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1억→5000만원' 대폭적인 연봉 삭감 감수한 이재원 재취업…남은 방출생들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12.29 06: 00

대폭적인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 현역 연장의 기회를 잡았다. SSG에서 방출된 베테랑 포수 이재원(35)이 한화에서 새출발한다. 
한화는 지난 28일 포수 이재원을 연봉 5000만원에 영입했다. 지난달 SSG에 자진 방출을 요청하며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이재원은 새 팀을 찾아 나섰고, 포수 뎁스 강화를 노리던 한화에 새 둥지를 텄다. 지난 2006년 데뷔 후 18년이나 몸담은 SK, SSG를 떠나 처음으로 이적을 결정했다. 
방출 선수 신분이라 이재원의 계약 조건은 박하다. 5000만원으로 1군 최저 연봉을 받는다. 지난 2018년 SSG 전신 SK의 주장을 맡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재원은 공로를 인정받아 4년 69억원 FA 대박까지 터뜨렸다. 옵션이 하나도 붙지 않은 전액 보장 계약으로 팀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SSG 시절 이재원. 2022.10.05 / dreamer@osen.co.kr

SSG 포수 이재원이 LG 3루 주자 문보경을 홈에서 태그 아웃시키고 있다.  2023.08.18  / soul1014@osen.co.kr

계약금으로만 21억원을 챙긴 이재원은 2019~2022년 FA 계약 기간 4년간 연봉으로 각각 14억원, 13억원, 11억원, 10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SSG 통합 우승 멤버였지만 개인 성적이 저조했던 이재원은 FA 자격을 재취득하고도 신청하지 않았다. SSG와 일반 선수로 계약한 이재원은 90% 삭감된 연봉 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 1군에서 27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대부분 2군에 머물렀고, 1군 성적도 타율 9푼1리(44타수 4안타) 무홈런 2타점으로 기여도가 거의 없었다. SSG 전력에서 사실상 배제됐고, 시즌 뒤 이재원은 구단의 지도자 제안을 뿌리치고 시장에 나갔다. 현역 연장 의지가 무척 강했고, 한화에서 연봉 5000만원에 선수 생활을 이어나간다. 
SSG 시절 이재원. 2023.10.17 /sunday@osen.co.kr
SSG 시절 이재원. 2023.07.06 / dreamer@osen.co.kr
주전 최재훈, 백업 박상언 외에 3번째 포수가 약한 한화는 큰돈 들이지 않고 안방 뎁스를 강화했다. 이재원이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더라도 연봉이 적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다. 기회 비용도 봐야 하지만 경험이 중요한 포수 포지션의 특성과 몸 상태를 고려해 보험용으로 데려갈 만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이재원은 방출 선수 중 4번째로 소속팀을 찾은 선수가 됐다. SSG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좌완 투수 임준섭은 좌완 불펜 보강을 원하던 롯데와 지난 17일 계약하면서 가장 먼저 새 둥지를 찾았다. 2013년 KIA에서 데뷔한 임준섭은 한화를 거쳐 올해 SSG까지 9시즌 통산 200경기(49선발·368⅓이닝) 12승26패10홀드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한화에서 방출된 뒤 SSG에서 기회를 잡았는데 2년 연속 방출과 재취업 과정을 거쳤다. 
이어 1군에서 3년간 통산 16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았지만 25세로 젊은 포수 문상인도 KT에서 방출된 뒤 18일 NC와 계약했다. 상무에 입대한 포수 유망주 박성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NC는 문상인을 데려왔다. 
SSG 시절 임준섭. 2023.05.09 /cej@osen.co.kr
NC 시절 이민호. 2022.09.28 / dreamer@osen.co.kr
그 다음으로 NC에서 방출된 우완 투수 이민호가 입단 테스트를 거쳐 23일 삼성과 계약했다. 연봉 4500만원에 기회를 잡았다. 올해 연봉 5000만원에서 500만원 깎인 조건. 이민호는 2012년 NC가 최초로 지명한 유망주 출신으로 1군 7시즌 통산 337경기(36선발·529⅓이닝) 33승24패31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2019년을 끝으로 팔꿈치 수술과 군입대, 구위 저하로 1군 기록이 없지만 시즌 내내 불펜 붕괴로 고생한 삼성이 뎁스 보강 차원에서 이민호를 영입했다. 
투수 임정우, 조현우, 서동민, 노건우(개명 전 노성호), 내야수 정주현 등 방출되면서 은퇴를 결정한 선수들도 있지만 여전히 방출 선수 시장에는 투수 송은범, 문경찬, 이영준, 김재영, 김주한, 내야수 서건창, 이상호, 외야수 노수광, 정진기 등 1군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여럿 남아있다. 그 중에 올해 억대 연봉을 받은 선수로 서건창(2억원), 송은범(1억4000만원), 노수광(1억900만원)처럼 굵직한 선수들도 있다. 이들도 새 팀을 찾으면 연봉 삭감은 불가피해 보인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어느새 연말이 됐고, 2024년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FA 시장에도 아직 10명의 선수들이 미계약 신분으로 남아있어 시장이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FA 선수들의 거취가 어느 정도 결정이 돼야 후순위인 방출 선수들에게 오퍼가 있을 전망. 선수들로선 그때까지 준비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
LG 시절 서건창. 2023.03.23 /sunday@osen.co.kr
LG 시절 송은범. 2023.07.08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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