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모래바람' 미리 맛본 '클린스만호'...만만치 않은 압박에 'PL 22골 조합' 손+황도 고전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1.07 09: 21

실력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은 경기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컵 전 마지막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은 이 경기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조규성 등 핵심 해외파를 모두 벤치에서 대기시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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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든 한국은 오현규가 최전방 세웠고 정우영-홍현석-황인범-이재성이 공격 2선에 기용했다. 박용우를 중원에 포진시키고 이기제-김영권-정승현-설영우로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답답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전반전 이러한 라인업을 꺼내든 덴 이유가 있다. 한국이 E조에서 1위로 토너먼트로 향하고 이라크가 D조에서 2위를 기록한다면 두 팀은 16강에서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은 이번 대회 역대 최고의 전력으로 임한다. 다수의 해외파와 국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
해외파 선수들은 활발히 리그 일정을 치르던 도중 대표팀에 합류한 반면 국내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시즌이 다 종료된 뒤 대회에 나선다. 길게는 40일 동안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도 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선 경기와 경기 사이 일정이 길어 여유가 있지만, 토너먼튼에 돌입하게 되면 경기 일정은 빡빡해진다. 일어날 수 있는 변수가 많아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팀 구성원 전체들의 컨디션을 일정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선수들의 부상도 예방한 한국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답답한 전반전을 소화한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조규성,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을 투입하면서 오현규, 이재성, 홍현석, 정승현, 정우영을 벤치로 내렸다. 그러나 경기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특히 이번 시즌 유럽 최고 수준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12골, 10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뽐내온 손흥민과 황희찬도 조용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손흥민은 패스 성공률 64%(7/11), 기회 창출 1회, 상대 박스 내 터치 3회, 공격 지역 패스 3회를 기록하며 날랜 움직임으로 상대 박스로 경기 내내 침투했지만, 좀처럼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희찬은 패스 성공률 100%(8/8), 공격 지역 패스 1회를 기록했으나 슈팅은 없었다. 또한 볼 터치 횟수도 8회에 머물면서 공 자체를 자주 만지지 못했다.
이강인은 다부진 움직임으로 필요한 순간마다 공을 지켜내며 동료에게 패스했지만, 후반 40분 상대 선수의 도발에 넘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라크전은 중동 징크스 극복을 위한 첫 단추로 열리는 시험 무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은 유독 중동의 피지컬을 앞세운 거친 압박과 침대 축구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라크전서도 그것을 넘어서고 공략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자체는 무난했지만, 중동 특유의 거친 몸싸움과 의아한 심판 판정이 겹친 경기다. 이 경기를 통해 한국은 아시안컵 중동과 경기를 미리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늘 아시안컵 중요한 순간에 중동 팀을 넘지 못하고 멈춰섰다. 실력뿐만 아니라 운, 기세도 따라야 하는 아시안컵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이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피니셔들에게도 쉽지 않은 이번 대회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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