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52) FC 서울 감독은 기성용(35, 서울)과 협력을 기대했다.
FC 서울은 3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김기동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달 14일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서울의 제15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서울은 2020시즌부터 내리 하위 스플릿에서 시즌을 마쳤다. 2023시즌 총 관중 430,029명으로 K리그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첫 40만 관중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러나 2023년 7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다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이에 서울은 포항에서 2021년 AFC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3시즌 FA컵 우승에 성공해 K리그 최고의 지략가로 인정받은 김기동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3일 기자회견에 나선 김기동 감독은 다음 시즌 서울에 가져올 변화를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가장 바꿔야 할 문제는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간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외부에서 봤을 때도 아쉬웠다. 서울 성적이 좋아야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상위권에 머물 수 있도록,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 감독은 "서울과 경기할 때 늘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기술적인 선수가 많았고 능력 있는 선수가 많았다는 점"이라며 "황의조, 황인범, 윌리안, 기성용, 조영욱 등이 있었다. 이런 선수들 때문에 경기에 있어 부담스러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부족했던 부분은 조직력이다. 기술적인 선수가 많으면 팀엔 도움이 되지만, 승리와 우승을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빨리 팀웍으로 조합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라며 문제를 짚었다.
김 감독은 "구단과 미팅을 통해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몇 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다. 감독님들만 책임을 지고 나갔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세대 교체를 통해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세대 교체를 직접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수원FC와 치른 원정경기(4-3 서울 승) 종료 후 기성용은 취재진과 만나 "시즌이 끝난 뒤 (제가) 팀에 도움이 되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미래를 신중하게 고민하겠다"라며 의미심장한 멘트를 남겼다.
당시 기성용은 "제가 팀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 그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데 어떤 게 개인적으로나 팀에 필요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라며 계약 연장을 마지막까지 고민하겠다 전했다.
김 감독이 '세대 교체'를 이야기하며 기성용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던 상황, 김기동 감독은 먼저 기성용을 언급했다. '서울을 상대하며 함께하고 싶었던 선수가 누구냐'라는 질문에 "기성용 선수가 있어 압박에서 힘들었다"라고 답한 것.
김기동 감독은 기성용과 직접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를 오랫동안 했다. 빨리 계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이 기성용이고 기성용이 서울이다. 서울의 얼굴인데 빨리 계약 해서 나와 좋은 축구를 하자'고 이야기했다. 서울에 애정이 많은 친구라는 것을 느꼈다. 곧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직접 기성용에게 계약 연장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제 같은 팀으로서 (기성용과) 함께 하게 됐다. 거꾸로 우리가 전방으로 나가는 것이 수월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며 전술에 있어 필요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기성용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확실한 것은 김 감독 계획에는 기성용이 자리한다는 점이다. 김기동 감독은 기성용을 여전히 중원 '키'로 생각하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