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선균의 사망 비보에 연예계 동료들이 추모글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여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작사가 김이나, 배우 이지훈 등이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SNS 글을 지웠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10시 12분께 '유서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오전 10시 30분께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선균은 서울 종로구의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진 차량 내에서 의식 불명으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이에 작사가 겸 방송인 김이나는 개인 SNS에 "어디서 흘러나온지도 모르는 녹취록을, 누가 그런 나를 볼세라 이어폰을 꽂고 몰래 들으며 어머어머 하고, 관련영상으로 뜨는 비슷한 가십성 컨텐츠도 클릭해보고,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을 보면 슥 훑어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 기사 봤어?'라고 얘깃거리삼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실패한 수사로 보이지 않으려 너무 자극적 사생활 이슈를 흘리는거 같다'는 남편의 얘기를 듣고서야 짐짓 '그래 맞어 너무한거 같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후로도 똑같이 뭐가 나오면 들여다보고, 마지막에 '너무 사람 망신주기하네, 심하다'라는 말로 스스로 면죄를 하던 내 모습이 선명해서 차마 감히 추모도 못 하겠는 마음"이라며 "차라리 악플러이거나 아예 그런 기사에 관심을 끄는 사람이 아닌, 그 가운데 어디쯤에 있는 어쩜 제일 비겁한 부류에 있는 게 나네. 사진도 검은 사진이나 그런거 올릴 자격도 못 되는거 같아 진짜 그냥 아무사진. 어떻게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라며 자아성찰이 담긴 반성글을 남겼다.
그러나 해당 글은 곧 역풍을 맞았다. 개인의 추모글을 넘어 글 안에 은근히 대중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뉘앙스가 담겼던 것. 고인을 떠올리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선균의 죽음을 왜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듯한 태도가 갑론을박을 불러왔다.
실제 해당 SNS 게시물을 접한 한 네티즌은 "이선균과 유가족을 위한 글도 아니고 본인 반성 글을 빙자한 대중한테 회초리질을 한 것 같다. 이어폰 끼면서 몰래 녹취록 듣는 일반인이 몇이나 되냐? 9시 뉴스 보다가 본 녹취록이 전부인데 졸지에 매 맞음"이라는 댓글을 적었다.
이 외에도 "사람들은 생각보다 연예인 가십에 관심이 없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보도만 잠깐 보고 말 뿐이죠. 이어폰까지 끼고 녹취록 영상 찾아 듣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혼자 마음속으로 반성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비극을 앞에 두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자기 연민으로 가득찬 죽음에 대한 감상문을 대중 앞에 전시하는 것이 본인이 교묘하게 비판하고자 하는 어제의 대중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오히려 녹취록 언급하고 녹취록 조회수 엄청 올랐음. 사실 나도 덕분에 알았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이런 글 올리지 말고 추모하고 싶으면 조용히 추모하시면 된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역풍을 맞은 또 다른 연예인은 배우 이지훈이다.
이선균 사망 직후 이지훈 역시 SNS에 "어지럽고 무섭다"며 "본인이 겪어보지도,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들의 말, 정말 공정할까, 평등할까, 뉴스, 유튜브, 부풀려진 소문, 그놈에 네티즌, 마녀사냥, 누가 누굴 평가하는가, 본인들은 한점 부끄러움 없이 잘 살고 있는가, 그만 몰아세워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 게시물도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해당 SNS에는 이지훈을 향한 날선 댓글들이 쏟아졌다.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몇 시간 뒤 게시물은 사라졌다.
이 외에도 '강원래의 아내' 김송은 "군중심리가 제일 나쁘다. 이 나라가 이 사회가 죽음으로 몰고 간다. 죽였다 살렸다 한다"며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걸리는 사람과 아직 걸리지 않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라며 이선균을 추모했다.
배우 수현은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누구나 자신의 실수에 대해 용서받을 자격이 있고, 누구나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는 글을 썼고, 걸그룹 포미닛 출신 남지현은 "이제서야 그 억울함과 답답함이 느껴지는 건 얼마나 우리가 하는 행동이 무지한지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어떤 말로도 용서 받지 못하겠지만 쉽게 판단하고 손가락질 하지 말아야겠다고, 소문과 판단으로 궁지에 몰지 않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해당 글도 개인의 추모가 아닌, 결국 대중을 향한 비판적 입장을 담은 것이 아니나며,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이선균의 빈소가 마련됐고, 상주는 아내 전혜진이다. 고인의 입관식은 오늘(28일) 오전 엄수됐으며, 발인은 오는 29일이다. 장지는 수원 연화장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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