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세정이 자폐 연기를 한 뒤 얻은 깨달음을 밝혔다.
24일 김세정은 “평소 작품 해석의 자유를 침해하는 식의 개인 해석은 최대한 늦게 공개하고자 하는 입장이지만 첫 템플 공연을 올린 뒤 곰곰히 생각해보다 이것만큼은 함께 공유해 봐도 좋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라고 밝혔다.
김세정은 “난 원래도 종교적인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이라 문제 해결 과정이 어떠한 종교적인 차원으로 보이는걸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내가 느낀 템플에게 ’천국의 문‘이란 그 어떤 찬란한 무언가가 아닌 단순히 '천국'이라는 단어에 이끌린 느낌이 더 컸다”라며 “평소 이해하기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감정, 느낌들이 몰려올 때면 나만의 내적 세계로 도망치던 템플에게 내적 세계란 내가 명확히 사진처럼 기억해 둘 수 있던 기억들 외에도 한없이 막연하게 느껴지던, 어쩔 땐 싫었고 어려웠지만 언젠간 알아가야 할 막연한 감정들 또한 그곳에 자리 잡고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목사님의 말씀을 잠시 귀 기울여 들어보니 그 천국이라는 곳에는 사랑도, 환희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겐 그 사랑도, 환희도 다 알 수 없는 그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던 뭉게구름 같던 감정들이었고 그런 내게 ’내적 세계‘ 즉 ’천국‘으로 통하는 ’문‘ 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막연히 .. 뭐에 맞은 것처럼 그 문을 찾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며 “그게 찾아서 들어갈 수 있는 거였구나.. 저 먼 어떤 알 수 없는 먼 곳에 있던 게 아니라 어딘가엔 존재 하는 거였어.. 늘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무언가 끊어져있다고 느꼈던 내게 처음으로 연결될 것만 같은 막연한 힘을 준 단어가 생긴것이다. 문! 이라고”라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최근 자폐를 극복하고 동물학자가 된 템플 그랜딘 역을 맡은 연극 ‘템플’에 출연하면서 느낀 마음을 담아 오티즘(자폐성장애인)과 가족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고자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5000만 원을 기부했다.
김세정이 출연 중인 연극 ‘템플’은 서울 대학로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에서 열린다.
이하 김세정 전문
평소 작품 해석의 자유를 침해하는 식의
개인 해석은 최대한 늦게 공개하고자 하는 입장이지만
첫 템플 공연을 올린 뒤 곰곰히 생각해보다 이것만큼은 함께 공유해 봐도 좋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아래부턴 [스포주의, 극히 개인적 견해 주의]
이오니, 원치 않는 분들은 읽지 않음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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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도 종교적인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이라
문제 해결 과정이 어떠한 종교적인 차원으로 보이는걸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내가 느낀 템플에게 ’천국의 문‘이란
그 어떤 찬란한 무언가가 아닌 단순히 '천국'이라는 단어에 이끌린 느낌이 더 컸다.
평소 이해하기 어려웠거나 힘들었던 감정, 느낌들이 몰려올 때면 나만의 내적 세계로 도망치던 템플에게
내적 세계란
내가 명확히 사진처럼 기억해 둘 수 있던 기억들 외에도
한없이 막연하게 느껴지던,
어쩔 땐 싫었고 어려웠지만 언젠간 알아가야 할
막연한 감정들 또한 그곳에 자리 잡고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준비되지 않았대도 나도 모르게 이미 내겐 일부가 되었을 테고 하나의 기억이 되어있었을 테니까 그 알 수 없는 뭉뚱그려진 많은 감정들이 또렷한 기억들 그 너머에 끝없는 우주처럼 자리 잡고 있었을 템플에게 내적 세계란 하나의 도피처이자 미지의 세계 같은 존재였던 거라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이 죽으면 천국으로 가는데 사람의 기억이나 그리움 등은 사람의 마음속에 남길 수 있다 라는 말을 듣게 된 템플
내가 기억해 내고 떠올리는 많은 감정들은 내적 세계에 다 있는데 .. 사람들이 말하는 마음 이라는 건 어쩌면 나의 내적 세계와 맞닿아 있을 수도 있겠다
지루하게 듣고 있던 목사님의 말씀을 잠시 귀 기울여 들어보니 그 천국이라는 곳에는 사랑도, 환희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겐 그 사랑도, 환희도 다 알 수 없는 그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던 뭉게구름 같던 감정들이었고 그런 내게 ’내적 세계‘ 즉 ’천국‘으로 통하는 ’문‘ 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막연히 .. 뭐에 맞은 것처럼 그 문을 찾아야겠다 !!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게 찾아서 들어갈 수 있는 거였구나 .. 저 먼 어떤 알 수 없는 먼 곳에 있던 게 아니라
어딘가엔 존재 하는 거였어 .. 늘 사람들과의 연결고리가 무언가 끊어져있다고 느꼈던 내게 처음으로 연결될 것만 같은 막연한 힘을 준 단어가 생긴것이다. 문!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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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의 템플을 찾아와주실 많은 관객분들게 이 해석과 시야가 또 새로운 감정을 드릴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조심스레 적어 올려봅니다! 부디... 방해만 되지 않았길...
그 외에 다른 개인적인 마음의 일기들은
모든 공연이 끝난 뒤 독후감 올리듯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나의 템플이 성장하길 바라며...잘 부탁드립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