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포수의 소신 발언, "로봇 심판 도입 반대...무조건 타자가 유리하다" 왜?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12.30 10: 01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로봇 심판 도입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KBO는 팬들에게 보다 공정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내년부터 로봇 심판(자동 볼 판정 시스템)과 피치 클락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로봇 심판은 2020년부터 지난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해 왔으며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교함과 일관성 유지 그리고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거뒀다.
KBO 관계자는 "ABS를 KBO 리그에 도입하면 모든 투수와 타자가 동일한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해진다"면서 "KBO는 축적된 ABS 시스템과 가장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선정 작업 등을 정교하게 진행해 내년 시범경기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초 1사 2루에서 심판진이 SSG 에레디아의 몸에 맞는 공 판정에 대해 그라운드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6.21 /sunday@osen.co.kr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는 김태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태균 [TK52]'에 출연해 "프로야구 20년 뛴 포수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소신 있게 이야기하자면 저는 로봇 심판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판들의 권위도 권위지만 오심도 프로야구에서 하나의 묘미라고 본다. 로봇 심판이 도입되면 솔직히 아무나 데려와도 주심을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심판이 그동안 쌓았던 경력도 있을 거고 경기 중 중요한 상황에서 오심이 나오면 비디오 판독을 하면 되고 심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다른 걸 이용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롯데 자이언츠 서튼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4.14 / foto0307@osen.co.kr
포수의 주요 평가 잣대 가운데 하나인 프레이밍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는 게 강민호의 말이다. 그는 "정확히 던질 필요가 없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강한 공을 스트라이크 존 안에 어디든 강하게 던질 줄 아는 투수가 이제 먹히고 옛날처럼 바깥쪽에 하나 빠지게 잘 던지는 투수들이 이제 불리해졌다. 이제 그런 걸 스트라이크로 안 잡아줄 거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로봇 심판 도입이 타자에게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민호는 "무조건 타자가 유리할 거 같다. 투수는 어릴 적부터 던졌던 바깥쪽 코스가 볼이 되니까 그게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려면 타자는 더 좁아져야 한다. 자기 존이 좁아지니까 타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봇 심판 적응과 관련해 "그동안 변화구는 낮게 던져야 한다고 배웠는데 고정 관념을 깨야 할 것 같다. 투수들에게 높은 변화구도 던져보라고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