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 바꿔놓은 그곳으로…연봉 계약도 미루고 미국 간 문동주, 신인왕 프리미엄 기대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12.26 05: 40

연봉 계약도 하지 않고 미국으로 향했다. ‘대전 왕자’ 문동주(20)가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연말연시를 미국에서 보내는 가운데 한화가 ‘신인왕 프리미엄’으로 연봉을 얼마나 올려줄지 관심이다. 
문동주는 지난 21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내년 시즌 연봉 계약을 아직 마치지 않은 상황이지만 개인 운동을 위해 먼길을 날아갔다. 연봉 협상은 에이전트에 맡겨두고 내년 1월초까지 미국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문동주가 찾은 곳은 ‘MVP’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비시즌에 몸을 만드는 ‘푸시 퍼포먼스(Push Performance)’라는 야구 전문 센터. 투구·타격·트레이닝 파트별로 코치와 디렉터들이 프로그램을 짜준다. 워커 뷸러(LA 다저스), 로건 웹(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셸비 밀러(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유명 메이저리거들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신인왕 문동주(왼쪽)와 MVP 에릭 페디가 트로피를 들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27 / jpnews.osen.co.kr

한화 문동주. 2023.09.03 /cej@osen.co.kr

페디도 올해 한국으로 오기 전 이곳을 찾아 훈련하면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페디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설에는 물리 치료사가 있어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힘을 키우며 새로운 투구도 익혔다. 스위퍼를 장착하고, 체인지업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그 덕분에 한국에 갈 때는 싱커, 커터, 스위퍼, 체인지업 등 4가지 구종을 구사할 수 있게 됐고,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에릭 페디. 2023.05.26 / foto0307@osen.co.kr
신인왕 문동주(왼쪽)가 MVP 에릭 페디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11.27 / jpnews.osen.co.kr
페디를 바꿔놓은 그곳을 문동주도 찾았다. 문동주는 지난 8월 창원 원정 때 페디와 따로 식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한화 외국인 스카우트로 일했던 김진영 도슨트베이스볼 대표의 주선으로 만남을 가졌고, 야구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얻었다. 
당시 문동주는 “우연치 않게 좋은 기회로 페디를 만나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다른 팀 선수에게 알려주는 것이 쉬운 게 아닌데 나를 좋게 봐줘서 고맙다. 이후로도 조금씩 연락을 주고받는데 항상 성심성의껏 대답해준다”고 고마워했다. 
당시 페디에게 체인지업과 커터를 배운 문동주는 이에 그치지 않고 그의 추천을 받아 미국까지 건너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신인왕 수상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비를 들여 연말연시에도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한국 문동주가 대만 린리를 헛스윙 삼진 아웃으로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2023.10.07 /ksl0919@osen.co.kr
APBC 호주전에서 한국 선발 문동주가 호주 버크를 삼진 처리하고 있다. 2023.11.16 / jpnews.osen.co.kr
연봉 협상도 에이전트에게 일임한 가운데 내년 문동주의 연봉이 얼마나 오를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신인 최저 연봉 3000만원을 받았던 문동주는 올해 3300만원으로 소폭 올랐다. 첫 해 1군에서 13경기(28⅔이닝)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해 연봉 고과가 높지 않았고, 팀 성적도 10위 최하위에 그치면서 300만원 인상에 만족했다. 
하지만 올해 문동주는 23경기(118⅔이닝) 8승8패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95개를 기록하며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투수 고과 1위로 기여도를 보였고, 국내 투수 최초로 ‘공식’ 160km 강속구를 뿌리는 등 구단에 긍정적인 화제성도 높였다. 팀도 9위로 탈꼴찌를 했다. 여러 가지로 대폭적인 연봉 인상 요인이 있고, 신인왕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만하다. 
최근 10년간 KBO 신인왕의 연봉 추이를 보면 10명 중 7명이 200% 인상률을 보였다. 단숨에 첫 억대 연봉을 돌파한 선수도 5명. 각 구단마다 연봉 고과 적용이 다르지만 문동주도 200% 인상률을 적용하면 9900만원이 된다. 상징적인 의미로 1억원을 맞춰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새해 귀국 후 문동주가 얼마에 도장을 찍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한화 문동주. 2023.09.03
한화 문동주. 2023.08.20
▲ 최근 10년간 KBO 신인왕 연봉 추이
2023년 두산 정철원(3000만원→1억원 233.3% 인상)
2022년 KIA 이의리(3000만원→9000만원, 200.0% 인상)
2021년 KT 소형준(2700만원→1억4000만원, 418.5% 인상)
2020년 LG 정우영(2700만원→8000만원, 196.3% 인상)
2019년 KT 강백호(2700만원→9300만원, 244.4% 인상)
2018년 넥센 이정후(2700만원→1억1000만원, 307.4% 인상)
2017년 넥센 신재영(2700만원→1억1000만원, 307.4% 인상)
2016년 삼성 구자욱(2700만원→8000만원, 196.3% 인상)
2015년 NC 박민우(2600만원→9500만원, 265.4% 인상)
한화 문동주가 KBO 신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2023.11.27
2022년 KBO 신인왕 정철원과 MVP 이정후. 이정후는 2017년 신인왕을 수상했다.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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