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경성크리처' 강은경 작가가 독립군 묘사 논란에 소신을 전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정동윤 감독과 강은경 작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경성크리처' 시즌1은 1945년 광복을 앞둔 경성(서울)을 배경으로 일제가 생체실험을 통해 괴물(크리처)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다룬다.
다만 공개 직후 '경성크리처' 속 등장하는 독립운동가로 묘사된 인물 권준택(위하준 분) 등이 다소 무능한 캐릭터로 전락했다며, 일부 시청자들은 '독립군의 모습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강은경 작가는 "그때 독립군들을 생각해 보면 다 20대다. 작가로서 그 상황에 그 인물로 들어가면, '내가 손톱 발톱 뽑히면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독립운동하셨던 분들은 너무 대단한데, 저는 조금은 더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싶었다"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이어 "이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참혹한지, 얼마나 비통한 일인지를 그리고 싶었다. 일본인대 조선인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들을 그리고 싶었다"라며 "(독립군을) 너무 멋있게, 영웅적으로만 그리는 것도 때로는 너무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우리가 모두 (그 상황에서) 다 그래야 하나. 그건 아니지 않나. 그분(독립운동가)들은 두려움을 이겨낸 과정이 분명히 있었을 거다. 그리고 서글프게도 동료의 이름을 부를 수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도 그다음을 향해 나아가지 않았을까. 여기에 좀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또한 "'경성크리처'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완성형의 사람이 아니라 경계에 선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장태상은 초반에는 다 외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있던 인물이다. 반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것처럼 보였던 인물들은 알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된다. 뭔가 극적인 변화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겪을 수 있는 감정에 좀 더 치중했다고 읽어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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