹슬지 않은 입담과 유쾌한 센스가 더해져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베스트 커플상’ 소감이 나왔다.
이날 김지혜는 “김지혜는 “진짜 베스트 커플상 맞죠? 진짜 베스트 커플인거죠?”라며 놀라워하더니 “‘살림남’ 녹화할때마다 아침에 부부싸움을 한다. 그럴때마다 ‘이건 비즈니스다. 나는 프로다, 저분은 남편이 아니라 선배님이다’라고 하는데 상까지 받게 돼서 안 믿긴다”고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이어 “제가 데뷔 25년인데 딸을 연예인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이 저는 왜 시상식에 안나오냐고 한다. 저는 옆 채널 홈쇼핑에서 화장품을 바르고 발 각질을 밀고 있다. 매진을 해서 기쁘지만, 저도 언제 시상식에 와보나 했는데 25년 만에 왔고 상 받았다. 주니, 혜이 엄마 상받았어. 이 상은 박준형 씨 덕분에 받았다고 생각한다. 당신 덕입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김지혜, 박준형 부부는 트로피가 하나라는 점에 불만을 내비쳤다. 김지혜는 “이거 상 하나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우리도 두 개 달라”고 말했고, 김지혜가 ‘100초 수상소감 룰’에 있는 100초를 모두 사용하자, 박준형은 입을 열 수 없었다.
이에 박준형은 수상소감 대신 무대 위에서 김지혜를 꼭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 붐, 아빠된다..태명은 ‘꼬붐이’
수상 소감으로 기쁜 소식을 먼저 알리는 스타가 올해도 나왔다. 붐은 내년 아빠가 된다.
PD들이 직접 뽑는 ‘프로듀서 특별상’을 수상한 붐은 “내년에 아빠가 된다. 드디어 붐 2세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방송 할때마다 아내을 연락을 받고, 아이가 자라는 걸 보고 감동을 받고 있다”고 깜짝 고백을 전했다.
그러면서 “태명은 ‘꼬붐이’다. 벌써부터 사랑하는 꼬붐이 고맙고, 훌륭한 아빠는 못되도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게”라며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나의 아내에게 이 상을 바치고 너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꼬붐아 건강한 모습으로 2024년에 만나자. 여러분 행복한 연말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7세 연하 비연예인 신부와 결혼해 새신랑이 됐던 붐은 내년 결혼 2년 만에 아빠가 되는 기쁨을 전했다.
# ‘홍김동전’ 폐지 그후..
시상식을 일주일 채 앞두지 않고 KBS2 인기 예능 ‘홍김동전’의 폐지가 알려졌다. 이후 팬들의 거센 항의와 함께 폐지 철회 청원, 트럭 시위가 이어졌으나 KBS는 묵묵부답인 상태.
그러나 ‘홍김동전’ 멤버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시상식에 참석했고, ‘우수상’ 주우재, ‘최우수상’ 홍진경, ‘올해의 예능인상’ 김숙까지 3관왕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이 과정에는 눈물과 감동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 상을 수상한 주우재는 “홍김동전의 영원한 넷째 주우재다. 제가 작년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우재는 “초 좀 늘려주세요. 큰일났다. 제가 작년에 홍김동전으로 처음 참석했는데, 올해 엠씨석을 주셔서 저는 그걸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주우재는 “아, 많이 놀리겠다. 이거 진짜”라며 “상까지 주실 줄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 여기서 힘든 얘기하고 싶은데, 전 안힘들게 살아서요. 운 하나로 좋게 여기까지 올라왔고, 홍김동전을 만나서 좋은 상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우재는 고마운 이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리고 홍김동전이.. 우리 인석이 형, 진경 누나 외 모든 스태프들 너무 고생하셨고, 숙이 누나, 진경 누나, 세호 형, 우영이. 우리 진짜 잘했어요”라고 수고를 전했다.
홍진경은 쇼,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먼저 홍진경은 “홍김동전 때문에 이 상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는데, 종영을 하게 된 이상황에서 이런 상을 주신거는 그동안 숙고했다는 뜻으로 생각이 돼요. 감사하고요, 아쉬운 마음을 미루고 좋운 기회를 만나게 된다면 밝은 웃음으로 찾아뵙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제가 상복이 없다. 상 받을 일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감사한 분들을 소개하고 이 자리를 내려오도록 하겠다”며 고마운 이들을 언급했다.
‘홍김동전’을 함께한 이들도 빼놓지 않았다. 홍진경은 “그리고 멤버들,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나는 숙 언니. 숙언니를 방송하면서 더 사랑하게 됐고요. 우재는 차가워 보이고, 무심해보이지만 알면 알수록 따듯하고 마음이 깊고, 공감능력이 뛰어난동생이다. 우재 덕분에 모자란 누나 잘 챙겨줘서 잘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홍진경은 “그리고 우영이, 제가 정말 이렇게 좋은 동생을 알았다니 감사할 정도로 평생 함께할 수 있는 동생이 생겨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세호, 사실 이 상을 저한테 주셨지만,저는 이 상을 세호에게 주고 싶다”며 트로피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세호가 없었다면 홍김동전이 없었다. 이 상은 세호 꺼고요. 우리 하루종일 고생하신 ‘홍김동전’ 팬카페 분들 너무 감사하다. 저희 언젠가 다시 뭉쳐서 기쁨 드리겠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으로 김숙은 ‘올해의 예능인상’을 수상하며 “후보라도 너무 감사한데 3주 전까지만 해도 강력한 후보였다. 근데 프로그램 2개가 날아갔다. 지금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하나 남았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이것만으로 저는 너무 행복하다. 2개 날아갔으니까 아직 하나 남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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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방송 캡처, 추성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