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선균의 유서를 보도한 매체가 고인의 소속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지 이틀 만에 문제가 된 기사를 삭제 조치했다. 하지만 해당 매체 측이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고인의 유서를 보도한 매체는 지난해 12월 27일 고인이 집을 나서기 전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겼다며 아내와 소속사 대표에게 남긴 말을 일부 공개했다.
당초 경찰은 고 이선균의 유서 내용에 대해 유족들이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하지만 이 매체는 고인의 유서 내용 일부라고 보도했다. 유서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비공개 요청이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 유가족의 동의 없이 유서를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지난 3일 고 이선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은 “당사는 소속 배우들에 관한 루머 및 허위사실 등이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현재 관련 자료 수집에 들어갔으며 동시에 법적 대응을 진행키로 했다”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소속사 측은 “마지막까지 공정한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을 바랐으나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당사에서 직접 하나씩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 2일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12월 27일 밤 허위 내용을 사실인 양 보도한 기자를 고소했다. 관계자는 “해당 기자님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이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해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고 유서 내용을 보도한 매체를 지목하는 입장을 전했다. 고 이선균이 극단적 선택을 한 당일 악의적인 보도를 한 매체에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것.
소속사 측은 “그동안 수사가 진행 중이었고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모든 취재에 응할 수는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출처가 확실하지 않거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보도된 모든 기사 및 온라인 상에 게재된 모든 게시물에 대해서 수정 및 삭제를 요청드리오니 부디 빠른 조치 취해주시길 거듭 당부 드린다”고 했다.
이 같은 소속사의 공식 입장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4일 고인의 유서 내용 일부라고 주장한 매체의 기사가 삭제됐다. 해당 매체 측은 기사 삭제와 관련해 사과나 해명 등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선균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여실장 A씨와 신원미상의 여성 1인으로부터 협박 당해 현금 3억 5천만원을 갈취당했다며 이들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이후 A씨의 마약 혐의가 드러났고, 신원미상의 여성 1인은 A씨와 과거 절친했던 20대 여성 B씨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와 B씨가 금전적인 문제로 사이가 틀어졌으며, A씨의 마약 혐의 또한 B씨가 제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A씨는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을 주장했고, 경찰은 이선균을 공갈 피해자가 아닌 마약 혐의 피의자로 세 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했다. 이선균은 조사 내내 마약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정밀 검사에서도 '음성' 결과를 받았으나 경찰은 혐의를 거두지 않았다. 그 사이 이선균과 A씨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KBS의 보도 등이 잇따라 거센 비판 여론을 자아냈다. 결국 수사 2개월 여 만인 지난달 27일, 이선균은 서울시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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