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BBC를 비롯한 해외 유력 매체들이 배우 이선균의 사망과 관련해 한국 연예인들의 정신 건강과 경찰 수사의 압박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CNN은 지난 29일(현지 시간)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의 주연 배우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다루며 “한국 정부가 마약 단속을 추진하고 경찰이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선균이 불법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CNN은 한국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마약으로 인한 긴 징역형과 극심한 사회적 낙인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선균의 변호사는 CNN에 경찰 수사가 과학적 증거가 아닌 자신을 협박해 기소된 사람들의 진술에 의거해 이뤄졌다는 것에 이선균이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선균의 증언과 협박범들의 증언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며 수사 내용이 언론에 유출되는 것 또한 이선균에게 고통을 안겼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CNN은 한국의 유명인들과 공인들의 정신적 건강과 경쟁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은 한국 연예계에서 이들이 직면한 압박감, 이들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간주되었을 때의 위험 등에 대해 조명했다.
BBC 역시 이선균의 장례식을 보도하며 “고인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유명인들이 경찰 수사 중에 직면하는 ‘과도한 관심, 사회적 압력과 비난’은 ‘파괴적인 수치심’으로 이어진다고 정신과 의사 피터 나종호가 BBC 뉴스아워에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BBC는 “한국에서 마약 복용은 사회적 낙인이 된다. 심지어 일반 사람들도 마약을 복용했다는 이유로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배척당하고, 연예인을 향한 비난은 더 크다. 이는 경력을 망치기에 충분하다. 보수적인 사회적 가치관이나 마약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한국은 예외적인 국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 이선균은 지난 10월부터 서울 강남 소재의 유흥업소 실장 A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간이 시약 검사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한 신체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으며, 고인 역시 마약류인 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 3차 출석을 하는 등 경찰의 조사를 이어가던 이선균은 지난 27일 세상을 떠나 충격을 안겼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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